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前 부통령 “中 일대일로가 부패·인권유린 부추기고 경제·주권 침탈”

케냐 정치인이자 전 부통령인 리가티 가차구아는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가 케냐에 구조적 부패를 뿌리내리게 했으며 중국 차관(借款)의 남용을 비판한 활동가들의 납치 등 심각한 인권 침해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에포크타임스 자매 매체인 NTD와의 단독 인터뷰는 가차구아가 북부 캘리포니아를 방문 중이던 8월 9일(현지시간) 실시됐다.
가차구아는 케냐-중국 파트너십이 개발에서 착취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빌린 수십억 달러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지 않고 있다. 중국 건설업체들과 케냐 정부 관리들 사이에 많은 밀거래가 있다. 중국 기업들이 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들 대부분은 부패로 가득하다. 중국에서 온 건설업체들이 정부 관리들과 결탁해 이 돈의 대부분을 훔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케냐 국민들이 언젠가 갚아야 할 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대일로를 케냐 기업들을 무력화시키는 공산주의 중국의 “경제적 침략”이라며, “일대일로는 우리 기업인들을 말 그대로 거지로 전락시켰다. 중국 기업들이 와서 철물점, 소규모 건설업, 심지어 상점 같은 작은 사업까지도 인수해 버려서 우리 국민들이 사업에서 완전히 밀려나게 되었다”고 분노했다.
이어 그는 일대일로 인프라 프로젝트들은 중국 기업들에게 이익을 주면서 현지 노동력은 배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계약들은 의도적으로 불투명하다. 중국 국유기업들이 거래를 따내고, 현지 감독은 유명무실하며, 수십억 달러가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인권 유린
지난 2년간 국제 언론과 인권 단체들은 케냐 내에서 반정부 인사들이 계속 실종되는 현상을 면밀히 추적하고 보도해 왔다. 국제앰네스티와 케냐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강제 실종”을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거듭 규탄하며 정부의 책임을 촉구해 왔다.
가차구아는 이렇게 널리 보도된 정치적 탄압이 중국의 현지 경제 활동과 관련된 부패 혐의와 연루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젊은이들은 중국에서 들여온 거액의 차관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케냐 국민들이 갚아야 한다는 점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 그리고 그들은 중국이 케냐 경제를 장악한 수법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반정부 인사들은 목소리를 낸 후 고문과 학대를 당했다.
가차구아는 케냐 정부의 이러한 행동이 케냐의 2010년 헌법, 특히 표현의 자유, 집회와 시위의 권리, 체포된 사람들의 권리를 위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실종 사건들은 단순히 개인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주권 위기
가차구아는 중국에 지고 있는 수십억 달러 부채로 인해 케냐가 주권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것은 단순히 돈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국가로서 우리 국민의 권리, 우리 경제, 우리 주권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도자들에게 헌법상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외국 세력의 침해에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에 대한 위협이 경제적 착취든, 정치적 위협이든, 외국의 간섭이든 상관없이 모든 외부 또는 내부 위협으로부터 그러한 권리를 수호하는 것이 우리 지도자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가차구아는 2024년 10월 자신에 대해 제기된 11개 혐의 중 5개로 탄핵되어 부통령직에서 해임됐으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혐의에는 자금세탁과 부패가 포함됐다. 키투레 킨디키가 그의 후임으로 취임했다.
가차구아는 2027년 8월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우리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는 2027년 8월 여러분과의 약속이 있다. … 우리는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케냐 관계
가차구아는 당선될 경우 미국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재설정할 것”이라며 민주적 가치, 무역 투명성, 상호 존중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케냐의 전통적인 파트너였다. 우리는 민주주의,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한다. 내 정부는 이러한 유대 강화를 우선시하여 우리의 파트너십이 착취가 아닌 투명성과 상호 이익에 기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미-케냐 관계가 부채 중심 프로젝트가 아닌 역량 구축, 반부패 협력, 지속 가능한 인프라에 초점을 맞추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협력하여 우리의 미래를 담보로 잡히지 않으면서도 깨끗하고 책임감 있으며 케냐 국민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싶다. 미국은 우리의 주권 회복과 헌법 수호에 훌륭한 동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 대한 호소
그는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게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한 책임을 묻자고 촉구했다.
그는 “이것은 케냐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륙 전체의 문제다. 중국의 모델은 부채, 부패, 억압을 확산시키고 있다. 아프리카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이에 굴복한다면 지정학적 균형이 권위주의 정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곤란을 겪더라도 침묵하는 것은 가해자와의 공모”라며, “우리는 케냐 국민과 미래 세대를 위해 중국의 경제적 침략과 그것이 낳는 부패에 대한 진실을 폭로할 의무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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