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강원대 공자학원, 국감서 ‘퇴출론’…미 FBI “스파이 기관” 규정

중국 공산당 영향력, 대학 안에 부적절
여야 의원 모두 폐쇄 공감대… 교육부·외교부 협의 촉구
2025년 10월 22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원대학교가 운영 중인 공자학원(孔子学院)이 집중 질의 대상이 됐다. 여야 의원 모두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이 국내 대학에 스며드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폐쇄 검토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공자학원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스파이 기관으로 규정한 곳”이라며 “이런 기관이 강원대 내에서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는 건 국가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어 “2022년 강원대 공자학원에서 연 중국어 손 글씨 대회에서, 마오쩌둥이 홍군의 대장정을 미화한 시를 쓴 작품이 대상작으로 선정됐다”며 “중국 건국 신화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대학이 이런 행사를 주최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자학원은 언어·문화 교류가 아니라 중국의 체제 선전 창구로 전락했다”며 “운영 실태를 철저히 검증하고 필요하다면 퇴출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반장인 조정훈 의원도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이 대학에 들어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교육위의 지적을 검토해 종합감사 전까지 공자학원 폐쇄 여부를 결정하라”고 강원대에 요구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이미 공자학원 퇴출이 확산되고 있다”며 “한국 대학의 교육 중립성과 자율성을 위해서도 폐쇄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도 “전국적으로 약 23~24개의 공자학원이 운영 중인데, 이 문제는 단순히 강원대의 사안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문제”라며 “교육부와 외교부가 협의해 통합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재연 강원대 총장은 “공자학원 설립 취지는 문화 교류였으나 최근 제기된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운영 실태를 전면 점검하고 폐쇄 여부를 포함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 정서와 국제 정세를 함께 고려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공자학원은 2004년 중국 정부 주도로 해외 대학에 설치된 중국어·문화 교육기관이다. 하지만 미국, 영국, 스웨덴,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정치 선전 및 정보 활동 기지로 이용된다는 비판 속에 이미 상당수가 폐쇄됐다.
미국은 2020년 국무부가 공자학원 미국센터를 “중국 정부의 외교사절기관”으로 지정했고, FBI 역시 “공자학원이 미국 대학가에 침투한 정보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현재 국내에는 약 20여 개 대학이 공자학원을 운영 중이며, 강원대 외에도 충남대·부산외대·단국대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 들어 정치적 편향성과 사상 선전 우려가 커지면서, 대학 내 자율성과 국가 정체성을 해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 여야 의원 모두 공자학원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강원대를 시작으로 전국 대학의 공자학원 실태 점검과 국가 차원의 정리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교육기관은 정치적 중립이 생명인데, 특정 국가의 체제 선전 기관이 대학 안에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 차원의 일괄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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