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FBI, 공화당 상원의원 8명 휴대전화 감시…공식 문서로 확인

2025년 10월 08일 오후 2:35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2025년 2월 1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Amir Levy/Getty Images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2025년 2월 1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Amir Levy/Getty Images

최근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이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당시의 ‘아틱 프로스트(Arctic Frost)’ 수사 과정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감시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문서는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이 10월 6일 공개한 것으로, FBI 요원들이 마샤 블랙번, 린지 그레이엄, 빌 해거티, 조시 홀리, 론 존슨, 신시아 루미스, 댄 설리번, 토미 터버빌 등 8명의 상원의원 휴대전화를 감시했다고 명시돼 있다.

요원들은 의원들의 휴대전화로부터 ‘통화 내역(toll records)’이라 불리는 정보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서의 작성일은 2023년 9월 27일로, 이는 특별검사 잭 스미스가 수사했던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배심에 의해 기소된 직후 작성된 문서다.

문서에는 마이크 켈리 하원의원도 감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래슬리 의원은 성명에서 “현재까지의 증거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하에서 아틱 프로스트 수사처럼 정치적으로 무기화된 연방 법집행기관의 행태는 워터게이트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FBI의 이번 행위를 ‘헌법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규정하며, FBI 국장 캐시 파텔에게 관련 인사들을 철저히 문책할 것을 촉구했다.

FBI 공보실은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답변을 제공할 수 없다고 자동 회신했다.

파텔 국장은 10월 7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전 FBI 지도부가 근거 없이 의회 구성원들을 감시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FBI는 관련 직원들을 해고하고, 공직 부패수사팀을 해체했으며, 추가 조치를 위한 내부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FBI는 투명성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팸 본디 법무장관은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아틱 프로스트는 헌법과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한 권력 남용이었다”고 비판했다.

본디 장관은 아틱 프로스트 관련 자료를 의회에 제출하기 위해 기밀 해제를 요청했는지 묻는 질문에 “파텔 국장과 협력 중”이라고 답했으며, “현재로서는 불가피한 사유로 더 이상의 세부 사항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틱 프로스트’ 수사

‘아틱 프로스트’는 2022년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절 개시된 연방 수사 프로젝트의 명칭이다.

이 수사는 2020년 미국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음모 혐의’를 조사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됐다. 당시 관계자들은 “이 음모의 목적은 바이든이 승리하더라도 트럼프를 계속 대통령직에 머물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이메일 등을 포함한 내부 문서를 근거로, 소셜미디어에서 반(反)트럼프 성향을 드러낸 전 FBI 간부 티머시 티보가 이 수사의 핵심 배후였다고 지적했다.

FBI는 이 조사를 미국 우편검사국 등 다른 연방기관과 협력해 진행했으며, 이후 특별검사 잭 스미스에게 수사권이 이관됐다.

스미스는 수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으며, 최종 보고서에서 통화기록을 근거로 “트럼프가 두 명의 상원의원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하고, 공범 중 한 명에게 의회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 인증을 지연시키도록 설득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스미스의 보고서에는 트럼프가 한 익명의 상원의원에게 남긴 음성 메시지 내용도 인용돼 있다. “공화당 여러분, 절차를 조금만 늦춰주길 바랍니다. 그러면 주 의회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혐의들은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모두 취하됐다.

이전에 알려진 바에 따르면, 스콧 페리 하원의원과 트럼프 측 변호인단 역시 ‘아틱 프로스트’ 수사의 일환으로 휴대전화가 압수된 바 있다.

또한 공개된 의회 기록에 따르면 FBI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로 공개된 또 다른 문서에 따르면, 이 수사는 찰리 커크가 이끌던 터닝포인트USA를 비롯한 92개 보수 성향 단체를 감시 대상으로 삼았다.

그래슬리 의원은 지난 9월 청문회에서 이와 관련한 기록을 언급하며 FBI 국장 캐시 파텔에게 질의했고, 파텔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이제 FBI는 더 이상 어느 쪽이든 정치적으로 무기화되지 않을 것입니다.”

감시 대상 의원들 반응

자신들이 감시 대상이 된 사실을 알게 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FBI가 권력을 남용했다며 강한 분노를 표했다.

론 존슨 의원은 X(옛 트위터)에 “우리는 단지 공화당원이라는 이유로 감시당했다”며 “나는 놀랍지 않지만, 모든 미국인이 경악할 만한 사건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저지른 일은 권력의 노골적인 남용이며, 정치적 박해다. 관련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시아 루미스 의원은 “유권자를 대표한다는 이유로 나와 공화당 동료들을 표적으로 삼고 감시한 것은 헌법 위반이자 명백한 독재 행위”라며 “이런 권력 남용이 미국에서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조시 홀리 의원은 10월 7일 팸 본디 법무장관이 참석한 청문회에서, 바이든 행정부 시절 FBI와 법무부가 수행한 다른 감시 행위들을 지적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과 정치적 반대자 기소, 생명 옹호 단체와 신앙인들을 표적 삼은 수사 등은 모두 조 바이든 정부하에서 벌어진 일들”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아래에서 상원의원들이 감시당했고, 전직 대통령과 그의 정치적 경쟁자들이 표적이 되어 기소됐다. 생명을 존중하는 시민들이 감시·기소되고, 가톨릭 신자들도 마찬가지였다. 92개의 보수 단체들이 감시 대상이 되었고, 일부는 기소 가능성이 있는 대상으로 분류돼 조사받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팸 본디 장관은 “그것이야말로 정치적 무기화의 극단적인 형태이며, 트럼프 행정부 아래에서는 그러한 정치적 악용이 종식됐다”고 밝혔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