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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폐막한 中 4중전회… ‘시진핑 핵심’ 재확인, 권력 균열 징후

2025년 10월 24일 오후 12:23
중국공산당 제20차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 개막 | 신화통신/연합중국공산당 제20차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 개막 | 신화통신/연합

“집중통일 강화” 강조 속 ‘집단지도 복귀’ 해석 나와
시진핑 측근 장성들, 회의 전 숙청…내부 권력암투 노출

중국공산당 제20기 4중전회가 23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회의 후 발표된 회의 결과 공보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여전히 ‘핵심’으로 규정했지만, 내용 곳곳에서 최고 지도부 내부의 긴장과 균열을 시사하는 대목이 포착됐다.

공보는 “당 중앙의 집중적이고 통일적인 영도를 견지하고 강화해야 한다”, “당의 자기혁명으로 사회혁명을 이끈다”는 문구를 반복하며 통제 강화 기조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런 표현이 들어간 것 자체가 시진핑의 권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반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정치권에서 ‘통일적인 영도’란 최고 지도자의 독단이 아니라 지도부 전체의 통일적인 리더십, 즉 집단지도를 의미한다. 이번 공보에서는 시진핑이 핵심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면서도 당의 집단지도체제를 강조해 미묘한 시사점을 남겼다.

공산당이 집단지도체제를 복원하고 있다는 점은 앞서 확인된 바 있다. 앞서 지난 6월 말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는 ‘당 중앙의 정책 결정·심의·조정 기구 업무 규정’을 새로 승인하면서 “중요 사업에 대한 당 중앙의 중앙집권적이고 통일적인 지도력을 강화한다”고 했다.

시진핑은 2012년 중국공산당 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집권한 이후 중앙집권을 강화했고, 2023년 3연임을 확정하면서 공산당 특유의 집단지도체제를 해체하고 사실상 1인 독제 체제를 확정 지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중앙정치국이 통과시킨 새 규정에서는 중앙개혁전면심화지도소조 등 다양한 기구를 통해 정책을 결정하고 심의하도록 명시했고, 이는 중국 전문가들에 의해 집단지도체제 복원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시사평론가 저우샤오후이는 “이번 4중전회가 집단지도 체제로의 복귀 신호를 보냈다”며 “시 주석의 지위가 당장 흔들리지 않더라도, 향후 당 중앙이 단일 권력 구조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굳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보는 또 “전체 당은 ‘두 가지 확립’의 결정적 의미를 깊이 깨닫고, ‘네 가지 의식’을 강화하며, ‘두 가지 수호’를 실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풍랑이 거센 시련 앞에서도 용기 있게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가지 확립’과 ‘두 가지 수호’는 시진핑의 지도와 사상을 당의 중심으로 삼자는 정치 구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당 기관지와 관영매체에서 이 표현이 점차 약화되는 조짐이 나타났고, 최근에는 ‘시진핑 핵심’이라는 표현도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4중전회 개막 직전인 지난 17일, 중국군은 시 주석이 직접 발탁한 상장(대장) 9명을 돌연 제명 조치했다. 이 사건은 군 내부의 ‘시진핑 라인’이 타격을 입은 신호로 해석되며, 시 주석의 권력이 도전에 직면했다는 평가로 이어졌다.

따라서 이번 공보에서 시 주석의 ‘핵심’ 지위가 유지된 것은 일종의 ‘임시 봉합’에 불과하며, 향후 권력 구도는 변동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까지도 제기된다.

중국 현대사에서도 4중전회는 종종 권력투쟁의 분수령이 됐다. 1979년 4중전회에서 화궈펑이 ‘두 가지 노선’을 확정했지만, 이듬해 총리직에서 물러났고 1981년에는 당 주석 자리까지 내놨다. 또 1989년 제13기 4중전회에서는 6·4 톈안먼 시위에 동정적이던 자오쯔양이 해임되고, 장쩌민이 당 총서기직을 승계했다.

이처럼 4중전회는 과거에도 지도부 교체의 신호탄이 된 경우가 적지 않아, 이번에도 시진핑 체제의 향방을 가늠할 중대한 분기점으로 주목된다. 4중전회의 세부적인 논의 결과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이후 추가적인 조치를 통해 어떤 내용이 결정됐는지 추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