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 배우 위멍룽 사망 한 달…진상 규명 청원 28만 명 돌파

2025년 10월 13일 오후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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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곳곳에 추모 움직임…당국 검열에 대한 반발도
“팔로워 2천만 유명인도 금세 지워질 수 있는 사회”

중국 배우 위멍룽(于朦朧·37)이 의문의 추락사를 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중국 각지에서 그의 죽음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위멍룽에게 정의를’이라는 제목의 글로벌 청원이 시작돼 28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그의 사망을 계기로 중국 사회의 통제 현실과 언론 봉쇄에 대한 분노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사망 약 한 달째를 맞아 장쑤성의 대형 쇼핑몰 ‘우웨(吾悅) 광장’ 외벽 LED 스크린에는 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다. 화면에는 음향 없이 “나는 위멍룽이다”라는 문구가 반복 재생됐다. 팬들이 침묵 속에서 그를 기리는 방식이었다.

사고 현장인 베이징 주택 단지에도 시민과 팬들이 찾아와 꽃을 놓거나 종이학과 사진 등을 두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위멍룽은 지난 9월 11일 베이징의 한 건물에서 추락해 숨진 채 발견됐다. 소속사는 성명을 내고 “경찰 수사 결과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멍룽의 유족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음주로 인한 우발적 추락 사고 가능성”을 언급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위멍룽은 전날 친구 집에서 지인 대여섯 명과 저녁을 먹었으며, 이날 새벽 침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오전 6시께 지인들이 집을 떠날 때는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이후 아래층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것이다.

사건 직후 소셜미디어에서는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우선 경찰이 사건 발생 약 12시간 만에 ‘형사 범죄 혐의점 없음’이라고 발표하며 조사를 빠르게 종결했다는 점에서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투신 경위에 이상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건 현장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그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창문은 유리창이 완전히 열려 있었지만, 방충망은 거의 닫힌 채로 망가져 있었다. 일부 팬들은 고인이 어떻게 방충망을 뚫고 떨어졌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고인이 추락 전 폭행을 당했다는 폭행설, 중국 연예계의 ‘성 상납·권력형 비리’ 관행을 거부했다는 양심선언설, 생전 라이브 방송 중 죽음을 암시했다는 주장 등이 잇달아 나왔다.

논란을 키운 것은 이러한 의혹 자체보다는 사고 이후 당국의 대처였다.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 위멍룽에 관한 게시글과 댓글이 대거 삭제되고 검열됐기 때문이다. 한 포털에서는 위멍룽 관련 글 수만 개가 삭제됐다는 지적도 있다.

위멍룽은 2013년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으며, 여러 드라마에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그의 웨이보 팔로워 수는 2600만 명에 달한다.

이 사건은 중국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유명인의 죽음이 정부나 특정 세력에 의해 한순간에 지워질 수 있는 통제 사회의 현실을 자각하게 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글로벌 비정부기구 ‘아바즈’(AVAAZ)에서 진행 중인 위멍룽 사망 진상 규명 청원에는 참여자가 28만 명을 넘어섰다.

한 네티즌은 “팔로워가 2천만 명이 넘는 사람도 이렇게 조용히 사라질 수 있다면,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겠느냐”고 탄식했다.

위멍룽의 죽음은 단순한 연예인 사고를 넘어, 중국 사회의 통제와 권력 구조, 표현의 자유 문제를 드러내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