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한일 정상, 일·중 갈등 속 회담…日 언론 “中 분열 공세 차단”

2026년 01월 11일 오후 1:19
이재명 대통령이 지닌해 10월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지닌해 10월 3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빈방문 직후 방일…셔틀외교 정착 속 실용외교 시험대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친 지 엿새 만에 일본을 찾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초청으로 1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 나라현을 방문할 예정이며,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가진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한일 정상 간 대면 회담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 시절을 포함해 이번이 다섯 번째다. 정상 간 잦은 소통을 통해 협력을 모색하자는 이른바 ‘셔틀외교’가 점차 정착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 언론은 일·중 갈등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이뤄지는 이번 방일에 주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 대통령은 미국·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달리 일·중 사이에서 중립적 입장을 취해 왔다”며, 일본은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분명히 부각시켜 중국의 ‘한일 분열’ 시도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닛케이는 이 대통령이 방일에 앞서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점을 언급하며, 시 주석이 당시 역사 문제를 거론한 것은 한일 관계를 이간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해설했다. 중국이 최근 한국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일본으로서는 한국과의 결속을 전략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보수 성향의 산케이신문도 같은 날 사설에서 “중국의 분열 공세를 물리쳐야 한다”며, 오는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및 한미일 협력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핵심이라는 메시지가 분명히 제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케이는 이 대통령이 일·중 대립과 거리를 두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일·중 갈등과 함께 과거사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조세이 탄광 문제 등 과거사 사안과 관련해 한일 양국이 인도적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안팎에서는 민감한 현안이 제기되더라도 의견 교환 수준에서 관리하며 갈등을 확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본 언론은 회담 장소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닛케이는 “지방 도시에서는 정상 간 교류 시간이 늘어나 개인적 신뢰를 쌓는 데 유리하다”고 전했고, 산케이는 일본 총리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외국 정상을 초청해 양자 회담을 여는 사례가 드물다고 전했다. 양 정상은 회담 이튿날인 14일, 고대 한반도 도래인의 기술이 활용돼 건립된 것으로 알려진 호류지(法隆寺)를 함께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안보·외교 현안 외에도 지식재산 보호, 인공지능(AI), 초국가 범죄 대응, 사회 문제, 인적 교류, 한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 등 실질 협력 방안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민감한 현안에서 입장 차가 확인되더라도, 양국이 실질적 협력 성과를 축적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