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中 비자 면제 중단…“중국인 불법 이민 급증”

소피아 람(Sophia Lam)
2024년 06월 20일 오후 1:40 업데이트: 2024년 06월 20일 오후 1:40

파나마 새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몰리는 틈새 폐쇄” 공언

남미 에콰도르 정부가 중국과의 비자 면제 협정 효력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불법 이민을 목적으로 에콰도르에 입국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에콰도르 외교부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몇 달간 에콰도르에 입국하는 중국인의 수가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에콰도르와 중국이 체결한 상호 비자 면제 협정의 효력을 한시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콰도르는 2016년부터 중국과의 협정에 따라 관광 등의 목적으로 자국에 입국한 중국인에 대해 90일간 무비자로 머물 수 있도록 허용해 왔다.

그런데 최근 중국인 입국자의 약 50%가 출국 기록도 남기지 않고 행방을 감춘 것으로 파악됐다.

에콰도르 당국은 이들이 자국에 불법 체류하거나, 비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미국 등 다른 국가로 떠난 것으로 보고 있다.

미주 대륙 내에서 중국과 비자 면제 협정을 체결한 국가는 에콰도르와 수리남, 단 두 곳뿐이다. 이에 미국으로 떠나려는 중국인들이 에콰도르를 ‘미주 대륙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니스카넨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에콰도르에 입국한 중국인은 4만 8381명이었지만, 그중 2만 4240명만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2만 4141명은 행방이 묘연하다.

미국 국경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은 대부분 에콰도르, 콜롬비아를 거쳐 열대우림 지역인 다리엔 갭(Darien Gap)을 통과해 파나마로 접근한다.

이들이 파나마를 ‘불법 이민 루트’의 중간 거점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달 1일 취임하는 호세 라울 물리노 신임 파나마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들이 이용하는 다리엔 갭 경로를 폐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불법 이민 문제에 단호히 대처할 것임을 분명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된 중국인은 3만 700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김연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