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공 ‘초한전’ 대해부 시리즈] ② ‘붉은 트로이 목마’, 미국을 파괴하다(상)

편집부
2025년 07월 07일 오후 5:10
세계무역기구(WTO) 청사 | 연합세계무역기구(WTO) 청사 | 연합

중국 공산당(중공)에 있어 경제 체제는 사실 전시 체제이자 초한전(超限戰)을 위한 거대한 군수 공장이다. 중공은 여느 국가와 달리 자국의 모든 자원을 통제하고 배분하는데, 그 목적은 자유 민주 진영을 상대로 전쟁을 수행하고 승리하는 것이다.

중공의 대외 무역은 기본적으로 상호 호혜적인 공정 무역이 아니라 상대방의 경제 시스템을 파괴가 목표다. 중공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유·무형의 장벽 설치, 정부 보조금 지급 등 규정 위반을 일삼으며 서방의 자유 시장 경제 체제를 파괴하려 했다.

개발도상국 입장에서의 빠르게 성장하는 차원이 아니라, 처음부터 기존 세계 질서의 파괴가 목적이었다. 일대일로 프로젝트 역시 참여국을 ‘채무 함정’에 몰아넣고 글로벌 핵심 전략 자산을 통제하려는 일종의 전쟁 행위다.


경제 분야 초한전의 시작… WTO 가입

중국은 2001년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이에 앞서 1999년 11월 미국과 WTO 가입 협상을 마무리 지었는데, 당시 중공 측 협상 대표 룽융투(龍永圖)의 회고록에 따르면 처음부터 협정 내용을 지킬 생각이 없었다.

그는 주룽지(朱鎔基) 총리가 “장쩌민(江澤民) 총서기의 승인을 받은 사안”이라며 “일단 가입하고 나면 협정을 지킬지 안 지킬지는 우리 마음”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모든 규칙에는 허점이 있다”며 철저히 연구해 찾아내도록 지시했다고 했다.

중공은 WTO 가입 조건으로 관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했다. 그로 인해 농산물 시장에서 개방에 따른 충격을 감당해야 했지만 일부 품목에서는 5년간의 관세 유예 기간을 부여받아 자국 산업을 보호할 수 있었다.

대다수 WTO 가입국은 규정을 준수하며 질서 있는 무역을 진행했지만, 중공은 규정을 위반하고 보이지 않는 장벽을 설치해 자국 시장에 들어오는 미국 상품에 대응했다. 미국의 경쟁력 있는 제품들은 중국 시장에 들어오지 못하거나 높은 관세가 적용됐고, 중국은 미국 시장에서 마음껏 자국 제품을 유통시킬 수 있었다.

미국의 대표적 상품인 할리우드 영화 등 문화 상품은 까다로운 심사에 발목이 잡혔다. 의약품, 자동차와 금융 상품도 관세와 여러 절차상의 문제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현 엑스), 인스타그램 등은 금지됐다.

이러한 불공정 무역 행위는 장쩌민 시대부터 시작돼 시진핑(習近平) 시대에 이르기까지, 정권이 바뀌는 동안에도 계속 이어졌다.

미국은 공산주의 체제의 완화를 노리고 중공의 WTO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거대한 중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야욕도 있었다. 그러나 중공의 WTO 가입 10년 후에야 미국은 중공이 협정을 이행하거나 국제 규범을 지킬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공에 있어 WTO 가입은 서방의 앞선 기술을 훔치고 정부 보조금 지급과 저가 덤핑을 통해 상대국의 산업을 파괴할 기회일 뿐이었다.

결국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에 이르러서야, 미국은 중공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선포하고 진정한 시장 경제 국가를 만들도록 요구하게 됐다.

민주당 정치인들은 공화당 트럼프 행정부의 많은 정책에 찬성하지 않았으나, 중공의 WTO 가입이 재앙이라는 점만은 시인했다.

중공의 WTO 가입 20주년이었던 2021년 12월 11일,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20년 전, 중국에 WTO 회원국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세계는 중국에 백지수표를 주었지만, 중국은 시장과의 약속을 어기고 미국 노동자들을 기만하는 동시에 자국 노동자들을 착취했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날 미국과 다른 주요 서방 강대국은 중국이 WTO 가입 이후 20년간 많은 분야에서 협정을 이행한 적이 없다는 공통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많은 미국의 정치인과 언론이 중국이 규범을 어기며 WTO 체제를 망가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비춰 볼 때, WTO 가입은 자유 시장 경제 체제에 진입하려는 중공의 붉은 트로이 목마 역할을 한 셈이다. 목마를 성벽 안으로 끌어들인 미국은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미국, 제조업 공동화…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

글로벌화의 물결 속에서, 철강, 알루미늄, 희귀 금속 제련, 전자 제조업, 첨단 기계 제조, 태양광 패널, 배터리 저장 장비,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 수많은 전략 산업을 포함한 대량의 미국 제조업이 중국으로 이전되기 시작했다.

이는 미국 제조업의 쇠퇴, 경제 둔화, 기술 혁신 제한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국가 안보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2018년 1월 10일, 업계 인사와 무역 변호사로 구성된 활동 조직 ‘차이나 트레이드 태스크포스(China Trade Taskforce)’는 워싱턴에서 세미나를 개최하여 미국 알루미늄 산업의 비참한 상황과 미국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알루미늄 생산업체 센추리 알루미늄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블레스는 세미나에서 “미국 알루미늄 산업은 지금 비탄에 잠겨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는 2000년까지 23개의 알루미늄 제련소가 있었지만 지금은 5개에 불과하며,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센추리 알루미늄을 포함해 2곳뿐이라고 했다.

반면,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정권의 지원하에 국유기업 주도의 전략적 확장을 추진한 결과 당시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56%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미나 참가자 미 육군 예비역 준장 존 애덤스에 따르면 알루미늄은 F/A-18과 F-35 전투기, 해안경비대 선박을 포함한 군사 장비와 다리, 도로, 전력망 등 핵심 인프라에도 널리 사용되는 전략적 소재다.

그는 “알루미늄 산업이 국방 산업에 매우 중요하지만, 미국의 알루미늄 공급망이 중국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 국가 안보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가 2020년 1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공은 저가 덤핑을 통해 수많은 미국 기업을 파산시켰다. 또한 다수 미국 기업이 저비용 국가(주로 중국)로 사업을 이전하면서, 2001년부터 2018년 사이 미국에서는 제조업체 9만 곳, 37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EPI 선임 경제학자이자 무역 및 제조업 연구 책임자인 로버트 스콧은 이날 화상으로 참석해 “우리는 한때 이 공장들에서 일했던 숙련공 전체 세대를 잃었다”며 “이는 미국 주류 사회와 미국 전역의 지역 사회에 파괴적”이라고 평가했다.

맥킨지 컨설팅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미국의 조선 생산량은 85% 이상 감소했으며, 대형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미국 조선소의 수도 80% 이상 줄었다. 미국의 선박 생산 능력 하락은 군수 공급망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이 보고서는 중공이 미국이 포기한 조선업에서 큰 이득을 얻었으며, 이 분야에서 확장을 통해 막대한 상업적, 군사적 우위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상업용 선박의 53% 이상과 해상 컨테이너의 85%를 생산하고 있다. 2024년 중공 국유기업 한 곳이 생산한 상업용 선박 규모(톤수)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80년간 건조한 선박 규모 총합을 넘어섰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 무역대표는 올해 3월 19일,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무역 전쟁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개인용 컴퓨터를 발명했지만, 지금은 거의 컴퓨터를 생산하지 않는다. 미국은 반도체를 발명했지만, 지금 미국은 전 세계 총량의 8%만을 생산한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한때 희토류 원소, 태양광 패널, 원자력 등 모든 분야를 주도했지만, 미국은 현재 이 모든 분야에서 선두 자리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경쟁에서 물러났다”며 제조업 분야에서의 위기를 진단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올해 6월 4일, 미 싱크탱크 ‘아메리카 퍼스트 컴퍼스(America First Compass)’ 연례 행사 연설에서 “(공산) 중국이 지난 25~30년간 해온 일은 시장을 독점하는 것이며, 이는 순수한 자유 기업 관점에 대한 진정한 도전이다”라고 지적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은 돈을 벌 목적이 아닌 국가와 경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중공이 수익성이 아닌 시장 독점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 발언이었다. 중공은 특정 분야에서 유일한 생산 국가가 되려고 한다. 그 이후에는 얼마든지 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루비오 장관은 또한 미국 제조업 쇠퇴를 가져온 글로벌화의 두 가지 맹점을 지적했다. 하나는 냉전 승리 후 공산주의 위협이 끝났으므로 전 세계가 점진적으로 민주주의 체제와 자유 시장 경제를 실현하리라는 믿음이었다. 다른 하나는 국가의 경계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어디서 물건을 생산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적인 곳에서 생산하는 일이라고 여긴 것이다.

이 두 가지는 경제 글로벌화의 핵심 개념이다. 그러나 중공의 붉은 트로이 목마는 한국, 일본, 멕시코, 캐나다, 인도, 베트남 같은 국가들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과 무역에서 큰 흑자를 얻었으나 정상적인 국가 체제, 경제 체제에 속한다. 미국은 정상적인 무역 정책으로 이들 국가와의 관계를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중공은 미국의 국력을 소진시키고 산업 기반을 무너뜨리려 시도했다. 중공은 “사회주의 시장 경제”를 실험하는 것처럼 위장했을 뿐 실제로는 글로벌화의 추세 속에서 미국을 상대로 경제 초한전을 벌여 왔다.

연재 순서
태생적으로 사악한 유전자
② ‘붉은 트로이 목마’, 미국을 파괴하다(상, 하)
③ ‘붉은 특전대’의 글로벌 공작
④ 미국 사회를 꿰뚫는 ‘붉은 대리인’
⑤ 신앙과의 전면전: 신과 악마의 대결
⑥ 초한전에 맞서는 전략은 무엇인가
(추가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