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산 레이더 방공시스템, 왜 베네수엘라서 무력화됐나

2026년 01월 07일 오후 5:02
(왼쪽) 2025년 12월 2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푸에르테 티우나 지역.
(오른쪽) 2026년 1월 3일 미군 공습 이후의 같은 지역. 미군은 새벽 무렵 카라카스에서 기습 작전을 벌여 베네수엘라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생포했으며, 이들을 미국으로 이송해 연방 기소에 회부했다. | ©2026 Vantor via AP/연합
(왼쪽) 2025년 12월 2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푸에르테 티우나 지역. (오른쪽) 2026년 1월 3일 미군 공습 이후의 같은 지역. 미군은 새벽 무렵 카라카스에서 기습 작전을 벌여 베네수엘라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생포했으며, 이들을 미국으로 이송해 연방 기소에 회부했다. | ©2026 Vantor via AP/연합

미군은 1월 3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전격 진입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생포했다. 이번 작전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신속히 타격한 뒤 곧바로 이탈하는 이른바 ‘번개 작전’으로 진행됐으며, 현지 방공망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틈도 없이 종료됐다.

‘절대적 결의 작전’으로 명명된 이번 미군 임무는 단순한 정치적 충격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군사 분석가들은 이번 작전이 수년간 중국과 러시아산 방공체계를 도입·과시하며 미국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해 온 국가를 상대로, 미군의 실전 군사력을 시험한 사례였다고 분석했다.

이번 급습은 베네수엘라가 의존해 온 중국산 방공체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미군의 스텔스 항공기를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다고 중국이 선전해 온 이른바 ‘반스텔스 레이더’의 실효성에 대해 베이징에 불편한 질문을 던졌다고 한 군사 전문가는 지적했다.

해당 전문가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가장 치명적인 교훈은 단일 장비의 실패가 아니라 이번 작전이 드러낸 보다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방위산업 전반에 만연한 부패와 함께, 각종 방공 장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할 지휘·통제 체계의 신뢰성 부족이 동시에 노출됐다고 분석했다.

대만 출신 예비역 소장이자 대만 국방대 학장을 지낸 위쭝치는 “서류상으로는 최신 성능을 보유하고 있고 위협적으로 보이도록 선전해 왔지만 실제 전투 환경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무기 성능 주장이 실전 검증보다는 대외 메시지 전달에 치우쳐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를 강하게 규탄하며 미국이 ‘세계의 재판관’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러한 반응은 중국이 이번 사태를 중남미에서 자국의 영향력과 신뢰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사안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수 시간 만에 끝난 작전

미 합참의장 댄 케인 장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일 밤 10시 46분(미 동부시간) 이번 작전을 최종 승인했다. 미군 항공 전력은 서반구 전역에 걸쳐 육상과 해상 약 20곳의 기지에서 출격했으며, 헬기 부대는 기습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해수면에서 약 30미터(100피트) 높이로 저공 비행하며 베네수엘라에 접근했다.

작전 개시 약 5시간 만인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3시 29분, 미군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상륙강습함 ‘이오지마’함에 태우는 데 성공했다. 이후 두 사람은 항공편으로 미국으로 이송됐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번 작전에 150대가 넘는 항공기가 투입됐으며, 베네수엘라의 방공망을 억제하고 헬기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미 사이버사령부와 우주사령부 등에서 전자공격과 비(非)물리적 수단이 통합적으로 동원됐다고 밝혔다.

작전 브리핑에 따르면, 이번 임무는 다층적 효과를 노린 방식으로 진행됐다. 상공에는 폭격기와 전투기, 감시·정찰 항공기, 전자전기, 드론이 전개됐고, 우주 및 사이버 영역에서는 베네수엘라의 군사 시스템을 교란하는 지원이 이뤄졌다. 동시에 헬기가 카라카스로 접근하는 동안 방공망을 해체·무력화하기 위한 타격이 병행됐다.

미 당국자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는 비원비(B-1B) 전략폭격기, 에프-22 랩터 전투기, 에프-35 라이트닝 투 전투기, 이이에이-18지 그라울러 전자공격기, 이-2 호크아이 조기경보기와 함께 다수의 드론, 수송기, 헬기 전력이 투입됐다.

(왼쪽 상단) 2022년 6월 20일(현지시간), 폭격기 임무 부대 작전 중 태평양 상공을 비행하는 B-1B 랜서 폭격기. (오른쪽 상단) 2023년 7월 23일, ‘탈리스만 세이버 23’ 훈련 중 호주 상공에서 호주 공군 KC-30A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로부터 공중급유를 받는 F-35A 라이트닝 II 전투기. (왼쪽 하단) 2023년 1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넬리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레드 플래그 23-1’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호주 앰벌리 기지에서 이륙하는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오른쪽 하단) 플로리다주 잭슨빌 상공을 비행 중인 미 해군 항모조기경보비행대소속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기(자료사진). | Master Sgt. Nicholas Priest/U.S. Air Force; Tech. Sgt. Eric Summers Jr./CC-PD-Mark; William R. Lewis/U.S. Air Force/Public Domain; Lt. j.g. John A. Ivancic/U.S. Navy

중국 방공체계의 실상

베네수엘라는 수년간 중국과 러시아산 군사 장비 도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왔으며, 이를 통해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현대적인 방위체계를 구축했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몇 달간 베네수엘라가 중국산 JY-27A 레이더를 설치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해당 레이더는 ‘저피탐’ 항공기, 즉 스텔스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는 장비로 홍보돼 왔으며, 미군의 스텔스 전력을 활용한 작전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핵심 체계로 소개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1월 3일 현실에서 입증되지 못했다.

대만 출신 예비역 소장 위쭝치는 미국이 실시간 정보와 전자전, 정밀 타격 수단을 본격적으로 투입하자 중국산과 러시아산 방공체계는 “조금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승부처는 레이더 탐지 거리나 미사일 성능 수치가 아니라, 탐지·통신·의사결정·합동 작전 수행으로 이어지는 빠르고 유기적인 연결 고리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영역은 전반적인 군사 역량이 취약한 국가에서 가장 먼저 붕괴되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베네수엘라는 레이더 체계 외에도 중국이 해외 수출용으로 홍보해 온 각종 지상 무기 체계들을 도입·전개해 왔다. 수륙양용 돌격장갑차인 VN-16, 보병전투차량 VN-18, 중국산 다연장 로켓포 체계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수년간 열린 베네수엘라 군사 퍼레이드에서는 이러한 장비들이 중국과의 협력 강화와 군사력 증강을 상징하는 전력으로 대대적으로 공개됐다.

그러나 위쭝치 전 소장은 “외형만 화려한 전시는 큰 의미가 없다”며 “센서와 통신, 지휘체계, 훈련, 군수지원 등 전체 네트워크가 압박 상황에서 버텨내지 못하면 전투에서는 무력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2026년 1월 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엘 볼칸 지역에 설치된 통신 안테나의 모습. 엘 볼칸은 1월 3일 미군이 베네수엘라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를 생포하는 작전 당시, 가장 먼저 공격이 이뤄진 지점 가운데 하나였다. | Carlos Becerra/Getty Images

열병식과 전장의 현실

위쭝치 전 소장은 이번 미군의 카라카스 급습이 ‘선전 우선’에 치중해 온 중국식 군사 문화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의 군사 체계가 반복적인 실전 검증보다는 외형적으로 완성도 높은 시범과 전시에 더 큰 비중을 둬 왔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민해방군이 1979년 이후 대규모 전쟁을 치른 적이 없으며, 이로 인해 자체적인 최신 전장 경험이 부족해 외국 분쟁 사례를 연구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쭝치 전 소장은 “열병식장에서는 완벽하게 정렬되고 첨단으로 보일 수 있다”며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실제 전투 경험이 없다면, 결국 무대 효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이번 미군 작전이 베이징에 특히 큰 타격을 준 이유로, 중국 공산 정권이 수년간 자국 무기와 통합 전투 체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홍보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25년 9월 대대적으로 선전된 군사 퍼레이드 역시 국내에는 자신감을, 해외에는 억지력을 과시하기 위한 상징적 행사였다는 것이다.

위쭝치 전 소장은 이른바 ‘반스텔스’ 탐지 능력 역시 미국 공군력을 위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대표적 홍보 요소였지만, 카라카스에서 벌어진 현실은 이러한 메시지를 정면으로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마두로 대통령이 생포되기 불과 몇 시간 전 중국 대표단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했다는 보도도 언급하며, 베이징과 카라카스 간의 밀착 관계가 이번 사태를 통해 더욱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2025년 9월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일본 전승 80주년 및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레이더 장비들이 공개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수년간 중국과 러시아산 군사 장비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왔으며, 이를 통해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현대적인 방위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 Pedro Pardo/AFP via Getty Images/연합

부패와 지휘 체계의 취약성

위쭝치 전 소장은 중국 군의 전투 준비 태세가 부패와 이른바 ‘블랙박스식’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약화돼 왔다고 지적했다. 부정적인 정보가 상부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걸러지고, 조달 체계에서는 실제 성능보다 외형과 형식을 중시하는 관행이 작동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중국 군수·방산 복합체를 둘러싼 부패 수사와 각종 스캔들을 언급하며, 이로 인해 무기 품질 관리와 실전 대비 태세 전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쭝치 전 소장은 폐쇄적인 시스템에서는 조달 관련 결정이 제한된 외부 감시 속에 비공개적으로 이뤄지며, 실패를 숨기려는 유인이 강하게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추진해 온 ‘군민 융합’ 모델이 이러한 위험을 오히려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계약업체들이 계약을 따내기 위해 뇌물을 제공하고, 품질이 떨어지는 부품으로 대체하면서도 자금 흐름과 서류상 보고만 정리되면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쭝치 전 소장은 개별 무기 체계가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이를 둘러싼 유지·보수 체계와 실전적인 훈련, 정직한 군수 지원 시스템이 부실하다면 전체 전투력은 속이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중국의 구조적 한계를, 구호나 선전보다 전장 결과를 더 중시하는 미국의 군사 문화와 대비했다.

위쭝치 전 소장은 또 전투의 승패는 종종 개별 무기 성능보다 통합 능력과 지휘 속도에 의해 더 빠르게 결정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강점은 단순한 기술 우위가 아니라, 통합된 작전 체계와 권한 위임에 있다는 설명이다. 작전이 승인되면 현장 지휘관들에게 판단 권한이 하향 위임돼, 몇 초 단위로 상황에 맞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2026년 1월 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 군사 작전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 합참의장 댄 케인 장군(왼쪽에서 두 번째)이 언론에 발언하고 있다. | Jim Watson/AFP via Getty Images/연합

반면 중국의 지휘 체계는 엄격한 중앙집권 체계로, 정치적 제약이 크다고 그는 평가했다. 위쭝치 전 소장은 “장비가 아무리 첨단이라 해도 최고 권력자의 지시를 기다려야 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집권적 구조 자체가 필연적인 지연을 낳으며, 실시간 대응이 요구되는 전투에서는 이러한 지체가 치명적인 비용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위쭝치 전 소장은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 생포를 결정한 것은 카라카스에 국한된 메시지가 아니라, 베이징과 쿠바·이란 등 친중·반미 성향 국가들, 그리고 중국과의 밀착을 저울질하고 있는 다른 중남미 국가들을 향한 신호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번 조치를 트럼프 대통령 2기 국가안보 전략 아래에서 강화된 먼로 독트린의 현실적 적용으로 규정했다. 즉 서반구에서 미국의 안보를 최우선으로 두고, 중국의 영향력이 중미와 남미 전역에 더 깊이 뿌리내리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위쭝치 전 소장은 “베네수엘라는 첫 번째 도미노에 불과할 수 있다”며 “중남미 전역의 친베이징 정권들은 앞으로 어느 편에 설 것인지에 대해 점점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