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열린 세계이식학회(WTC) 계기로 드러난 中 장기적출 실태

장기 이식 분야의 세계 최대 규모 국제학술대회인 세계이식학술대회(World Transplant Congress, WTC)가 8월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개막해 6일까지 열린다. 대회 개막에 때맞춰 행사장에서 약 1마일(약 1.6km) 떨어진 곳에서는 장기 이식의 그늘진 이면을 알리기 위한 또 다른 집회가 열렸다.
파룬궁(法輪功) 혹은 파룬따파(法輪大法)로 불리는 고대 중국 수련법 수련자들이 8월 2일 학회장에서 1마일 남짓 거리에 있는 해리 브리지스 플라자에 모여 시위를 벌인 것이다.
이날 시위는 중국 공산당(CCP) 정권이 전국적인 장기 적출 산업을 운영하며, 이른바 ‘양심수’들을 살해해 그들의 장기를 이익을 위해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1999년 이후 중국에서 심각한 박해를 받아온 파룬궁은 이 범죄의 주요 희생자 집단으로 지목되고 있다.

2025년 8월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 외부에 모인 파룬궁(法輪功) 수련자들. ⎟ Gary Wang/The Epoch Times
“우리는 지난 26년간 100만 명이 넘는 파룬궁 수련자가 장기를 적출당해 살해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발언은 ‘강제 장기적출 반대 의사연대(DAFOH)’의 의료이사 겸 창립자인 토르스텐 트레이가 집회에서 밝힌 내용이다.
트레이 이사는 이번 사건의 규모가 나치 독일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그의 뒤에는 “공산당의 나치식 잔학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중국에서의 강제 장기 적출은 (나치의) 가스실과 동일한 수준이다. 파룬궁 수련자들을 살해함으로써 그들이 증언하거나 발언하거나, 믿는 바를 공유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중국에서 벌어지는 강제 장기 적출에 대해 인지하거나 알고 있는 이식 의사는 겨우 몇 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강제 장기적출 반대 의사연대(DAFOH)’의 의료이사 겸 창립자인 토르스텐 트레이가 8월 2일 샌프란시스코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Lear Zhou/The Epoch Times
그가 발언하는 동안 또 다른 파룬궁 수련자들이 모스코니 센터 밖에 모여 배너를 들고 WTC에 참석한 약 5000명의 의사, 과학자, 의료 종사자들에게 전단을 나눠줬다.
2006년 초 에포크타임스는 ‘애니’란 가명을 사용하는 내부 고발자-중국 신경외과 의사의 전 부인이 중국 랴오닝성 수자툰에 있는 강제 수용소와 유사한 시설에 “자발적이지 않은 생체 장기 기증자들이 존재한다”고 말한 내용을 단독 보도했다. 이들 기증자는 파룬궁 수련자들이었다.
2006년 7월 두 명의 캐나다인 변호사 데이비드 킬고어와 데이비드 메이터스가 독립 보고서를 통해, 주로 생존한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장기 적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킬고어는 전직 국무장관이기도 하다.
희생자들은 주로 1999년 시작된 중국 당국의 박해에 항의해 베이징에서 시위를 벌인 파룬궁 수련자들이었다.

퇴직 교수 쉬리퉁이 8월 2일 열린 샌프란시스코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Lear Zhou/The Epoch Times
퇴직한 교수 쉬리퉁(82세)은 2001년 새해 무렵 베이징의 스징산(石景山)에서 며칠간 구금됐다. 쉬리퉁에 따르면 그녀와 함께 있었던 여성 파룬궁 수련자 8명은 잔혹한 고문을 당한 뒤 강제로 혈액 검사와 신체 검사를 받아야 했다.
한 경찰관은 쉬리퉁에게 신원을 밝히지 않으면 먼 곳으로 보내져 가족과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고 협박했다.
쉬리퉁은 2012년 미국에서 망명을 신청했다.
희생자가 될 수 있는 대상은 베이징 지역 수련자들에서 중국 전역에 수감된 수련자들로 빠르게 확대됐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출신의 파룬궁 수련자 몇 명은 이날 집회에서 구금 생활 중 의심스러운 혈액 검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증언했다.
뤼지엔화는 2000년 10월부터 시작된 5년간의 수감 기간 중 여러 차례 강제 혈액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뤼지엔화는 집회에서 “한번은 정말 무서웠다. 혈액 검사를 받으러 갈 때 경호원들이 총을 들고 지키고 있었고, 모두에게서 커다란 튜브 두 개 용량의 혈액을 뽑았다”고 증언했다.
그녀는 감옥에서 풀려난 후 공산 중국을 탈출해 2006년 태국에 있는 유엔 난민기구(UNHCR)의 도움으로 미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뤼지엔화는 미국에 오기 전까지 중국에서 강제 장기 적출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알지 못했다.
또 다른 사례로 쉬두오는 2016년 4월 자택에서 체포된 후 다음 날 강제 혈액 검사를 받았다. 쉬두오는 현지 경찰에게 자신이 장기 적출 희생자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쉬두오는 2017년 미국에 도착해 망명을 허가받았다.
신경과 의사이자 DAFOH의 부의료이사인 알리 센츄리언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비윤리적인 장기 적출이 중국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센츄리언 부이사는 “몇 년 전만 해도 영어, 아랍어, 러시아어로 장기를 광고하는 웹사이트들이 있었고 1~2주 내에 장기를 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늘날에도 이렇게 짧은 기간 내에 장기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센추리온 부이사는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와 형제가 각각 미국과 스페인에서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대기 기간이 보통 3년에서 5년이라고 말했다.
유일한 합리적인 설명은 중국에 장기 ‘기증자’라고 불리는 매우 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강제 장기적출 반대 의사연대(DAFOH)’의 부의료이사 알리 센추리온이 8월 2일 샌프란시스코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Lear Zhou/The Epoch Times
‘DAFOH 부스’ 거부당해
의료계와 사회에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장기 적출에 관한 객관적인 사실’을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 DAFOH는 2006년 3월 설립됐다.
그러나 이 단체의 부스 신청은 WTC 공동 주최 측인 이식학회(TTS), 미국이식학회(AST), 미국이식외과학회(ASTS)에 의해 처음으로 거부됐다.
DAFOH는 자신들의 신청이 거부된 사실을 X(구 트위터)에 게시하며 WTC 측이 “다른 방향을 선택하기로 했다”는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이 사유를 WTC 참석자들과 공유했을 때 많은 이들이 말문이 막히거나 충격을 받았다”며 “의학은 열린 토론 위에서 발전한다”고 게시글은 덧붙였다.
트레이 이사는 “이번 조치들이 의료 검열의 일환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주최 기관의 지도부가, 참석한 다른 의사들이 강제 장기 적출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DAFOH 회원들은 대회장 밖 자유 발언 부스에서 참석한 의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매우 힘든 싸움이며 놀랍게도 우리가 마주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의료계, 특히 이식 분야 커뮤니티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트레이 이사는 말했다.

‘강제 장기적출 반대 의사연대(DAFOH)’의 알리 센투리온 부의료이사(왼쪽)가 8월 4일 WTC 대회장 밖에서 참석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 Gary Wang/The Epoch Times
센투리온 부이사는 “이러한 범죄가 벌어졌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듣고 보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지금 우리는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센투리온 부이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대만, 스페인, 영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가 강제 장기 적출을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미국에서도 ‘강제 장기적출 중단법안(Stop Forced Organ Harvesting Act)’과 ‘파룬궁 보호법안(Falun Gong Protection Act)’ 등 두 개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센투리온 부이사는 “미국도 이러한 학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리라 매우 기대하고 있다”며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고, 많은 노력이 이어지며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중국 정부는 여전히 이를 숨기고 있으며 부인하고 있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이 문제를 드러내야 한다”며 “충분히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알게 되면 이러한 잔혹 행위를 끝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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