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美 주도 안보동맹에서 한국 이탈 유도
2026년 1월 4일 성남 서울공군기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중국 방문을 위해 전용기로 향하고 있다. │ Jung Yeon-je / AFP via Getty Images/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4일간의 중국 국빈 방문을 마무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베이징이 이번 교류를 활용해 핵심 기술을 탈취하고 서울의 한미일 3자 안보 협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코리아타임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월 8일(이하 현지시간) 베이징과의 관계를 완전히 회복할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1월 4일 시작된 이번 방문은 2017년 이후 한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이며,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포럼에서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가진 데 뒤이은 것이다.
이번 방문은 서울이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해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베이징은 2016년 한국의 사드 배치 이후 한국 드라마와 K-팝 아티스트에 대한 제재를 가해 왔다.
이번 방문은 또한 중국과 일본 간 마찰이 고조되는 시점에 이뤄졌는데, 베이징은 1월 6일 군사 전용 가능성이 있는 일본행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보복으로 간주된다.
1월 5일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확고히 서야 한다고 말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국주의에 대해 양국이 함께 싸웠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서울을 도쿄에 맞서도록 하려는 명백한 시도로 해석됐다.
쐐기 전략 실패
외교정책연구소의 홍태화 연구원은 이 대통령의 방문 기간 베이징의 당면 목표는 한미일 3자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기 전에 서울을 경제적∙정치적으로 다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에포크타임스에 “베이징의 쐐기 전략은 가장 중요한 틈새를 겨냥한다. 대만과 남중국해에 대한 한국의 입장, 미국∙일본과의 방산 및 조선 협력, 그리고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모든 논의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을 가까이 끌어들이려 하면서도 베이징은 ‘한한령’을 즉각 해결할 의지는 없어 보인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월 5일 “삼척지빙(三尺之氷)이 하루아침에 녹지 않고, 과일은 익으면 저절로 떨어진다”고 말했는데, 이는 이 문제가 해결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하는 비유였다.
타이베이 국립대만사범대 동아시아학과의 린셴센 교수는 베이징이 한한령을 활용해 서울의 대미 협력 강화를 저지하려 하는 동시에, 제재 전면 해제는 한국의 향후 행보에 달려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린 교수는 ” 베이징의 외교 공세는 이 대통령에게 헤징(hedging) 전략으로 매력적일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췄다. 만약 베이징이 한국과 미국의 밀착을 성공적으로 막는다면, 한미일 관계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10월 29일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훈장 수여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관과 무궁화 대훈장을 선물했다. │ AP Photo/Mark Schiefelbein/연합
그러나 홍 연구원은 이 대통령이 중국 친화적이라는 평판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이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홍 연구원은 “이 대통령은 표현상으로만 균형을 추구했고, 동맹의 재확인을 최우선으로 유지했으며, 한미 협력을 명백히 파열시킬 수 있는 언행은 피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결정적인 시험대는 정상회담의 겉모습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 선택, 특히 서울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의 역내 안보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그리고 미국∙일본과 작전상∙산업상 얼마나 깊이 통합하는지가 될 것이다.
그는 “베이징은 한국의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에 대해 정치적∙경제적 압박을 가할 수는 있지만, 한국이 미∙일과 협력해야 하는 근본적인 필요성을 없앨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안보가 한미일 협력의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베이징의 약화되는 영향력
핵 위협과 관련해 이 대통령은 1월 7일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한국의 진정성을 북한에 전달해 달라고 중국에 요청할 것이라며 중국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나 베이징의 최근 행보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중국은 19년 만에 처음으로 국방백서에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 대통령이 방중을 시작한 1월 4일 당일,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강력한 핵 억지력 유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에이킨 캠퍼스의 마케팅 교수 셰톈은 이 대통령이 당연히 이번 방문을 계기로 베이징이 영향력을 행사해 북한의 핵 야욕을 억제하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기대가 충족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셰 교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북한은 실제로 러시아로 방향을 틀었다. 평양은 러시아에 병력을 파견했고 그 대가로 모스크바로부터 미사일과 핵무기 기술을 얻었기 때문에,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베이징의 영향력은 현시점에서 사실상 소진됐다”고 말했다.
홍 연구원은 베이징이 핵무기가 없는 북한을 선호하겠지만, 중국이 평양에 압력을 가해 기존 핵무기를 포기하게 만들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는 한미동맹에 대한 궁극적 억지력으로 기능하며, 베이징의 최우선 과제는 주변부의 불안정이나 정권 붕괴를 방지하는 것이다. 중국이 일부 경제적∙정치적 지렛대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핵 프로그램을 되돌리기보다는 긴장 고조를 관리하고 위기를 예방하는 데 그 지렛대를 사용할 의향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북한을 자극하려 하지 않는다. 평양이 미∙중 경쟁에서 유용한 전략 자산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의 관심과 병력을 동북아에 묶어두고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중국을 직접 견제하는 데 투입될 수 있었던 자원들이 묶여 있는 것이다. 요컨대 중국은 때때로 변동성 억제를 도울 수는 있지만,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 낼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기술 유출 우려
북한의 핵 야욕 억제를 위한 베이징의 도움을 구하는 것 외에도, 이 대통령은 경제 협력을 의제의 중심 축으로 삼았다.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등 주요 대기업의 임원 200여 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과 동행했다.

2023년 1월 31일 서울 삼성전자 사옥에 회사 로고가 보인다. │ Ahn Young-joon/AP Photo/연합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양측은 총 4400만 달러(약 64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 24건에 서명하는 등 이 대통령의 방문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만 중화경제연구원의 왕궈천 부연구원은 베이징이 이번 기회를 활용해 한국의 유력 기업들로부터 인재를 빼내고 기술 노하우를 흡수하려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왕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 투자를 확대하면 높은 연봉을 미끼로 인재를 빼앗길 위험이 있다. 그 외에도 중국과의 합작기업은 일반적으로 ‘시장-기술 교환’ 모델로 운영되는데, 불과 2~3년 내에 중국 인력이 대부분의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이런 기술 유출이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 악화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23년에 31년간의 대중 무역 흑자 행진이 끝난 데 이어 3년 연속 대중 무역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연구원은 또한 중국 법률이 기업에 취약점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법상 공산당원을 3명 이상 고용한 기업은 당 조직을 설치해야 한다. 이는 한국 기업이 중국 사업을 확대하면서 인력이 늘어날 경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당 서기들은 사실상 근로자 이사가 돼 이사회에 참석할 수 있고, 이는 정보 수집의 통로가 된다”고 말했다.
한국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기술 유출 중 74%가 중국으로 향했으며, 전체 27건 중 20건이 중국과 관련됐다.
셰 교수는 중국이 경제난 타개를 위해 대한 수출을 늘리고 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경제 협력 추진이 장기적으로 한국에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이징은 한국 채권∙주식∙부동산을 계속 사들여 금융 침투로 한국의 경제 독립성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서울의 대중 의존도를 높인 뒤 이를 지렛대 삼아 향후 협상에서 한국을 좌지우지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저작권자 © 에포크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