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이란 시위 강경 진압 우려…망명 왕세자, 트럼프에 개입 촉구

2026년 01월 10일 오전 7:11
2025년 6월 23일(현지시간), 망명 중인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Joel Saget/AFP via Getty Images/연합2025년 6월 23일(현지시간), 망명 중인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Joel Saget/AFP via Getty Images/연합

이란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9일(이하 현지시간)에도 한층 격화된 채 이어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강경 대응을 시사하며 유혈 진압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에 망명 중인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 레자 팔레비는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긴급 개입을 요청했다.

이란 당국은 시위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이날도 인터넷을 계속 차단했으며, 이로 인해 이란은 사실상 외부 세계와의 통신이 거의 끊긴 상태다. 인권 단체들의 기록에 따르면 최근 2주 동안 시위 과정에서 수십 명의 시위대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자 팔레비는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국왕인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와 파라 팔레비 왕후의 장남이다. 팔레비 왕세자는 이날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국민을 돕기 위한 행동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성명에서 “대통령 각하, 이는 매우 긴급하고 절박한 호소”라며 “관심을 기울이고, 지지하며, 즉각적인 행동을 취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어젯밤 수백만 명의 용감한 이란 국민들이 실탄 사격에 맞서 거리로 나서는 모습을 보셨을 것”이라며 “오늘 이들은 인터넷과 전화가 모두 차단된 전면적인 통신 봉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팔레비는 또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자신들의 범죄적 통치가 민중에 의해 무너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에 강력한 지지를 약속한 데 대해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메네이가 현재 거리의 시민들을 상대로 잔혹한 진압을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팔레비는 성명을 통해 “나는 이란 국민들에게 자유를 위해 거리로 나와 싸우고, 수적 우세로 보안군을 압도할 것을 호소했고 어젯밤 그들은 이를 해냈다”며 “귀하가 이 범죄 정권에 가한 억지력 때문에 하메네이의 하수인들이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간이 촉박하다. 한 시간 뒤 국민들은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부디 도움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목요일, 보수 성향 토크쇼 진행자 휴 휴잇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문제를 언급하며 “이미 그들(이란 정권)에게 경고했다. 만약 그들이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한다면,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우리는 매우 강력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인터뷰에서 이란 국민들을 향해서도 “자유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 자유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며 “여러분은 용감한 사람들이다. 여러분의 국가는 한때 위대한 나라였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이란의 항의 시위는 지난달 말 시작된 이후 9일 기준으로 13일째에 접어들었다. 이란 정권은 이날 여러 경로를 통해 위협성 발언을 이어갔다. 반관영 매체인 타스님 통신사에 따르면, 테헤란 검찰총장 알리 살레히는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시위 활동으로 인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매체는 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정보부가 성명을 내고, 현재 이어지고 있는 시위 상황이 “용납될 수 없다”며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성명은 아울러 정권의 성과를 수호하고 “사회 안전을 유지하는 것이 혁명수비대의 레드라인”이라고 밝혔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란 군 내 핵심 정예 부대로, 과거에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데 동원돼 왔다.

앞서 이날 오전,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정부가 ‘국가 안보를 해치려는 소요 세력’으로 규정한 이들에 대한 단속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일련의 공식 발언들은 이란 보안 당국이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8일 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전역의 여러 도시에서 대규모 시위가 다시 발생했다. 이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수립된 이란 이슬람 공화국 체제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