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차이나타운 범죄단지’서 외국인 노동자 폭동…경찰 새벽 진압

인도·파키스탄 등 외국인 수백 명 참여…사무실·숙소 파괴
현지 매체 “임금 체불·종교 모욕으로 누적된 불만 폭발”
캄보디아 남서부 시하누크빌 인근의 이른바 ‘차이나타운’ 복합단지에서 지난 4일 밤 외국인 직원들이 대규모 폭동을 벌여 사무실과 기숙사 구역의 집기와 전자기기를 부수는 사태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 캄보자뉴스 등에 따르면 이번 폭동은 인도네시아·인도·파키스탄 국적의 외국인 수백 명에 의해 발생했으며, 4일 밤 10시경 시작돼 다음 날(5일) 새벽이 돼서야 당국에 의해 진압됐다.
이들은 중국계 조직이 운영하는 인터넷 도박 및 통신사기 조직에 동원된 외국인 근로자들로, 급여 체불과 종교 갈등 문제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동을 주도한 이들은 사무 구역과 숙소 구역으로 진입해 컴퓨터, 책상, 의자, 유리창 등 시설을 집단으로 파괴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인원이 부상을 입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시 특공대와 지원 병력을 투입해 단지를 봉쇄했으며, 5일 새벽 4시경이 돼서야 충돌을 진정시키고 연루자 전원을 경찰서로 이송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초기 조사에 따르면 이번 폭동은 특정 외국인이 파키스탄·방글라데시 국적 근로자들의 종교를 모욕했다는 주장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인원 수나 수사 진행 상황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캄보디아 정부와 사법 당국은 이번 사태가 노동 갈등, 종교 충돌, 조직 범죄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시하누크빌 일대는 중국계 자본이 온라인 사기 및 가상 금융 사업을 중심으로 활발히 투자해 온 지역이다. 중화권에서는 ‘차이나타운(中國城)’으로 불리지만, 실상은 ‘사기범죄 복합단지’ 형태의 조직 거점이라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시하누크빌은 한때 중국계 자본을 기반으로 건설된 카지노 중심 도시였으나, 2019년 온라인 도박 금지 조치 이후 범죄조직이 자리 잡으며 ‘범죄단지’로 전락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캄보디아 정부의 온라인 사기범죄 단속이 제한적이라며, 일부 조직이 현지 당국의 비호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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