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고속철 공사 참사로 최소 32명 사망…시공사, 건물 붕괴 전력 中 합작사
EPA/연합뉴스 크레인 붕괴로 운행 중 열차 덮쳐…화재까지 이어지며 대형 인명 피해
수백 km 밖 미얀마 강진 때 방콕서 유일하게 무너진 건물 시공 이력 재조명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 중이던 태국 고속철도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이 붕괴돼 운행 중이던 여객열차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최소 32명이 숨졌다.
특히 사고가 난 공사 구간의 시공사가 지난해 미얀마 강진 당시 붕괴된 방콕 감사원 청사를 지은 업체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태국 내에서는 반복되는 대형 안전 사고와, 중국 국유 인프라 기업과의 협업 구조를 함께 문제 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각) 오전 태국 중부 나콘라차시마주 시키오 지역의 태·중 고속철 공사 현장에서 고가철로 건설에 사용되던 크레인이 무너져 아래 철로로 떨어졌다. 이 크레인은 방콕에서 우본라차타니주로 이동 중이던 여객열차의 객차 두 량을 덮쳤고, 열차는 탈선한 뒤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기존 철로 위에 고속철 고가 구조물을 설치하는 공사 현장이었으며, 붕괴된 크레인은 콘크리트 보를 들어 올리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태국 보건당국을 인용해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32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64명으로, 이 가운데 7명은 중태다. 사고 당시 열차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195명이 탑승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인명 피해가 커진 이유와 관련해, 열차가 시속 120km로 주행 중이었던 점에 더해 출입문과 창문이 자동식 구조여서 사고 직후 발생한 화재 상황에서 승객들이 신속하게 대피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2026년 1월 14일 태·중 고속철도 건설 현장에서 크레인이 붕괴돼 운행 중이던 열차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60명 이상이 부상했다. | 영상 캡처
중국 일대일로 핵심 인프라 사업, 부실·안전 문제 도마 위에
이번 고속철 참사 이후 태국 언론과 국제 매체들은 사고를 단순한 현장 관리 실패가 아니라, 같은 시공사가 반복적으로 대형 인명 피해 사고를 일으켜 왔다는 점과 중국 국유 인프라 기업이 깊숙이 관여한 사업 구조를 함께 조명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가 난 구간의 공사는 태국 대형 건설사 이탈리안-타이 디벨롭먼트(ITD)와 중국 국영 철도기업 중국철로총공사(CREC)가 합작해 설립한 ITD-CREC가 맡고 있었다.
ITD-CREC는 지난해 3월 미얀마 강진의 여파로 붕괴된 태국 감사원 신청사 건물의 공사를 맡은 곳이기도 하다. 당시 방콕은 지진 발생 지점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 다른 건물들에서는 진동이나 균열 정도의 피해만 보고됐지만, 이 시공사가 건설하던 감사원 신청사는 유일하게 전면 붕괴됐다.
이에 태국 당국이 수사에 나섰고, 설계·시공 결함과 부실 자재 사용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태국 정부는 ITD-CREC가 태국 내에서 수행해 온 다른 국가 핵심 인프라 사업들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이날 “이런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시공사와 공공기관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고, 사고를 되풀이하는 건설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릴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태·중 고속철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에서 동남아 육상 교통망을 연결하는 핵심 사업으로, 태국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중국 측이 기술과 설계, 공정 관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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