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전문가들 “마두로 몰락, 중남미 각국에 파급효과…선거에도 영향”

2026년 01월 09일 오후 1:36
2023년 1월 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시민들이 사살된 이란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왼쪽)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이 그려진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 Federico Parra/AFP via Getty Images/연합2023년 1월 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시민들이 사살된 이란 가셈 솔레이마니 장군(왼쪽)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이 그려진 벽화 앞을 지나가고 있다. │ Federico Parra/AFP via Getty Images/연합

전문가들과 중남미 국가들의 전직 장관들은 미군이 1월 3일(이하 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독재자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한 것은 중남미의 반미 국가들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의 에르네스투 아라우호 전 외교장관은 “중국과 러시아는 이제 라틴아메리카의 주요 거점을 잃었다. 그들이 금세기 초부터 투자하고 보호해 온 거점이었다”고 말했다.

마두로 치하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졌다. 양국은 2023년 중국 공산 정권이 부여하는 최고 수준의 외교적 동반자 관계인 “전천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표했다. 러시아도 2025년 마두로와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두 경우 모두 금융, 석유, 군사 협력 분야의 오랜 유대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아라우호 전 장관은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에 필수적이었다. 서반구 내부에서 재래식∙비재래식 위협을 통해 미국에 피해를 가하고, 라틴아메리카 전체를 중국∙러시아와 완전히 동조하는 블록으로 변모시키려는 전략이었다. 마두로의 몰락으로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마두로는 이제 뉴욕 남부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그는 마약 밀매 및 불법 화기 취급과 관련된 혐의 4건으로 기소됐다.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와 다른 공범들도 그와 함께 기소됐는데, 마두로는 앞서 2020년에도 유사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2020년과 2026년 기소장 모두 마두로 정권이 비정규전 방법으로 마약 밀매를 통해 의도적으로 미국에 해를 끼치려 한 시도를 언급하고 있다.

새 기소장에 따르면, 마두로의 부인의 조카들이 2015년 멕시코 마약 조직원으로 위장한 미국 마약단속국(DEA) 정보원과의 회의에서 베네수엘라 마이케티아 공항의 마두로 대통령 전용 격납고를 통해 수백 킬로그램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반입하기로 합의했다. 이 회의는 녹음됐으며, 이들은 미국과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볼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 베르사인 전 국방장관은 미국의 압박으로 “서반구에서 중국, 러시아, 이란의 개입을 제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2025년 11월 먼로 독트린을 트럼프 독트린으로 업데이트한 미국 국가안보전략의 이행”이라고 덧붙였다.

먼로 독트린은 1823년 제임스 먼로 미국 대통령이 유럽 열강에게 서반구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시작된 정책이다. 이는 아메리카 대륙 국가들을 유럽 국가들에 반란을 일으킨 ‘지방’이 아닌 독립국으로 인정한다는 워싱턴의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 정책은 이후 미주 지역 전반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종 원용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1월 말 발표한 2025년 미국 국가안보전략 문서는 “수년간의 방치 끝에 미국은 서반구에서 미국의 우위를 회복하기 위해 먼로 독트린을 재천명하고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문서는 “우리는 역외 경쟁국들이 우리 반구에 군대나 기타 위협적 요소를 배치하거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자산을 소유 또는 통제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며 “먼로 독트린에 대한 이 ‘트럼프 독트린’은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는, 미국의 힘과 우선순위를 되찾는 상식적이고 강력한 조치”라고 천명했다.

베르사인 전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을 언급하며 “마두로 체포는 역외 독재국가들에 직접적인 타격이다. 베네수엘라와 이들 국가 간 모든 석유 및 상업 활동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육군전쟁대학의 로버트 에반 엘리스 라틴아메리카 연구 교수는 마두로 체포가 쿠바 공산 독재정권도 궁지로 몰아 넣었다고 말했다. 그는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국무부 라틴아메리카 정책기획실 소속이었다.

그는 “이제 쿠바는 석유 공급원뿐 아니라 다른 유형의 지원, 특히 정치적 지원과 엄호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선적 자료와 문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2025년 1~11월 쿠바에 하루 평균 2만7000배럴의 석유를 보냈다. 이는 쿠바 석유 부족분의 약 절반, 이 섬나라 전체 석유 수요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쿠바는 또한 마두로 체포를 위한 미군의 작전에서 자국 군 인력 32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마두로의 경호 조직과 정권 핵심부에 쿠바 인력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기존의 보도를 입증했다

로이터가 2019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쿠바는 베네수엘라 군인 훈련, 군 재편, 쿠바 아바나에서의 정보 요원 훈련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장기 협정을 맺어 왔다.

볼리비아의 베르사인 전 장관은 “미주 지역 테러리즘의 주요 진원지는 쿠바 독재 정권이며,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 독재 정권, 그리고 한때 에보 모랄레스와 루이스 아르체 대통령 치하의 볼리비아,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 치하의 에콰도르가 그 위성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이란의 서반구 진출을 위한 통로 역할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들 정권은 반미∙반이스라엘 기치를 내걸고 자국을 이란과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 조직들의 거점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과 이란 연계 테러 활동 간의 관계는 광범위했다.

2021년 이스라엘 일간지 이스라엘 하욤은 베네수엘라 군 방첩기관에서 해킹한 정보를 보도했다. 마두로 정권이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헤즈볼라 요원들을 숨겨주고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은 테러 자금 마련을 위해 마약∙무기 밀매, 자금 세탁 등에 관여하고 있었다.

베르사인 전 장관은 미국의 마두로 체포로 “이런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선거

베네수엘라에 대한 워싱턴의 작전은 2026년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페루 대선과 2027년 아르헨티나 대선을 앞두고 이뤄졌다.

브라질의 아라우호 전 장관은 마두로 체포가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 영향은 엄청날 것이고, 어떤 경우엔 결정적일 수 있다. 미국과 연계해서 조직범죄를 척결하고 역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배제하자는 정치 세력이 이미 힘을 얻고 있었다. 이는 최근 칠레, 볼리비아, 온두라스 선거에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칠레, 볼리비아, 온두라스는 모두 2025년 후반 선거를 치렀으며, 좌파 정부가 무너지고 우파 정부가 들어섰다. 온두라스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히 지지한 나스리 아스푸라가 당선되었다.

아라우호 전 장관은 “미국과의 동맹을 다짐하는 새로운 지도자 그룹이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은 범죄-부패-중국 영향력 복합체를 해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흐름은 이제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콜롬비아와 페루에서는 다가오는 선거에서 유권자가 이미 우파 쪽으로 기울었다. 브라질에서는 새로운 권력 구도가 좌파 대통령 룰라에게 불리하게 판세를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엘리스 교수도 마두로 압송이 각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미국의 압박이 2026년 3월 콜롬비아 총선과 5월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중남미 다른 보수 정부들에 더해 콜롬비아가 보수 정부로 전환하는 것은 미국에 전략적으로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