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자원부장관 “유럽∙미국이 나서지 않으면 중국과 협력할 것”

그린란드 관계자가 광물 자원을 둘러싼 경쟁에서 판돈을 높였다. 미국과 유럽이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덴마크령 그린란드가 중국으로 눈을 돌릴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린란드 광물자원부 장관 나야 나타니엘센(Naaja Nathanielsen)은 5월 27일 발표된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암시했다.
지난 3월 선출된 4개 정당 연립정부 소속인 나타니엘센 장관은 “우리는 사업 부문을 발전시키고 다양화하기를 원하며, 이를 위해서는 외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녀는 “그린란드는 유럽과 미국 파트너들과 협력하기를 원한다”면서도 “하지만 그들이 나타나지 않으면 다른 곳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린란드는 아연, 금, 구리 및 기타 여러 광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약 150만 톤으로 추정되는 희토류 자원도 포함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전에 세계 최대의 섬인 그린란드 인수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이러한 핵심 광물들을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채굴과 가공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역시 그린란드의 희토류 자원 개발을 모색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은 그린란드 희토류 기업 탄브리즈(Tanbreez)를 설득, 중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도록 했다. 탄브리즈는 미국 기업인 크리티컬 메탈스(Critical Metals Corp)에 인수되었다.
탄브리즈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중국 기업 성허 홀딩스(Shenghe Holdings)가 투자한 우라늄 및 희토류 프로젝트가 2021년 그린란드 정부의 우라늄 채굴 금지 조치로 중단되었다.
나타니엘센 장관은 당시 이 과정에 관여했었다.
지난 3월 그린란드 은행 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이나 미국이 그린란드의 핵심 광물 구매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달 중국 국영 통신사는 그린란드의 새 외무장관이 중국과의 협력 확대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4월에는 그린란드와 베이징이 그린란드 수산물 수출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간소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과의 협정 곧 만료
나타니엘센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그린란드 간 양해각서 만료가 임박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 협정은 그린란드의 광물자원에 관한 것이었다.
이 협정에 대해 질문을 받은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연장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태미 브루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 지역 전반에 걸쳐 대규모 투자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그린란드의 전략적 위치와 안보가 미국에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그녀는 “대통령은 북극에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그린란드와 협력해 양국의 상호 번영을 보장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린란드인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광물 채굴에 대한 그린란드의 입장 변화
서방의 희토류 투자 확보 노력에 관여하고 있는 그린란드의 한 사업가는 나타니엘센 장관의 발언에 우려를 표했다.
보복을 우려해 익명을 조건으로 에포크타임스 인터뷰에 응한 그는 “투자 속도 부족에 대한 그들의 좌절감은 이해하지만, 이는 그들이 안정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타니엘센 장관의 발언이 현재 4개 정당 연립정부와 이전 정부 모두의 “지그재그 노선”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전 정부는 민주사회주의 정당인 이누이트 아타카티기트(Inuit Ataqatigiit)당의 무테 에게데(Múte Egede)가 이끌었다.
2021년 에게데의 지도하에 그린란드는 석유 및 가스의 신규 탐사를 중단했다.
같은 해 그린란드 정부는 중국 기업의 철광석 채굴 허가도 박탈하고 우라늄 채굴을 금지했다.
그린란드는 채굴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그 규모는 제한적이었다. 이제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이달 초 그린란드는 덴마크-프랑스 합작기업에 사장석(anorthosite) 채굴을 위한 30년 허가를 부여했다. 사장석은 유리섬유에 활용되고 알루미늄 생산에도 잠재력이 있는 암석이다.
몇 주 전에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국제업무국 수석비서실장 및 임시 수석부차관보를 역임한 드류 혼(Drew Horn)이 민간 부문 대표단을 이끌고 그린란드를 방문했다.
대표단에는 리프랙처(Refracture), 크리티컬 메탈스(Critical Metals Corp), 코젠시 파워(Cogency Power), 아메리칸 리뉴어블 메탈스(American Renewable Metals) 임원들이 포함되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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