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내부 저항 차단? 中 공산당 ‘3인 이상 회식 금지령’ 파장

2025년 06월 09일 오전 10:51

중국 공산당(중공)이 내부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최근 중국 본토 온라인 공간에선 “당국이 공공기관과 국유기업 직원들의 3인 이상 식사 모임을 금지했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현지에선 “체제 내부에서 작은 결사 조직이 생기는 것을 경계하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주말 중국 다수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에는 공무원과 국유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3인 이상 식사 전면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는 취지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7일 소셜미디어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직장 동료끼리의 모임도 허용이 안 된다. 모임을 가지려면 개별적으로 면담하고 신청서에 서명까지 해야 한다”고 적었다.

지식 공유 플랫폼인 ‘즈후’에서도 유사한 제보가 이어졌다. 한 이용자는 “이제는 3인 이상이 모여 식사하면 ‘소규모 집단 형성’으로 간주해 문제 삼는다”며 “가족 중 3명이 모두 체제 내 인물이라도 함께 외식하면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체제 내 인물’이란 공산당원, 공무원, 대기업이나 정부 기관 근무자를 가리킨다. 중국 공산당은 ‘모든 계급을 없앤 평등 사회 건설’을 추구하지만, 여전한 빈부 격차에 ‘체제’라는 새로운 계급이 추가된 셈이다.

해당 게시물에는 실제로 이러한 조치가 실행 중이라는 댓글이 다수 포착됐다.

한 이용자는 “허베이성에서는 3인 이상 모이면 안 되고, 가족 모임도 예외가 아니라는 구두 통보가 내려졌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허베이성의 네티즌은 “한단 지역은 가족 모임은 허용되지만, 가족에 서로 다른 기관 소속 공무원이 있으면 안 된다는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한 연구기관 소속 연구원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야근하다가 같이 밥 먹는 것도 안 된다”며 “주변 식당들은 ‘코로나 3년보다 지금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저장성의 ‘체제 내’ 인물로 추정되는 한 이용자 역시 “우리 지역은 2명이서 밥 먹는 것도 눈치가 보인다”며 “특히 술자리는 금지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국 공산당 당국이 체제 내부에서 소규모 집단이 생기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은 개인 활동은 비교적 넓은 범위까지 용인하지만 집단행동에는 철저하게 대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집단의 기준은 3명 이상이다. 모임의 크기를 줄일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줄인 것이다. 중국 당국은 2020년 코로나 사태 때도 3인 이상 모임을 엄격히 금지했다.

중국 현지의 한 법조계 인사는 미국에 본사를 둔 위성 채널 NTD와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시진핑 집권 이후 퇴행적 정책으로 체제 내 불만도 점점 커지면서, 당국이 내부 반발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 정부 공무원들의 식사 모임까지 통제하는 이번 조치에 관해 “지방 정부의 재정난으로 공무원 수입이 줄고, 여권을 압수해 해외 출국까지 금지하면서 공직 사회에 불만이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불만은 가진 내부 인사’는 최근 중국 공산당에 관한 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주요 표적이기도 하다.

CIA는 지난 2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와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 공산당 간부와 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정보 수집 요원’을 모집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2편으로 제작된 이 영상에서는 공산당 체제에 염증을 느낀 일선 공무원, 고위 간부를 대상으로 “숙청이 두려우면 연락하라”며 다크웹을 통한 접속 방법까지 소개했다.

중국에서는 시진핑 집권 후 당 간부 및 공직자 숙청이 광범위하게 이뤄져 중간 관리계층의 불만이 상당히 누적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