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공산당, 이달 중순 시진핑 거취 논의했다…4중전회 8월 개최 유력”

2025년 05월 24일 오후 6:22

복수의 중국문제 전문가들, 내부 소식통 인용해 일제히 주장
“공산당 중앙정치국 이례적 확대회의…공산당 원로·퇴역 장성 총집결”
“시진핑, 전면 퇴진이냐 부분 퇴진이냐 놓고 격론…4중전회서 표결”
“장유샤 30분 보고, 후진타오·원자바오 재등장…공청단파 재부상 조짐”

중국이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위기에 빠진 가운데,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習近平)의 퇴진설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 당내 고위층 회의에서 시진핑의 거취 문제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가 있었다는 폭로까지 이어지며 중국 정국의 불안정성이 더욱 확대됐다.

중국 공산당 체제 내 인물들과 연계하고 있는 해외 시사평론가 차이션쿤(蔡慎坤)은 지난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4중전회가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다”고 전했다.

원래 2024년 가을로 예정돼 있던 이 회의는 당내 심화된 권력투쟁으로 인해 연기되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션쿤은 이번 회의에서 시진핑의 권한 축소 혹은 퇴진 여부, 고위 인사 개편 문제가 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정치 전문가 왕허(王赫)도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진핑이 퇴진하면 누가 후임이 될지, 앞으로의 노선은 어떻게 될지에 대해 당내 파벌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4중전회 개최 일정이 확정됐다면, 이미 큰 틀이 정해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션쿤은 23일에도 중국 공산당 내부 소식을 전했다. 그는 “지난 14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렸다”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통상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25인의 정치국 위원들로만 구성되며, 폐쇄적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조직에서 외부 인사를 불러 ‘확대회의’를 개최한다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이는 중앙정치국 위원들만으로 감당할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시진핑 1인 독재 체제하에서 중앙정치국이 확대회의를 개최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시진핑의 집권 자체에 거대한 문제점이 생겼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차이션쿤에 따르면 이 회의에는 공산당 원로, 퇴역 군 장성, 전직 상무위원과 고위 간부들이 대거 소집됐으며, 단 하나의 안건만 논의됐다. 바로 시진핑의 거취 문제다. 시진핑의 전면 퇴진이냐, 부분 퇴진이냐를 두고 참가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한 이 회의에서는 최근 군 서열 2인자로 존재감을 드러낸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30분간 보고를 했으며, 시진핑이 직접 발탁한 군 장성들 대부분이 기율 위반으로 숙청된 점이 거론되는 등 시진핑의 퇴진 문제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퇴진이라는 방향성은 이미 정해진 가운데, 시진핑의 체면과 당의 위신을 고려해 전면적으로 퇴진할 것인지, 점진적으로 퇴진할 것인지가 주요 논점이었다는 게 차이션쿤의 설명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총서기도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지난 10년간 오직 단파(團派 ·공산주의청년단 계파)만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지켰다”고 항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진타오는 지난 2022년 10월 시진핑의 3연임을 확정 지은 20차 당대회 폐막식 도중, 시진핑의 지시에 의해 강제로 끌려 나가며 전 세계적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 사건은 중국 공산당의 집단 지도체제를 무너뜨리고 1인 독재 체제를 완성한 시진핑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후 시진핑이 연이은 정책 실패로 중국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고, 미국과 서방으로부터 고립되는 등 외교 재난을 일으키며 내리막길을 걷게 되면서 후진타오의 존재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후진타오가 전임 공산당 총서기로 상징적인 위치에서 회의장 분위기를 ‘제압’했으며, 실질적인 정국 운영은 그의 파트너였던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가 맡았다고 차이션쿤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또한, 오는 4중전회에서 ▲고위직 인사 논의 ▲차기 중앙정치국 위원에 공산주의청년단 계파(공청단파) 비중을 3분의 1로 확대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7인의 상무위원회 재편 ▲시진핑의 권한 축소·분산 추진 등 세부 안건도 논의됐다고 차이션쿤은 덧붙였다.

“군권은 장유샤가 맡고, 후진타오·원자바오 등 원로 3인 과두 체제”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이 확대회의를 개최하고 시진핑의 거취 문제를 본격 논의했다는 주장은 차이션쿤만 제기한 것이 아니다.

전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해군 중령 출신의 평론가 야오청(姚誠)도 20일 자신의 엑스 계정을 통해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중앙정치국 확대회의가 열렸고, 정치국 위원은 물론 당 원로와 고위 간부들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야오청은 차이션쿤만큼 자세한 내용을 전하진 않았으나, “회의 핵심 주제는 시진핑의 전면 퇴진 혹은 부분 퇴진이었다”며 “결론을 내지 못해 4중전회에서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4중전회가 오는 8월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도 부연했다.

정치 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도 별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정치국 확대회의에 거의 모든 최고위층이 참석했고, 오랜 병환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후진타오까지도 참석해 발언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탕징위안은 “이 회의의 목적은 시진핑을 퇴위시킬지, 부분 퇴진시킬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는 데 있었다”며 “지난해 3중전회가 연기되면서 4중전회도 일정이 밀렸지만, 4중전회가 7~8월에 열린다면 이미 일정이 확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은 이미 실권을 잃고 꼭두각시로 전락했다”며 “시진핑이 축출되면 공백이 된 권력을 놓고 암투가 격화될 수 있지만, 그가 남긴 잔해물을 수습하려 나설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탕징위안은 이번 내부 소식 유출에 관해서 “일부 세력이 정보를 흘린 것”이라며 그 의도에 대해 “해외에 소식을 알린 후 이를 역수입해 내부에 퍼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공산당 체제 개혁을 원하는 내부 세력이 있다”고도 했다.

차이션쿤은 올해 2월에도 “시진핑은 이미 실질적인 권력을 상실했으며, 후진타오, 원자바오, 후더핑(胡德平) 등 1942년생 원로 3인이 과도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군권은 장유샤에게 넘어갔고, 시진핑은 명목상의 군사위원회 주석일 뿐”이라고 밝혔다.

시진핑의 독주를 원하지 않는 세력이 원로 3인방을 내세워, 정국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3인 중에서도 후진타오는 일종의 ‘얼굴마담’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면신문 1면 머리기사를 통해 후진타오 시절의 지시 사항인 “과학적 의사결정, 민주적 결정, 법에 따른 결정”을 강조했다. 같은 날 신화통신도 온라인판을 통해 이 기사를 냈다. 이를 두고 “후진타오 복귀” 신호라는 해석이 잇따랐다.

이를 두고 왕허는 “장유샤는 군 경험은 풍부하지만, 당정 경험은 부족하다”며 “당정에 능한 원로들과의 협력 없이는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해, 후진타오-원자바오 계파와 손을 잡고 정치적 연합을 구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탕징위안은 장유샤보다는 원로 세력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장유샤는 군을 대표하는 인물일 뿐, 실질적으로 정국을 좌우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 원로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후진타오는 전 총서기라는 상징성 덕분에 정국 안정의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리창(李强) 총리와 차이치(蔡奇) 상무위원 등 시진핑 측근 인사들도 이미 원로 측에 줄을 섰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 근거로 “공산당의 선전 업무를 총괄하는 것은 차이치다. 그런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에 후진타오 시절 3대 지시가 실린 것은 정치적 의미가 크다”고 했다.

한편, 4중전회 개막 여부나 일정은 아직 중국 공산당 당국에 의해 공식 확인된 바 없다. 그러나 관례상 올해 하반기 개최가 유력한 이 회의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중국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왕허는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 5세대 지도자로서 후계자를 낙점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의 실각은 단순히 최고 권력자의 교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초래한 근본인 ‘공산당 체제’ 자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