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中 공수전력에 장비·훈련 지원…대만 침공 준비 우려”

영국 안보 싱크탱크, 러-중 계약서 800쪽 분석
“中, 공수부대 실전경험 부족…러시아 통해 보강”
중국 공산당 산하 인민해방군이 러시아로부터 전술과 장비, 훈련 등을 지원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만 침공 준비와 자국의 공중기동능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우려됐다.
영국 안보 싱크탱크인 로열 유나이티드 서비시즈 인스티튜트(RUSI)는 26일(현지시간) 해커 집단 ‘블랙 문’이 빼돌린 약 800쪽 분량의 문건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분석 내용은 RUSI 웹사이트에 실린 논평 ‘러시아는 중국의 대만 점령 준비를 어떻게 돕고 있나’를 통해 발표됐다.
RUSI에 따르면 러시아는 인민해방군과 2023년 체결한 합의를 통해 공수부대 운용에 필요한 무기·장비를 공급하고 관련 기술을 이전하기로 했다. 계약서에는 공수부대 1개 대대 무장을 충당할 수 있는 분량의 장비가 포함돼 있으며, 특수 낙하산(패러슈트) 시스템, 공중투하용 장갑차·자주포, 지휘·관측 차량 등 구체 항목이 적시돼 있다.
계약서에 명시된 주요 장비는 ▲BMD-4M 경량 수륙양용 공수장갑차 37대 ▲대전차 자주포(125mm)인 스프루트-SDM1 11대 ▲BTR-MDM 라쿠슈카 공수장갑차 11대 등이다. 또한 모든 장갑차에 인민해방군 통신·지휘·통제 시스템을 탑재하고 러시아 전자장비와의 상호운용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기재돼 있다.
훈련과 기술 이전 계획도 상세히 적시됐다. 러시아는 우선 자국 내 시설에서 인민해방군 병력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제 장비와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운용·정비·수리 교육을 실시한 뒤, 중국 내 훈련소에서도 지속적으로 훈련을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러시아 장비의 정비·수리 센터를 중국에 설립해 현지화·생산·현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 이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RUSI는 이러한 장비 지원과 기술 이전을 통해 인민해방군이 공중기동 능력을 확장할 경우 대만과 필리핀 등 주변 도서국을 겨냥한 공격 선택지가 현실화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올렉산드르 다닐류크 RUSI 부연구위원은 AP통신에 해당 문건이 사실이라면 인민해방군의 공수작전 능력이 현재보다 “10∼15년”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문건에 담긴 훈련 내용이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전격 장악 작전에서 얻은 실전 경험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만 측도 이미 동향을 감지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의 한 안보 관계자는 이번 논평과 관련해 “대만은 러시아가 인민해방군에 공수부대 전술용 지휘체계를 제공한 정황을 추적해 왔다”며 “대만군은 이에 대한 대응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민해방군은 과거 대규모 병력 투입과 후방 보급 유지에서 한계점을 드러내왔다”며 “러시아의 기술·훈련·정비 역량을 흡수한다면 주변국 침공은 물론 대만의 반상륙 방어에도 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실전 경험이 부족하고, 특히 공수부대의 실전 투입 경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USI는 러시아와 중국 사이의 군사작전 능력 및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나, 공수부대의 실전 경험과 관련된 기술·전술에 관해서는 여전히 러시아의 노하우가 매력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RUSI는 문건의 진위와 내용의 완전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위 가능성은 높지만, 문서에 최종본과 초안이 혼재돼 있고 일부 내용은 누락되거나 변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건에 포함된 구체적 장비명·수량·훈련 계획과 기술이전 조항은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한편, 미국 정보기관들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이 2027년까지 대만을 점령할 수 있는 군사력을 요구했다면서도, 그 시점에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닐 것으로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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