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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급 절반이 감찰 대상…中 공산당, 軍 권력 재편 박차”

2025년 10월 31일 오후 12:41
중국공산당 인민해방군 2014.12.13 | 로이터/연합 중국공산당 인민해방군 2014.12.13 | 로이터/연합

소식통 “부패 혐의 내세웠지만 당에 대한 충성도가 기준”

중국공산당 인민해방군 상장(上將·대장) 다수가 당 중앙군사기율위원회(군기위)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최고지도부에 대한 당의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이번 4중전회에 불참한 현역 상장 가운데 약 40%가 부패 혐의로 군기위 조사를 받고 있다”며 “다수 사건이 군사검찰로 송치될 예정이며, 일부는 이미 군사법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3일 폐막한 중국공산당 제20기 4중전회에 군 소속 위원 다수가 불참한 사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언론인 가오위(高瑜)는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번 4중전회에서 군 장성들의 출석률이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며 “참석 대상이던 군 소속 위원 42명 가운데 27명이 불참해 군 내부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회의에서 14명의 중앙위원과 후보위원이 제명됐지만, 군 소속 위원은 단 한 명도 보충되지 않았다”며 “군 인사가 동결된 것은 파벌 간 권력투쟁이 정리되지 않아 인사 결정이 미뤄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가오위는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중국 반체제 언론인이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당시 ‘경제주간’ 부편집장으로서 유혈 진압 사태를 보도했다가 투옥됐다. 이후 홍콩으로 건너갔으나 1994년 ‘국가기밀 누설’ 혐의로 다시 체포되는 등 여러 차례 옥고를 치렀다.

현재는 베이징에서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면서, 70대의 나이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외부와 교류하고 있다. 2000년 국제언론협회가 선정한 ‘20세기 언론자유 영웅 50인’에 이름을 올리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과 보호 속에서 제한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가오위의 주장은 이후 사실로 확인됐다. 4중전회 폐막 닷새 뒤인 28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중앙군사위원회 제2부주석(군 서열 3위) 허웨이둥(何衛東) 상장을 해임하고, 장성민(張升民) 상장을 후임 부주석으로 임명했다. 현직 군사위 부주석이 해임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장성민은 중앙군사위 산하 군기위 서기이자, 시진핑 국가주석과 대립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군사위 제1부주석(군 서열 2위) 장유샤(張又俠) 측 인사로 분류된다.

익명의 소식통은 “최근 2년간 중국 군 내부에서는 고위층에 대한 감찰이 잦았는데, 이를 주도한 인물이 바로 장성민”이라며 “군사위 조사를 받으면 당장은 징계 없이 풀려나더라도 대부분 지휘권이 축소되거나 조기 퇴역 조치된다. 사실상 숙청이 확정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를 권력투쟁의 징후라기보다 흔들리는 군 통제권을 재정비하려는 당 차원의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베이징의 한 군사 소식통은 “이번 기율 검사는 이전보다 훨씬 전면적이며, 실제로는 부패 여부보다 정치적 충성심이 핵심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달 4중전회 폐막 뒤 열린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군 출신 대표 22명의 자격이 박탈됐다”며 “이번 인사 변동은 특정 계파 숙청이라기보다 최근 군을 둘러싼 파벌 경쟁 속에서 당의 전반적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식통은 “장성들의 비리 정황은 진급 이전부터 대부분 파악돼 있다”며 “그러나 당시에는 문제 삼지 않고 진급을 승인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혐의를 꺼내 숙청 명분으로 활용하는 것이 군기위의 관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