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심층취재] 인도-태평양 휘젓는 中 인민해방군, 중동까지 진출

2025년 09월 10일 오후 9:55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에 걸쳐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수십 년간 전 세계 해상 항로를 지배해 온 미국 주도의 안보 체제에 도전하고 있다.

중국공산당(CCP)은 곳곳에 기지를 건설하고, 외국에서 군항(軍港) 사용권을 확보하며, 여러 나라에 걸쳐 해군 파트너십을 심화시키고 있다. 인민해방군(PLA)은 수시로 중국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

중국공산당이 과시하는 야심은 중국과 그 군사적 강압을 억제하려고 노력하는 각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커다란 도전 과제가 됐다.

중국공산당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어떻게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대만해협 중간선 넘나들기

중국공산당이 인도-태평양 전역에 걸쳐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가까운 곳인 대만해협에서 시작된다.

중국공산당은 수십 년간 대만 영토가 본토의 일부라고 주장해 왔지만, 그들은 대만의 어떤 부분도 통제한 적이 없다. 그들은 최근 몇 년간 공개적 발언을 통해, 그리고 군사 작전을 강화해 대만과 그 주변 영토를 위협하고 침공할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공격성의 핵심 지표 중 하나는 대만해협의 소위 중간선이다. 중국과 대만 사이 해협의 중앙을 따라 대략적으로 그어진 경계선을 말한다.

중간선은 1950년대 미군이 처음 구상한 구속력이 없는 경계선이다. 베이징은 공식적으로 그 존재를 인정한 적이 없다. 역사적으로 중국공산당은 빈번히 전투기를 보내 이 선을 넘나들며 기존 국제 질서에 도전하려는 의지를 부각시켜 왔다.

싱크탱크인 제임스타운 재단이 1월 보고서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인민해방군 부대의 중간선 도발은 953건에서 3070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 공산정권은 2024년 313일 동안 이러한 임무를 수행했으며, 이는 전체 항공 임무의 약 60%를 차지한다.

위험 자문업체 노스 스타 서포트 그룹의 지정학 분석가 샘 케슬러는 중간선을 지우려는 움직임은 오랫동안 유지돼 온 암묵적 경계를 위반하는 것이며, 대만 방공망의 대응 시간을 줄이는 전략을 통해 대만군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군사적 도발 및 침입 증가는 평상시의 일상적 수준을 넘어섰다. 단순히 정치적, 외교적 제스처나 심리전 차원의 기동에 그치는 게 아니다. 인민해방군의 훈련 증가와 군 부대 간 합동 전투 준비, 순찰의 규모 및 빈도는 그들이 실제 전쟁을 위한 전략과 태세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군사 교리가 평시의 일회성 신호 발신보다는 더욱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훈련으로 바뀐 전략적 변화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1차 및 2차 도련선(島鏈線) 돌파

중국공산당이 군사적으로 국제 질서에 도전할 의지와 기술적 역량을 보여주는 또 다른 핵심 지표는 1차 및 2차 도련선을 넘어 대규모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다.

두 도련선은 미국 군사 전략의 핵심이다. 중국의 세력 투사를 저지하고, 최악의 경우 태평양에서 또 다른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전략적 해상 통제선이다.

1차 도련선은 일본에서 대만과 필리핀 북부를 거쳐 보르네오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군도를 통해 뻗어 있다. 이는 중국 연안을 따라 자연적 장벽을 형성한다.

2차 도련선은 더 동쪽에 위치하며 일본의 보닌 제도와 화산 열도, 마리아나 제도(특히 괌), 서부 캐롤라인 제도(야프와 팔라우)를 포함한다. 이는 미국과 동맹국 방어 전략의 확장된 해상 경계선 역할을 하며, 괌은 미국의 최서단 영토이다.


두 도련선을 돌파하는 능력은 중국공산당이 해외에서 미국의 힘에 도전하고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모든 노력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6월 초, 중국공산당은 자국산 항공모함 전단인 랴오닝함과 산둥함 모두를 1차 도련선을 넘어 서태평양에 배치했다. 인민해방군이 이러한 훈련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었다.

두 항공모함 전단 모두 비행 작전, 해상 감시, 대잠수함전 및 모의 공격을 실시했으며, 랴오닝함은 필리핀 동쪽까지 항해했다.

케슬러에 따르면, 항공모함 두 대를 동원한 이러한 작전은 해군 함정을 1차 도련선을 넘어서 지속적으로 배치함으로써 그 존재를 일상화하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은 수년간 원양 진출을 늘려왔다. 베이징은 세력과 영향력을 투사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작전을 펼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호주 일주

베이징은 또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 영토 주변으로 군사적 영향력을 확장했다. 2월과 3월에 중국 해군 기동부대가 호주 전체 일주를 완료했다.

107기동부대라는 명칭의 이 부대에는 인민해방군의 첨단 055형 순양함, 054A형 호위함, 903형 급유함 등으로 편성됐다.

작전은 2월 11일(이하 현지시간) 함정들이 개별적으로 그리고 편대를 이루어 산호해를 통과하면서 시작됐으며, 호주 왕립해군 호위함이 이를 계속 관찰했다. 2월 21일부터 22일까지 기동부대는 국제수역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뉴질랜드도 이 훈련을 감시했다.

2016년 8월 5일 하와이 진주만에서 2016년 환태평양 훈련(RIMPAC) 종료 후 진주만-히컴 합동기지를 떠나는 중국 해군 보급함 903A형 가오유후함(996).│Petty Officer 1st Class Rebecca Wolfbrandt/Public Domain

2월 24일부터 함정들은 태즈매니아를 지나 남쪽으로 항로를 잡았고, 호주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진입했다가 그레이트 오스트레일리안만(灣)으로 이동했다. 3월 초까지 이 함정들은 르윈 곶을 돌아 서해안을 따라 북상했으며, 호주 호위함들이 이들을 추적했다. 3월 7일, 중국 기동부대는 크리스마스 섬 남쪽 420해리 지점에서 포착됐으며 순다 해협으로 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호주 당국이 발표했다.

이번 항해는 인민해방군이 중국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인 장거리 작전이었다.

이 임무는 중국의 합동 항공모함 훈련과 유사한 역할을 했다. 중국의 원해 작전 역량이 확장됐음을 나타내는 신호이자, 동시에 서방 해군이 오랫동안 지배해 온 해역에서 중국의 존재를 일상화하는 훈련이었던 것이다.

중동으로의 진출

중국은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유지하고 있고, 동시에 파키스탄 및 아랍에미리트(UAE)와 비공식적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이 2017년 8월 개설한 지부티 기지는 중국의 공식 확인된 해외 군사기지로서는 유일한 것이다.

이 기지는 항공모함이나 핵잠수함이 정박할 수 있는 약 340m 길이의 부두, 지하 인프라, 병원, 헬리콥터 착륙장, 활주로 등을 갖추고 있으며, 상시 1000명에서 2000명의 인력을 수용한다.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수에즈 운하 같은 전략적 요충지 근처에 위치한 이 기지는 표면적으로는 해적 퇴치와 인도주의적 임무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의 해외 정보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한다.

파키스탄에서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해외항만지주회사(China Overseas Port Holding Co.)가 운영하는 과다르 항구에 중국이 군사적 거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 소재 비영리 탐사보도 매체인 드롭사이트 뉴스(Drop Site News)의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2023년 중국에 이 항구를 군사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그러나 양국 정부 모두 그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이러한 주장들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다.

UAE 내 중국 군사시설의 존재도 마찬가지다. 공개적으로 인정된 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보기관의 평가에 따르면, 중국은 UAE를 포함한 이 지역의 여러 국가에서 향후 물류 또는 군사 인프라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과 UAE는 2023년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했으며, 중국군은 칼리파 항구 내 대규모 선적 시설에 대한 독점 설계권을 35년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노력의 핵심 주체는 중국항만공정회사(China Harbour Engineering Co.)인데, 이 회사는 남중국해에서 중국공산당을 위해 중무장된 인공섬들을 건설한 것으로 인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

케슬러에 따르면, 이러한 항구 프로젝트들은 미국에 심각한 우려 사항이다. 이들이 이 지역 전반에 걸쳐 중국의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증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 항구들은 상업적 목적과 군사적 목적 모두로 활용될 수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미국의 물류와 신속하고 효율적인 병력 이동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실제 군사력을 사용하는 세력과 사이버 공격이나 경제 제재 등을 사용하는 세력 간에 어떤 종류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비대칭 전쟁 상황에서 외교적 딜레마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벵골만 일대에서의 항만 건설

중국공산당은 동남아시아와 인도양 지역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강화시키며, 벵골만 주변의 캄보디아, 스리랑카, 태국, 싱가포르에서 항구 인프라 건설과 해군 주둔을 확대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중국의 리암 해군기지 건설 및 개보수 작업이 주목의 대상이다. 이론적으로는 리암 기지가 캄보디아의 통제하에 있다. 그러나 위성 이미지와 중국군 전용 부두 건설 및 별도의 해안 복합시설 등을 염두에 두면, 리암 기지 북단은 중국 해군에 사실상 할양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또한 스리랑카와 태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왔다. 스리랑카의 항구들에 군사 측량선을 정박시키고, 태국과는 원양(遠洋)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홍콩에 본사를 둔 중국상인항구지주회사(China Merchants Port Holdings)는 스리랑카의 심해 항구인 함반토타 항구를 운영하기 위한 99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명백한 군사 인프라를 건설할 필요 없이 중국공산당은 이 지역의 항구 인프라에 광범위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전반적으로 중국의 개입은 국가별로 다양하며, 캄보디아에서의 인프라 건설부터 스리랑카에서의 상업적∙군사적 이중 용도 활동, 태국과의 합동 훈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케슬러는 이러한 각각의 활동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위상을 제고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캠페인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장기적, 전략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자국 영토와 다른 나라들에서 확보하고 개발한 항구와 조선 능력의 수준을 보면 이것이 드러난다. 중국은 더 큰 해외 또는 원양 군사 작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도-태평양 각지에서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7월 26일 캄보디아 리암 해군기지에서 한 해군 장병이 부두를 경비하고 있다.│ Tang Chhin Sothy/AFP via Getty Images/연합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