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장에 장기이식 병원 6곳 신설 계획 발표…강제 장기적출 의혹 증폭

기존 3곳에 추가…5년만에 3배로 계획
英 일간지 “신장 위구르족·파룬궁 수련생, 강제 장기적출 피해자”
중국 당국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대규모 장기이식 병원 신설 계획을 밝혀, 강제 장기적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3일(현지 시각) 국제 인권 단체 ‘중국 내 장기이식 남용 종식을 위한 국제연합(ETAC)’ 자료를 인용, 중국 공산당 정부가 2030년까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장기이식 시설을 갖춘 의학 센터 6곳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기존 장기이식 병원 3곳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신장 지역에는 5년 안에 장기이식 병원이 총 9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신설될 6곳 중 4곳은 신장 최대 도시인 우루무치에 집중된다.
신설될 병원은 장기이식 수술에 특화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초 작성된 중국 공산당 신장 위생 건강 위원회의 초안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체 장기이식 병원 설치 계획(2024~2030년)’에 따르면, 사업 목표는 “위생(의료) 자원 배치 최적화, 인체 장기이식 서비스 능력 및 자원 이용 효율 증진”이다.
이 계획안에서는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자격을 갖춘 의사만 이식 수술을 집도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심장·폐·간·신장·췌장 등 장기별로 전문 이식 병원을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지역민을 대상으로 장기 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 운동 전개도 약속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 향상보다 장기이식 수술 강화에만 집중한 이번 계획은 신장 지역의 여러 요건을 고려하면 순수한 의료 정책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중국 인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20년 중국 정부 인구 조사에 따르면, 신장의 전체 인구는 2600만 명이다. 당국은 현재 신장 지역의 장기이식 병원이 3곳에 그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주장했으나, 경제 성장률에서 앞선 구이저우성(인구 3900만 명) 전체에서 장기이식 병원은 3곳이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당국은 이번 계획안에서 신설될 병원에 장기를 제공할 공급망 정비를 이미 완료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계획안에서는 “2018년 신장 자치구에 2개의 ‘인체 장기 획득 조직’을 설립했다”며 공급망 중복을 피하고 신속한 장기 운송을 위해 각 조직을 신장 자치구 인민병원과 신장 의과대학 제1부속병원 관할에 뒀다고 밝혔다.
이는 계획안이 장기 공급보다는 수요를 해소할 의료 시설 확충에 초점 맞춰졌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신장 위구르 지역에 수십만 명의 위구르족 무슬림을 가둔 수용 시설이 있다는 점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텔레그래프는 이번 위구르 지역 장기이식 전문 시설 확충이 강제 장기적출이라는 인권 탄압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제 장기적출은 대상자의 자발적 동의 없이 강제로 장기를 적출해 살해하는 살인 범죄다.
중국 공산당 당국은 중국에서의 장기이식은 기부에 동의한 자발적 기증자들로부터 공급받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과거 사형수의 동의를 거쳐, 사형 집행 후 장기를 적출하는 관행이 있었으나 국제적 비판이 일자 2015년부터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19년 영국 황실 칙선 변호사 제프리 니스 경을 의장으로 한 런던의 독립 시민 법정 ‘중국 재판소(차이나 트리뷰널)’는 당시 1년에 걸친 조사와 증거 검토 끝에 중국에서 강제 장기적출은 여전히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주된 피해자가 위구르족 무슬림과 파룬궁 수련자들이라고 판단했다.
호주에 본부를 둔 ETAC 자문 위원회 위원장 웬디 로저스는 중국에서 ‘자발적 장기 기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로저스 위원장은 중국 공산당의 신장 지역 이식 병원 신설 계획에 관해 ‘강제 수용소에서 적출한 장기를 중국 각지로 운송하는 것보다 이식 희망자를 ‘원산지’로 데려와 수술시키는 것이 비용과 시간 면에서 효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위구르족 무슬림은 금주를 하기 때문에 장기가 건강하고, 파룬궁 수련자들 역시 평소 수련으로 건강을 관리하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이들을 ‘이상적인 장기 공급원’으로 여기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위구르족 무슬림들은 신장 지역의 강제 수용소가 장기이식 수술을 위한 인체 장기 공급처로 운영되고 있다는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위구르족 인권 단체에 따르면, 우루무치 출신 위구르족 주므렛 다우트는 파키스탄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2018년 강제 수용소에 갇혔는데 10일에 한 번씩 채혈 검사를 받았고 매일 밤 누군가 끌려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수용소가 일종의 장기 은행으로 운영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2017년 대만을 방문한 영국 위구르 협회 대표인 외과의사 안와르 토티 보그다는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채혈 검사가 진행됐는데 이는 장기적출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이었다고 주장했다.
보그다 대표는 중국에서 강제 장기적출이 1990년대 초반부터 소수 민족을 대상으로 이뤄졌는데 1995년에는 자신이 직접 사형수 장기적출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이에 대한 반성을 계기로 중국 공산당의 범죄를 폭로하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파룬궁 탄압이 본격화된) 1999년부터는 강제 장기적출이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한 박해 수단으로 활용됐다”며 “중국 공산당의 통치를 직접 겪지 않는 사람들은 그 잔혹성을 전해 듣고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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