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 재무장관 “트럼프, ‘올가을 전국적인 주거 비상사태’ 선포 검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가을 ‘전국적인 주거 비상사태(national housing emergency)’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노동절인 9월 2일(이하 현지시간) 자에 실린 ‘워싱턴 이그재미너(Washington Examiner)’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주거 비용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건축 자재에 대한 관세 면제 가능성도 포함된다. 그는 또한 지방의 건축 및 용도 지역(Zoning) 규제를 표준화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9월 1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지만, 주(state), 카운티, 시 정부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안에 금리를 인하할 경우 주택 구입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이번 달 말 연방준비제도가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압도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금리는 기업·가계·정부의 차입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책금리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대체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따라가는데 이는 연방기금금리의 영향을 일정 부분 받는다.
프레디맥(Freddie Mac)의 ‘기본 모기지 시장 조사(Primary Mortgage Market Survey)’에 따르면 8월 28일로 끝나는 주의 평균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는 6.56%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21bp(0.21%p) 낮은 수준이다.
한편 베센트 장관은 더 많은 가구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올가을에 전국적인 주거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보안과 경제적 위협과 관련된 사안을 포함해 여러 차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 연방 토지를 주택 개발에 개방하고, 비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불필요한 규제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공약했다.
미국 주택 시장 현황
미국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저금리, 낮은 주택 공급량,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활황을 겪었다. 당시에는 사실상 제로(0) 금리에 가까운 수준 덕분에 주택 구매자들이 매우 낮은 모기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업계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인 주택 시장은 그 이후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졌다.
지난달 레드핀(Redfin) 추정치에 따르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36%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큰 격차다.
레드핀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사드 칸은 보고서에서 “주택 구매자들은 높은 집값, 높은 모기지 금리, 그리고 경제적 불확실성에 겁을 먹고 있고, 구매자들이 위축되다 보니 이제는 판매자들까지 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매물을 시장에서 거둬들이거나 아예 신규 매물을 내놓지 않는 판매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전국적인 주택 재고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실제로 올해 1월 이후 매물은 22% 증가해 101만 건을 넘어섰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로렌스 윤은 현재 주택 재고가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택 구매 여력의 아주 미세한 개선이 주택 판매를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며 “임금 상승률이 주택 가격 상승률을 안정적으로 앞지르고 있고, 구매자들은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택 구매자들이 알맞은 집을 찾고 더 나은 가격을 두고 협상할 수 있는 여건이 5년 만에 가장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

2025년 6월 11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 최신 통계에 따르면 7월 기존 주택의 중위 매매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한 42만2400달러(약 5억7024만원)로 집계됐다.
레드핀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7월 주택 중위 매매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오른 43만4189달러(약 5억8615만원)였다.
높은 주택 가격 때문에 젊은 세대가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국가의 경제 성장 전망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고 LPL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프리 로치가 밝혔다.
로치는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 논평에서 “주택 시장은 국내총생산(GDP)의 주요 구성 요소로, 그 건전성은 전체 경제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라며 “신규 건설과 리모델링을 포함한 활발한 주거 투자는 성장을 촉진하지만, 침체가 발생하면 경제 전반을 크게 둔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방준비제도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이는 “주택 건설업체들에 촉매제가 되어 공급 확대를 견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가오는 경제 상황과 관련해 베센트 재무장관은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강한 낙관론을 보였다. 그는 “2026년에 큰 폭의 경기 회복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분석국(BEA)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를 기존 3.1%에서 3.3%로 상향 수정했다. 이는 1분기 보고된 0.5% 역성장에서 반등한 수치다.
3분기 전망과 관련해 널리 주목받는 애틀랜타 연준 GDP나우(GDPNow) 모델은 성장률을 종전 2.2%에서 3.5%로 상향 예측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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