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인민해방군, 경제난·부패·감시로 사기와 전투력 저하

2025년 12월 31일 오후 1:32
2025년 9월 3일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 중 99식 주력전차에 타고 있는 장교들이 보인다. │ Pedro Pardo/AFP via Getty Images/연합2025년 9월 3일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 중 99식 주력전차에 타고 있는 장교들이 보인다. │ Pedro Pardo/AFP via Getty Images/연합

중국공산당 인민해방군이 9월 베이징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는 행진을 했을 때, 이 퍼레이드는 그들의 규율, 힘, 충성심을 보여주는 듯했다. 이는 중국공산당이 자국 군대에 기대하는 핵심 이미지다.

그러나 화려한 외관 이면에서 인민해방군의 사기는 심각하게 저하돼 있다. 최근 에포크타임스 중국어판 인터뷰에 응한 현역 및 전역 군인, 퇴역군인 권익 옹호자, 분석가들의 증언이다. 그들은 경제적 압박, 전역 후 삶에 대한 불확실성, 인민해방군 내의 부패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경제적 압박 때문에 입대

마오쩌둥 시대(1949~1976년) 대부분, 특히 문화대혁명 기간 동안 군대에 입대하는 것은 중국 농촌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였다. 1970년대 후반 이후 시장 개혁으로 민간에서의 기회가 확대되면서 이러한 매력은 꾸준히 약화됐다. 또한 관찰자들은 과거 한 자녀 정책이 군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장기 배치로 고령의 부모들이 돌봄을 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그 이후 베이징은 군대를 정치적으로 믿을 수 있는 집단으로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해 왔다. 군인들은 더 이상 자신의 출신 성에서 복무할 수 없다. 이는 소요 사태 발생 시 그들이 지역 주민 편을 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고안된 정책이다.

오늘날 모병은 여전히 농촌 지역에서 많이 이루어지지만, 학력 기준은 높아졌다. 2021년 중국 병역법과 2023년 징병 업무 규정은 대학생을 우선시하며 중등 교육만 받은 사람들은 제외시켰다.

참전용사 직업 교육기관 직원인 우웨이는 에포크타임스에 이러한 변화가 극적이었다고 말했다.

당국의 보복을 두려워해 가명을 사용한 그는 “2023년 이전에는 고졸 학력만 가진 신병들이 여전히 많았다. 그 이후 숫자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높은 청년 실업률 속에서 많은 신병이 애국심보다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군에 입대한다. 국영 언론이 군복무를 미화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하다.

우는 “많은 젊은이에게 군 복무는 돈을 벌기 위한 것이다. 민간 일자리에서는 2년을 일해도 10만 위안(약 2천만원)을 모으지 못한다. 그래서 그들은 군대를 선택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무원들이 입대를 허락하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2년 복무 징집병은 일반적으로 전역 시 약 5만 위안(약 1천만원)을 받으며, 복무 기간 동안 소액의 월 수당을 받는다.

퇴역군인들 “중국공산당이 약속을 안 지킨다”

서류상으로는 지방 정부가 퇴역군인들의 연금과 국영기업 일자리 등 고용을 책임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약속이 종종 지연되거나 무시돼 수년간 항의 물결을 촉발해 왔다.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 참전용사들은 특히 목소리를 높여왔다. 현재 이들은 베트남과의 우호를 강조하는 공식 서사(narrative)에서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2016년 수천 명의 참전용사들이 베이징의 중앙군사위원회 본부를 포위했다. 유사한 시위가 2018년 전국 각지에서 발생했다.

이에 대응해 베이징은 2018년 퇴역군인 처우를 개선하려는 시도로 퇴역군인사무부를 설립했다. 그러나 처우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고, 불만은 여전하다.

올해 6월 장쑤성의 한 기차역에서 고령의 퇴역군인이 “군대에 입대한 것은 실수였다. 중국공산당에 가입한 것은 실수였다”고 소리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졌다. 이 영상은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빠르게 삭제됐다.

현역 군인들도 가끔 목소리를 냈다. 2024년 7월 한 여군은 자신이 복무 중일 때 장쑤성 당국이 가족의 공장을 불법 철거했으며 부모가 부상을 당하고 구금됐다고 비난하는 동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이 주장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12월 26일 퇴역군인사무부는 올해 8월부터 특정 장애 퇴역군인과 전사자 유가족에 대한 보조금을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에포크타임스에 인상 범위가 제한적이며 중국의 경기 침체로 인한 재정 압박 속에서 재원 조달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9월 30일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서 열린 국경절 전날 기념식에서 퇴역군인들이 서 있다. │ Greg Baker/AFP/Getty Images/연합

민간 생활로의 복귀 경로 거의 없어

민간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군대에 입대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허난성 출신 퇴역군인 샤오화는 2년간 복무한 뒤 3년을 부사관으로 복무했으며, 5년 복무 후 약 18만 위안(약 36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안정적인 미래를 확보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당국의 보복이 두려워 가명을 사용한 샤오는 에포크타임스에 “일자리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군대에서 나는 후방 지원 업무를 했다. 전화받고 사무실 청소하는 일이었다. 그런 것들은 밖에서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우는 많은 퇴역군인이 대학 졸업자보다 처지가 더 나쁘다고 말했다. 폭발물 처리와 전차 정비 같은 전문 군사 직무에서 배운 기술은 민간 일자리에 거의 쓸모가 없다. 공무원 일자리 배치는 일반적으로 12년 이상 복무한 사람들에게만 제공된다.

그 결과 많은 퇴역군인이 영상 제작이나 소셜미디어 마케팅 같은 분야에서 재교육을 받거나 경비원, 공장 근로자, 민간 경비원으로 전락한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포괄적인 퇴역군인 교육이나 의료 시스템이 부족하다.

우는 “고등교육을 받았거나 기술∙통신 관련 업무를 했던 사람들은 더 나은 편”이라며 “하지만 중등학교를 일찍 그만둔 사람들은 종종 전역금을 빨리 써버리고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군에 만연한 부패

우와 샤오는 군복을 입고 있을 때부터 환멸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부사관의 진급 기회는 제한적이며 부패가 조직적이라는 인식이 광범위하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하에서 승진한 일부를 포함해 여러 고위 장성들이 최근 반부패 숙청으로 실각했으며, 이는 뇌물과 정실주의가 뿌리 깊다는 인식을 강화시켰다.

우와 샤오는 의무 복무 2년을 넘어 군에 남으려면 종종 10만 위안(약 2천만원) 이상의 뇌물을 바쳐야 하며, 이것이 군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다.

당국의 보복이 두려워 가명을 사용한 전직 여군 바이류수는 육군 통신부대 기초 훈련 중 학대와 갈취를 경험하고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상급자에게 돈을 강제로 내야 했고 성적 착취를 목격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언론인이자 중국 민주화 운동가인 성쉐는 “중국군 고위층의 부패는 구조적이다. 중간급 장교들은 수동적으로 명령을 수행할 뿐이며, 일반 병사들은 그저 복종할 따름이다. 진정한 전투 능력이나 강한 사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고립, 감시, 정치적 통제

기지 생활은 열악하다. 주거 시설은 열악하고 오락은 부족하며 배치 기간은 길다. 특히 외딴 국경 지역은 더욱 그렇다. 일부 병사들은 1년에 배우자와 40일 정도만 함께 시간을 보낸다.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허가를 받는 데 10년 이상 걸릴 수 있으며, 군인의 배우자는 이혼을 신청할 때 군인인 배우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법적 장애물에 직면한다.

일상적인 일과는 훈련, 정비, 훈련 등 다른 나라 군대와 비슷하지만 인민해방군은 정치적 충성심을 유난히 강조한다. 정치위원이 사상 교육을 감독하고 장교와 사병의 태도를 감시한다.

스마트폰은 2015년까지 금지됐고 여전히 엄격하게 통제된다. 샤오는 일요일에만 스마트폰 사용이 허용됐으며, 나머지 요일에는 기기가 집단적으로 보관됐다고 말했다.

최근 인민해방군 언론 매체는 지휘관들이 규율과 실용적 조치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한다. 과도한 제한은 의사소통을 방해할 수 있는 반면, 너무 적은 제한은 정보 유출과 주의 산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초에는 중국의 인터넷 방화벽을 우회하는 것에 대해 경고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민주화 운동가 성쉐는 사상 통제 강조는 중국공산당 관리들 사이의 깊은 불안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중국 군인들은 외부 세계에 거의 접근할 수 없었다”며 “이제는 그렇지 않다. 많은 군인이 여전히 검열되지 않은 정보에 접근하는 은밀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면 아래에서의 균열

강도 높은 사상 교육에도 불구하고 모든 병사가 중국공산당의 메시지를 내면화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전직 인민해방군 장교 왕융훙은 10년간의 복무가 자신을 충성파로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군 전역 후 반부패 내부고발자가 됐고 나중에는 정치 활동가가 됐으며, 중국을 탈출하기 전 수년간 감옥에서 복역했다.

논평가 두정은 대만 매체 업미디어에 기고하면서 중국 지역 사령부 내부에서 유출된 보고를 인용했다. 일부 장교들이 지도부의 권력 투쟁이나 대만을 둘러싼 갈등 같은 중대한 위기가 발생할 경우 명령을 거부할 것인지에 대해 조용히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에포크타임스는 이 주장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성쉐는 “군대에는 여전히 양심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들이 반란을 주도하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진정한 정치적 전환점에서 인민에 대한 진압을 거부할 수 있다. 역사는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베이징이 퍼레이드와 화려한 이미지를 통해 계속 힘을 과시하고 있지만, 성쉐는 많은 인민해방군 요원이 “구호와는 거리가 먼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고립, 어두운 미래, 그리고 국가의 메시지만으로는 감출 수 없는 환멸로 이루어진 현실이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