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그린란드 여론조사 57.3% 미국 편입 지지…총리는 “美와 협력 모색”

2025년 01월 14일 오후 12: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린란드를 미국의 관할권에 포함하자고 제안한 가운데, 이에 찬성하는 그린란드 주민 비율이 절반 이상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중도성향 여론조사기관인 패트리엇 폴링(Patriot Polling)이 12일(현지시각)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3%가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7.4%,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5.3%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그린란드를 방문한 기간에 실시됐으며,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과 관련한 최초의 여론조사로 주목받는다.

다만, 이 조사는 그린란드 주민 41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파이브서티에이트(538)’의 종합평가에서 별점 3개 중 1개만 받은 패트리엇 폴링이 조사를 시행했다는 점에서 한계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미국 좌파매체인 ABC뉴스가 소유한 자회사로 여러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 분석하거나 여론조사기관의 투명성 등에 대한 평가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덴마크령인 그린란드의 무테 에게데 총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방위 및 광물 자원 분야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력을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에게데 총리는 “그린란드의 독립은 그린란드의 일이며 그린란드의 영토 사용 역시 마찬가지이므로 어떤 합의에 이를지 결정하는 것도 그린란드”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7일 트럼프 당선인은 그린란드 매입 희망과 관련해 ‘(덴마크에) 군사적, 경제적 압박 수단을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어느 쪽도 아니라고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언론은 이를 ‘트럼프가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경제적, 군사적 수단 사용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트럼프의 정확한 입장은 그린란드의 결정에 덴마크가 개입할 경우 덴마크에 군사적 경제적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치 그가 그린란드를 군사력으로 점령할 것처럼 전한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다.

또한 트럼프의 발언을 기점으로 그린란드 정부와 주민들의 목소리에 국제사회가 그 어느 때보다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에게데 총리는 “그린란드의 의견이 이렇게 주의 깊게 경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는 침착함을 유지하고 모든 기회를 활용하며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독립을 열망하고 조국의 주인이 되기를 열망한다. 이는 모두가 존중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우리가 단절하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구 5만7천 명의 그린란드는 미군의 대규모 기지가 세워진 곳이자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다. 미국과 구소련이 대립한 냉전 시기, 조기 경보 시스템의 일환으로 미국의 국토 방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에 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그린란드를 보호하고 방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그린란드는 300년간 덴마크의 지배를 받다가 2009년 외교·국방을 제외하고 모든 정책 분야에서 자치권을 이양받았다. 또한 자치정부법에 따라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 수도 있다.

지난 12일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폭스 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이미 그린란드에 군대를 두고 있기 때문에 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며 미국과 그린란드 양측이 “협상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밴스 당선인은 “미국 안보적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적절하게 관리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솔직히 말해서 현 지도부, 덴마크 정부는 그린란드를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왈츠 차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나 파나마 운하를 점령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당선인은 항상 모든 선택지를 열어둘 것”이라고 답했다.

왈츠 안보보좌관 내정자에 따르면, 그린란드는 국민투표로 독립을 선언하면 덴마크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해진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겨냥하는 것 역시 이 지점이다.

미국의 공화당 의원들은 ‘그린란드를 다시 위대하게’라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이 법안은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의 그린란드 인수를 위해 덴마크와 협상을 모색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혹은 인수 계획에 반대하고 있으나, 일부 당내 중도 성향 의원들은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트럼프와의 협력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파나마 운하는 최근 중국 기업들이 운하 양쪽 항구에 대한 사업권을 확대하면서 중국의 침투 공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