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무비자 제도 허점 틈탔나…美 이민당국, 사이판 카지노 중국계 재벌 체포

2026년 01월 16일 오후 4:10
미국 성조기와 국토안보부 휘장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AP/연합미국 성조기와 국토안보부 휘장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AP/연합

수십억 달러 걸린 카지노 사업 핵심 인물, 이민법 위반 혐의로 ICE 구금
중국 국적 무비자 입국 유지된 사이판, 자본·인력 유입 통로 논란 재점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사이판에서 카지노 사업을 벌여온 중국계 여성 재벌을 체포했다.

ICE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중국 국적의 추이리제(崔麗傑·68)를 미국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추이는 사이판의 초호화 카지노 개발 사업을 주도했던 핵심 인물이다.

현지 일간지 ‘마리아나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추이는 현재 사이판 수수페에 위치한 교정시설에 수감돼 있다. 북마리아나제도 교정국의 앤서니 토레스 국장은 최리제의 구금 사실을 확인했으나, ICE는 구체적인 체포 경위나 위반 혐의의 성격, 이민법원 심문 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추이는 홍콩에 본사를 둔 카지노 운영사 임페리얼 퍼시픽 인터내셔널의 대주주다. 이 회사는 미국의 비편입 자치령인 북마리아나제도 연방에서 한때 유일한 카지노 면허를 보유해 이름이 알려졌다.

그녀는 아들인 중국 국적 사업가 지샤오보(季曉波)와 함께 마카오 고액 베팅 중개 사업을 통해 자산을 축적한 뒤, 사이판으로 사업 무대를 옮겨 ‘임페리얼 퍼시픽 팰리스’ 카지노와 약 6억 달러(약 8800억원) 규모의 해변 호텔 개발 프로젝트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는 수년간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블룸버그는 2018년 탐사 보도를 통해, 관광비자로 입국한 중국인 노동자들의 불법 고용, 중대한 안전 규정 위반, 현지 공직자와 가족을 상대로 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뇌물 제공 의혹 등을 제기한 바 있다.

이후 2020년에는 임페리얼 퍼시픽 인터내셔널과 카지노·호텔 시공을 맡은 MCC 인터내셔널 사이판 소속 고위 임원 3명이 불법 외국인 노동자 고용과 불법 활동을 조장하기 위한 2400만 달러(약 353억원) 이상의 자금 이전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카지노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020년 3월 문을 닫았으며, 회사는 2024년 4월 19일 미 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당시 보고된 부채 규모는 1억6580만 달러(약 2440억원)를 넘는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민주주의 수호 재단의 클레오 파스칼 연구원은 체포 당일 엑스(X)에 “사이판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중국계 카지노 사업을 이끌어온 핵심 인물 추이리제가 ICE에 체포됐다”며 “중국 국적자들은 여전히 사이판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사이판이 속한 북마리아나제도 연방은 미국 본토와 달리 중국 국적자에 대해 제한적 무비자 입국 제도를 유지해 왔다. 수십억 달러가 오간 대형 프로젝트의 중심 인물이 무비자 제도를 이용해 미국을 오갔다는 점에서, 중국 자본과 인력이 드나드는 ‘뒷문’이 열려 있음을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