[기획] ⑤ 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이 일군 자매도시, 공자학원도 연계
중국공산당의 올가미, ‘자매도시’

중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은 2012년 11월 15일 선출되었는데, 2017년, 2022년에 다시 선출되어 현재 3연임의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덩샤오핑은 총서기 및 국가주석 임기를 5년으로 하되, 2연임(10년)까지만 가능하도록 하고 1인 독재가 아닌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집단 지도체제를 유지하라는 유훈을 남겼다. 그의 뒤를 이은 장쩌민(1989-2002), 후진타오(2002-2012)는 그 유훈을 지켰으나 시진핑은 이미 이를 어겼고, 네 번째 임기를 노린다는 관측이 있다.
시진핑도 자매도시 공작에 깊이 관여했다. 1993년 푸젠성 항구도시 푸저우의 당서기로 일하던 40세의 그는 미국 워싱턴주 항구도시 타코마를 방문, 자매도시 결연에 대해 협의했다. 이듬해 11월 푸저우에서 시진핑 등 두 도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협정 서명식이 열렸다. 이후 30여 년간 두 도시는 문화, 교육, 스포츠는 물론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교류해 왔다. 중국은 물동량과 거래액 모두에서 타코마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푸저우는 이 시장으로 가는 핵심 관문이다. 타코마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산업 기계, 컴퓨터 및 전자제품이 수입되고 중국으로 농산물과 기타 기계류가 수출된다. 타코마 주민들로서는 푸저우와의 관계로 표상되는 미·중 관계가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가 되었다.
푸저우 서기로서 타코마와 자매도시 결연을 주도한 지 21년 만인 2015년 9월, 시진핑은 중국공산당 총서기이자 국가주석이 되어 다시 타코마를 방문했다. 오마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워싱턴에 가는 길에 들른 것이다. 시진핑은 9월 23일, 타코마에 인접한 시애틀에서 열린 제3차 미·중 주지사 포럼에 참석한 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의 CEO들을 만났다. 이어 타코마로 이동, 링컨고등학교를 방문한다.
학교 강당에서 시진핑 부부는 타코마와 푸저우 간 교류를 소개하는 영상을 시청하고, 수업을 참관한 후, 링컨고등학교 합창단과 푸저우교육대학 부속고등학교 학생들이 함께 부른 중국어 노래 ‘희망의 들판에서’와 영어 노래 ‘What a Wonderful World’를 감상했다.
시진핑은 연설에서 21년 전 타코마를 방문했던 경험을 회상하며, 타코마와 푸저우의 자매도시 관계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견고해지는 것을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중국 관련 서적, 탁구대, 탁구 용품 등을 선물했으며, 링컨고등학교 학생 100명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그의 약속대로 2016년 10월, 링컨고등학교 학생 100명이 중국을 11일간 방문했다. 중국 정부가 항공료를 포함한 모든 경비를 부담했다.
한편, 타코마와 푸저우는 자매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2008년 링컨고등학교와 푸저우교육대학 부속고등학교 간 교육교류 협정을 체결했다. 링컨고등학교 교사들과 타코마 교육청 관계자들이 교류와 방학 기간 교육을 위해 푸저우를 방문했다. 경비를 누가 부담했는지에 대한 자료는 없지만, 중국 측이 부담했을 가능성이 높다.
2015년 9월 링컨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때 시진핑은 교사 네이선 볼링(Nathan Bowling)이 지도하는 사회과 수업을 참관했다. 그는 중국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와 그의 아내는 중국의 ‘초청’을 받고 2014년, 2015년 여름에 중국을 방문했다. 시진핑의 방문을 앞두고 그는 3주간 베이징, 시안, 홍콩, 마카오 등지를 여행하고 나서, 쓰촨성 청두에서 중국 학생들에게 미국 역사 등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는 “매번 방문할 때마다 중국과 중국 사람들, 그들의 관대함에 압도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팬’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진핑은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시진핑을 환영하기 위해 중국미디어그룹(CMG)과 미·중 청소년 학생 교류협회가 공동 주최한 ‘지속적인 우정(Enduring Friendship)’ 행사가 열렸다. 링컨고등학교 합창단이 타코마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달려와 시진핑의 부인 펑리위안의 생일을 미리 축하하는 노래를 불렀다. 시진핑 부부에게 줄 그림도 전달했다. 시진핑은 참석하지 않았고, CMG 수장 선하이슝이 “중국 주석을 대신하여” 선물을 받았다. CMG는 중국중앙TV(CCTV) 등을 관할하며,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의 직속 기관이다.
자매도시가 공자학원의 요람으로
타코마에는 워싱턴주 공자학원(CIWA) 본부도 또아리를 틀고 있다. 주도(州都) 올림피아나 시애틀이 아니라 타코마로 가게 된 데에는 사연이 있다. CIWA는 미국 최초의 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자학원으로, 2009년 9월 11일 중국 공자학원 본부(Hanban), 시애틀 소재 워싱턴대학교, 시애틀 교육청 간의 협정으로 설립되었다. 2010년 4월 26일에는 워싱턴대학교에서 주지사, 시애틀 교육감, 워싱턴대학 총장 대리, 그리고 Hanban 사무총장이 공식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2014년에는 5년 연장 계약이 체결되었고, 워싱턴 대학교 총장과 시애틀 교육감이 갱신 서한에 서명했다.
그런데 2018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FY 2019)에 서명했다. 이 법은 공자학원이 제공하는 중국어 교육에 연방정부 자금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2020년 8월, 미국 국무부는 공자학원 미국 센터(CIUS)를 중화인민공화국의 외교 공관으로 지정하고, 이를 “공자학원 네트워크의 사실상 본부이자 미국 캠퍼스와 K-12 교실에서 베이징의 세계적 선전과 악의적 영향력 캠페인을 추진하는 기관”으로 규정했다.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FY 2021)은 더 나아가 공자학원을 운영하는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연방의 보조금 지급을 금지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시애틀의 워싱턴대학교는 2019년에 공자학원을 타코마 소재 사립대학인 태평양 루터교 대학교(PLU: Pacific Lutheran University)로 이전했으며, 2020년에 PLU가 공식적으로 워싱턴주 공자학원의 새로운 호스트가 되었다.
이후 타코마의 공립학교들은 이 공자학원과 밀접하게 협력해 왔다. 주정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특히 링컨고등학교는 공자학원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과의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만 나열하면, 첫째, 푸저우교육대학 부속고등학교, 충칭 유차이(育才)중학교와 자매학교가 되어 교사, 학생들이 왕래한다. 둘째, 유차이중학교 교사가 링컨고등학교에 와서 중국어를 가르쳤다. 셋째, 전술한 ‘샌프란시스코 공연’ 같은 중국 관련 문화행사에 참여한다.
이상으로 타코마가 어떻게 중국 푸저우와 자매도시가 되었는지, 이후 30여 년간 어떻게 관계가 깊어졌는지 살펴보았다. 중국공산당이 통일전선공작을 펼치기 위해 사용하는 두 개의 공식적인 수단인 자매도시와 공자학원이 한 도시에서 만난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인구를 비교하자면, 푸저우는 약 700만 명, 타코마는 약 22만 명이다. 이 두 도시가 30년 넘게 교류한 것이다. 수많은 인간관계, 이해관계가 쌓이고 쌓였을 것이다. 자매도시를 절연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14억의 인구와 25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인들의 시야는 원대하다. 그들은 적어도 30년이 넘는 미래를 내다보며 공작을 한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