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마두로 ‘퇴로’ 제시…트럼프, 직접 ‘안전통행’까지 제안

2026년 01월 11일 오전 10:59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AP·AFP/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 AP·AFP/연합뉴스

러시아·튀르키예 망명안에 교황청 중재 나섰지만 마두로 거부로 불발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의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와 튀르키예 망명을 포함한 다양한 ‘퇴로(exit)’를 제시하며 외교적 해결을 시도했으나, 마두로 대통령의 거부로 끝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입수한 미국 정부 문서를 토대로, 트럼프 행정부가 마두로 대통령에게 제3국 망명과 신변 안전 보장을 포함한 방안을 체포 작전 직전까지 제안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안전한 통행(safe passage)’을 보장한 회담 가능성까지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측은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떠날 경우 개인 자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제3국에서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유력한 망명지로 논의됐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두로 대통령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내용도 제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 역시 대안적 망명지로 거론됐다. 트럼프 행정부 사정에 밝은 인사들은 마두로 대통령의 튀르키예 망명 방안이 적어도 지난해 11월부터 논의됐으며, 해당 계획에는 망명 이후 미국으로 송환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증도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 측 제안에 정통한 한 인사는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 작전이 실행되기 직전까지도 ‘마지막 경고’ 성격의 메시지를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끝내 어떤 형태의 출국이나 권력 이양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교황청도 막판 중재에 나섰다. W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바티칸 외교를 총괄하는 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은 브라이언 버치 주교황청 미국 대사를 긴급히 불러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한 미국의 구체적 행동 계획을 요청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미국이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추진하더라도 군사적 충돌을 피할 수 있도록 탈출구를 열어달라고 촉구했으며, 러시아가 마두로 대통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하며 미국이 인내심을 갖고 외교적 해법을 유지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교황청의 중재 노력과 미국의 망명 제안에도 불구하고, 마두로 대통령은 이러한 제안에 강하게 반발하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밝혔다. WP는 마두로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 기반을 유지한 채 상황을 버틸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결국 외교적 해법이 무산되면서 미국은 군사 작전을 통한 마두로 대통령 체포로 방향을 전환하게 됐다는 것이 WP의 설명이다. 다만 미국 정부와 교황청,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 같은 외교 교섭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공식적인 확인이나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