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의 해저케이블 절단, 대만 의지와 능력 시험하는 것”

2025년 12월 29일 오후 6:07
2017년 6월 13일 스페인 소펠라나 인근에서 한 작업자가 해저 광케이블 계류 작업 중이다. │ Ander Gillenea/AFP via Getty Images/연합2017년 6월 13일 스페인 소펠라나 인근에서 한 작업자가 해저 광케이블 계류 작업 중이다. │ Ander Gillenea/AFP via Getty Images/연합

가상의 2027년 중국의 대만 공격 시점이 다가오면서,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만의 해저케이블을 의도적으로 절단하는 행위를 확대해 대만 국민의 사기를 꺾고 공황을 조장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대륙위원회(MAC)는 12월 2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공산당이 “정치적 조작”에 관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당국은 자국 선원이 탑승한 선박의 해저케이블 절단 작전을 대만인들이 배후에서 조종했다고 주장했다.

이 분쟁은 2월 토고 선적 홍타이58호가 대만-펑후 해저케이블 3호선을 손상시킨 사건에서 비롯됐다. 대만 고등법원은 8월 이 선박의 선장 왕위량에게 이 범죄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중국 선박의 선장이 이러한 사건으로 형사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왕은 8월부터 복역하고 있다.

중국 웨이하이시 공안국은 대만인 2명이 중국 선원이 탑승한 홍타이58호를 이용한 밀수 작전을 주도하고 해저케이블 손상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안국은 이 2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최대 25만 위안(3만5569달러)을 지급하겠다는 공고를 발표했으며, 이 2명이 2014년부터 세관 수배 명단에 올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실제로 케이블 손상을 조사했는지 또는 대만과 소통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 펑친선은 직접 답변하지 않고 대만 용의자들에 대한 비난만 되풀이했다.

MAC 관계자들은 현상금을 “비문명적”이라고 표현하며 중국이 대만 국민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고 강조했고, 이 조치를 합법적인 법률적 협력이 아닌 명백한 “초국경 탄압” 사례로 규정했다.

중국, 일련의 케이블 절단에 연루

대만 국제법학회 전 부비서장 린팅후이는 선박 나포 당시 대만 해안경비대가 수집한 증거가 중국의 ‘밀수’ 주장과 명백히 모순된다며 중국이 “책임 전가”를 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조차 이른바 ‘밀수 작전’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 못하며 단지 혐의나 이야기를 날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우리 해안경비대는 선박의 항적을 포함한 구체적인 증거를 보유하고 있어 사건의 사실관계가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2024년 11월 20일 덴마크 카테가트 해역에 중국 화물선 이펑3호가 정박해 있고 덴마크 해군 순찰함이 감시하고 있다. │ Mikkel Berg Pedersen/Ritzau Scanpix/AFP via Getty Images/연합

대만의 독립 정부 감독기관인 감찰원 통계에 따르면 2월 절단 사건은 단발성이 아니었다. 감찰원은 2019년부터 2023년 사이 해저케이블에 대한 외부 손상 사례 36건을 접수했다. 대만 해저케이블 지도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8건의 케이블 사고가 발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을 보여준다.

린은 매설된 해저케이블 손상은 기술적으로 어렵다며, 대만 해협에서 발생하는 높은 빈도의 파손이 세계 평균에 비해 높다는 점은 우발적 고장이 아닌 의도적인 인위적 공작을 가리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 직원이나 대만 국민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케이블이 파괴된 정확한 지역에서 비합리적인 활동을 하는 의심스러운 중국 선박을 지속적으로 발견한다. 중국 국적 선박이든, 몽골 등 다른 나라 깃발을 달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선박이든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케이블 파괴는 심리전 수단

대만 네트워크 정보센터 이사장 케니 황은 해저케이블이 전시가 아닌 평시에도 절단 사고를 겪었는데, 중국의 군사적 공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확실하게 주요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케이블들이 파괴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대만 데이터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즉시 차단되고, 그 결과 발생하는 통신 중단이 민간 네트워크와 비상 백업을 압도해 정부 통신을 마비시키고 공공 안전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은 빈번한 케이블 파괴가 중국의 심리전 의도를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심리전은 법률전, 여론전과 함께 중국공산당의 ‘삼전(three warfares)’ 전략의 핵심 요소로 대만의 통치력을 약화시키고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이러한 행동은 본질적으로 중국이 대만의 방어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다.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거나 통신과 전력을 신속하게 복구하지 못하면 엄청난 대중의 동요와 공황이 조성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만 싱크탱크 DIMEs 센터의 전략산업 프로그램 부책임자이자 전 대만 전신기술센터 부최고경영자 리중즈는 이러한 사건들을 국방 물류와 경제 안정 모두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계획적 파괴 행위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케이블 절단을 개별 행동이 아닌 조직적인 복합 작전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 데이터 전송에 있어서 대만의 중요한 역할을 고려할 때, 우리의 연결성을 차단하면 우리 군대를 무력화시킬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분쟁의 전조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이버 공격과 해저케이블 손상을 분쟁의 전조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6월 NATO 국방대학 재단 회의에서도 공유되었다.

린은 이 평가에 동의하며, 미국-스페인 전쟁 당시 미국이 스페인의 전신 케이블을 절단했던 사례를 들어 전쟁이 일어나면 이런 공격은 필연적으로 벌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2027년 침공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중국공산당이 대만의 방어 능력을 계속 떠보고 있어서 그보다 일찍 공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27년, 2028년, 2029년 등 구체적인 연도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의 방어가 약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공격 전 해저케이블을 절단하면 모든 대외 통신이 차단되고 정부 기관 간 조율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입법원은 이러한 위협에 대응해 12월 16일 해저케이블 관련 법을 개정했고, 향후 ‘사고’를 억제하기 위한 4개 법안을 승인했다.

황은 올해 초 인민해방군이 심해 케이블 절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이 케이블 인프라 파괴가 중요한 침공 목표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교란의 강도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은 이렇게 중요한 전술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대만은 최악을 가정하고 대비해야 한다. 해저케이블은 국제 수역에 들어가면 전 세계적으로 주요 취약점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는 가상의 2027년 침공 시 해저케이블 공격이 다른 군사 징후와 함께 일어나겠지만, 중국이 전쟁 전 위협의 한 형태로 그 이전에 이러한 특정 교란의 빈도를 일방적으로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공산당은 해저케이블 절단의 사회적 영향을 가늠하고 있다. 여기에는 국민의 사기, 언론 조작, 어떤 대만 매체가 친중 주장을 밀어붙일지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활동은 대규모 병력 배치 및 전략 비축물자의 대규모 비축과 결합될 때 중국의 대만 공격이 임박했음을 강력히 시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