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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그린란드 희토류 개발 회사 지분 확보 추진

2025년 10월 07일 오전 10:12
2025년 5월 4일 촬영된 그린란드 누크(Nuuk) 시의 전경 | John Fredricks/The Epoch Times2025년 5월 4일 촬영된 그린란드 누크(Nuuk) 시의 전경 | John Fredricks/The Epoch Times

트럼프 행정부가 그린란드 희토류 개발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사정에 정통한 네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이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크리티컬 메탈스(Critical Metals Corp)’의 지분 참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움직임으로, 미국이 그린란드 최대 희토류 개발 프로젝트인 ‘탠브리즈(Tanbreez)’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미국 정부는 그린란드 최대 규모의 희토류 광산인 탠브리즈 프로젝트에 대한 직접적인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그린란드는 풍부한 광물 자원을 보유한 전략적 요충지로,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여러 차례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3월에는 부통령 J.D. 밴스를 그린란드에 파견하기도 했다. 또한 그린란드 북부에는 미국의 주요 공군기지가 자리하고 있어, 군사적·지정학적 측면에서도 미국이 중시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탠브리즈 프로젝트는 이미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미 정부의 주목을 받아왔다. 당시 미 정부 관계자들은 외교적 노력을 통해, 이 광산이 중국 기업의 제시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뉴욕 소재 ‘크리티컬 메탈스’에 매각되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美 정부, 보조금 대신 지분 투자 검토

미국 정부가 그린란드 희토류 광산 개발과 관련해, 기존의 연방 보조금을 ‘지분 투자’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규모는 현금 500만 달러와 주식 2억1100만 달러 상당이다. 이 회사는 올해 6월 미국의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에 따라 5000만 달러(약 690억 원) 규모의 연방 보조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세 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6주 동안 이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크리티컬 메탈스 측과 협의 중이다.

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해당 5000만 달러는 회사 지분 약 8%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협의는 아직 최종 타결되지 않았으며, 지분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고 거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두 명의 관계자는 이번 지분 전환 논의는 미국 수출입은행(EXIM)이 검토 중인 1억2천만 달러(약 1650억 원) 규모의 대출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해당 대출은 크리티컬 메탈스가 추진 중인 탠브리즈 희토류 광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앞서 로이터는 6월 보도에서, EXIM이 크리티컬 메탈스에 최대 1억2천만 달러 규모의 융자 의향서를 발행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EXIM은 “이번 융자 계획은 중국과 경쟁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했으며, 대출이 승인될 경우 상환 기간은 최대 15년으로, 민간 자금 조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조건보다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美, 대중(對中) 공급망 의존 탈피의 ‘중대 전환점’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의 ‘탠브리즈’ 지분 확보 추진은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을 줄이는 핵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의 광물시장 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의 연구 매니저 네하 무크지는 “미국이 탠브리즈 광산의 지분을 확보한다면,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다변화된 ‘광산에서 자석까지(from mine to magnet)’ 공급망 구축을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크지는 이어 “미국 정부는 국내 프로젝트뿐 아니라 자원은 풍부하지만 상대적으로 개발이 미진한 지역의 해외 자산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며 “이는 향후 비슷한 형태의 거래가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특히 자원 잠재력이 큰 초기 단계 프로젝트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희토류는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로, 전기차, 미사일 시스템 등 각종 첨단 산업에 폭넓게 사용된다. 미국 정부는 이를 국가 안보와 공급망 안정의 핵심 전략 자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 확보 문제는 오랫동안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 이슈였다. 중국 공산당의 장기적인 산업 지원 정책 덕분에, 중국은 현재 전 세계 희토류 광물 생산량의 약 70%, 정제 능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올해 4월, 미·중 무역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베이징은 희토류 금속 및 관련 제품의 수출 제한 조치를 단행했다. 그 결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자동차·전자·국방 기업들이 희토류 제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일부 수출이 완화되긴 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방산 기업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정부는 중국의 시장 독점을 깨기 위한 전략적 대응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은 최근 캐나다의 ‘리튬 아메리카스(Lithium Americas)’에 출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며, 이 회사는 미국 네바다주 북부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리튬 광산 중 하나를 개발 중이다. 또한 미 국방부(펜타곤)는 미국의 희토류 업체 ‘MP 머티리얼스(MP Materials)’의 지분 15%를 인수해, 이 회사의 최대 주주가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모두 중국 의존적 공급망을 탈피하고 미국 중심의 핵심 광물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