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아버지 장기가 중국에서 도난당했다”…시진핑–푸틴 ‘핫 마이크’, 새로운 상처 드러내다

2025년 09월 10일 오후 9:02
2015년 11월 1일 미국 뉴욕시에서 파룬궁 수련자였던 아버지 장시칭이 중국에서 장기적출의 희생자이자 박해 끝에 사망했다고 의심하는 딸 장리가 부친의 사진을 들고 있다. ⎟ The Epoch Times2015년 11월 1일 미국 뉴욕시에서 파룬궁 수련자였던 아버지 장시칭이 중국에서 장기적출의 희생자이자 박해 끝에 사망했다고 의심하는 딸 장리가 부친의 사진을 들고 있다. ⎟ The Epoch Times

당시 19세였던 한유는 경찰로 가득 찬 방에 들어서자마자 슬픔과 충격에 휩싸였다.

방 한가운데에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건강했던 아버지의 시신이 놓여 있었다. 아버지는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뒤 숨진 상태였다.

시신에 화장(化粧)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고통의 흔적은 분명했다. 왼쪽 눈 아래 피부가 일부 벗겨져 있었고 턱 주변에는 멍이 남아 있었다. 목 아래로는 검은 실밥이 이어져 있었다.

한유가 아버지의 옷 단추를 풀어 절개 부위가 얼마나 깊은지 확인하려 하자 경찰들은 소리를 지르며 그녀를 밀어냈다.

몇몇 다른 친척들이 간신히 아버지의 셔츠를 들어 올렸고 절개 부위가 복부까지 이어져 있음을 확인했다. 그들은 배를 눌러보았다. 장기는 없었다. 차가운 얼음뿐이었다.

그들은 장기를 어디로 가져간 것일까?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習近平)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기 이식과 장수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 ‘핫 마이크’ 장면을 보면서 다시금 공포를 느꼈다.

시진핑은 지난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기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서 러시아어 통역을 통해 “예전에는 사람들의 수명이 70세에 이르기 힘들었지만 요즘은 70세에도 아직 어린아이와 같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어 통역을 통해 이렇게 답했다.

“생명공학이 발전하면 인간의 장기를 계속 이식할 수 있어 점점 젊어질 수 있으며, 어쩌면 불멸도 가능해질 것이다.”

2025년 9월 3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좌측에서 두 번째),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파키스탄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함께 일본 패전 80주년 및 제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 앞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을 걷고 있다. ⎟ Alexander Kazakov/Pool/AFP via Getty Images

시진핑은 라이브 스트리밍 음성이 사라지기 직전 이렇게 말했다.

“예측으로는 이번 세기에 150세까지 살 가능성이 있다.”

국제 조사기관인 ‘차이나 트리뷴(China Tribunal)’ 등은 이미 수년 전 중국 정권이 강제 장기 적출이란 피비린내 나는 거래에 관여하고 있으며 양심적 수감자를 장기 수요에 맞춰 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표적이 된 사람은 대부분 진선인(眞·善·忍)의 원칙에 따라 영적 수련을 하는 파룬궁(法輪功) 수련자들로, 한 가족과 같은 사람들이다. 파룬따파(法輪大法)로도 불리는 파룬궁은 1990년대 중국에서 7000만~1억 명이 수련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그로 인해 1999년 이후 공산당 정권으로부터 줄곧 박해를 받아왔다.

아버지의 장기를 당국에 강제로 빼앗긴 상황에서, 중국 최고 지도자가 장기를 지속적으로 교체하는 문제를 언급하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고 소름이 끼쳤다고 한유는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그녀는 이 발언은 장기가 풍부하게 대기 중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말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내 아버지처럼 목숨을 잃는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파룬궁(法輪功)을 수련한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박해를 받아 사망한 한중칭의 딸 한유가 2025년 9월 7일 미국 뉴욕시의 한 거리에 서 있다. ⎥ Samira Bouaou/The Epoch Times

“그는 살아 있다”

불법적인 장기 적출은 1990년대 중국에서도 이미 만연했다. 중국 당국의 묵인 아래 의사들은 처형된 수감자의 장기를 수술용으로 적출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파룬궁에 대한 전국적인 박해가 시작되면서 이 산업은 급격히 확장됐다.

1998년부터 이 문제를 꾸준히 경고해 온 미국 공화당의 크리스 스미스(뉴저지) 하원의원은 중국에서 장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유독 짧아 전 세계 환자들을 끌어들였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수년간 장기 기증 시스템이 없었고 2015년 국제적 압력으로 시스템이 도입된 이후에도 연구자들은 중국 장기 기증 데이터에 조작 흔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스미스 의원은 에포크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 가면) 일주일 만에 장기를 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장기 수용자의 항원과 모든 조건이 맞는 사람을 찾아 죽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거부 반응이 없거나 훨씬 적어진다. 나치 독일 외에는 이런 사례를 본 적이 없는데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나치와 같은 상황이다.”

미 연방 하원 중국문제위원회 공동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의원(공화당‧뉴저지)이 2025년 5월 7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원을 통과한 ‘강제 장기 적출 중단법(Stop Forced Organ Harvesting Act)’과 관련한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Madalina Vasiliu/The Epoch Times

한유는 아버지를 중국 당국에 빼앗기고 장기까지 도난당한 실상을 에포크타임스에 증언한 두 여성 중 한 명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놀라울 만큼 유사하다. 가족의 갑작스러운 죽음, 대규모 경찰 개입, 시신에 남은 뚜렷한 상흔, 서둘러 진행된 화장, 그리고 진실을 묻는 유족에게 돌아온 철저한 침묵.

장리의 아버지는 2009년 1월 중국 서남부 충칭시의 한 노동교양소에서 면회를 허가받은 지 불과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당시 그는 신앙을 이유로 1년형을 살던 중이었으며 형기를 절반쯤 마친 상태였다. 면회 자리에서 그는 아내가 오지 않은 것이 아내에게 새로 8년형이 선고됐기 때문이란 사실을 듣고 통곡했다.

교도관들은 몇 시간이나 기다리게 한 뒤에야 유족을 장례식장으로 데려갔다. 그곳에서 영안실 직원은 일련의 규칙을 하달하듯 말했다. 휴대전화, 카메라, 기타 통신·촬영 장비는 금지, 면회 시간은 단 5분뿐이라는 것이었다. 장리는 아버지 사건과 관련해 잘못된 점을 시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진정서에 이러한 상황을 기록했고 이를 에포크타임스와 공유했다.

영안실 냉동고에서 시신을 꺼내는 순간, 가족들은 급히 달려갔다. 아버지의 얼굴과 가슴, 다리는 만져보니 아직 따뜻했다.

“아버지는 죽지 않았어. 아직 살아 있어!” 장리의 언니가 소리쳤다.

당황한 20여 명의 교도관과 경찰은 가족들을 거칠게 밀어내며 쫓아냈고, 그 과정에서 장리는 손바닥을 베였다. 한 여성이 “병원에서 이미 사망진단서를 발급했다”고 말한 것으로 장리는 기억했다.

당국이 내놓은 공식 설명은 ‘급성 심장마비’였다. 그러나 장리 가족 누구도 이를 믿지 않았다. 유족 동의 없이 진행된 부검에서는 갈비뼈 세 대가 부러진 사실이 드러났는데 당국은 이를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생긴 손상이라고 주장했다.

충칭시 검찰 관계자 한 명은 아버지의 장기가 의료 표본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그들이 장기를 가져갔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하든, 그 장기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우리가 알 수 있겠는가?” 장리는 에포크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너무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한유가 2025년 9월 7일 뉴욕시에서 아버지 한준칭의 사진을 들고 있다. 그녀는 파룬궁 수련자인 아버지가 중국에서 박해를 받고 강제 장기적출을 당해 사망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 Samira Bouaou/The Epoch Times

“그들의 자비에 맡겨져”

한유의 아버지는 2004년 사망했다. 오랫동안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이해하려 애썼다. 아버지를 꿈에서 자주 보았고, 울면서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2006년, 에포크타임스는 여러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중국 내 강제 장기 적출 문제를 최초로 폭로했다. 증언자 중에는 중국 동북부 한 병원에서 일했던 여성이 있었는데, 그녀는 외과 의사인 자신의 남편이 파룬궁 수련자들의 각막을 적출했다고 밝혔다.

한유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1년 뒤였다.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강제 장기 적출을 다룬 게시물을 발견한 것이다. 그녀는 글을 읽으며 온몸이 떨렸다고 회상했다. 아버지와 그의 몸에 남은 절개 자국을 떠올리자 눈물이 쏟아졌다.

그날 밤 그녀는 몇 시간 동안 울다 지쳐 쓰러졌다고 에포크타임스에 말했다.

중국에서 유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장리는 6년 동안 아버지 사건에 대한 정의를 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중국 정권의 보복뿐이었다.

장리는 직장을 잃었다. 가족이 보상 합의를 완강히 거부하자 베이징 최고 지도부에까지 상소를 이어가던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체포, 구타, 그리고 끊임없는 경찰의 괴롭힘이었다.

두 명의 변호사와 만나던 중 20여 명의 경찰이 들이닥쳐 변호사들을 제압한 뒤 파출소로 끌고 가 수갑을 채우고 고문과 심문을 가했다. 한 변호사는 손목이 베이고 고막에 피가 고인 채 나왔는데, 이는 반복적으로 뺨을 맞은 결과였다. 또 다른 변호사는 금속 우리에 갇혀 손이 머리 위로 높이 묶인 채 부어오르고 감각이 마비될 때까지 방치됐다고 변호사들이 에포크타임스에 증언했다.

“마치 우리의 삶이 그들의 자비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 인생을 스스로 통제할 수조차 없다.” 장리는 이렇게 말했다.

1997년 중국에서 촬영된 장리 가족의 사진. ⎜ Courtesy of Jiang Li

세계에 던져진 질문

시진핑과 푸틴 사이의 무방비 발언은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고, 다시금 장기 적출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는 중국 정권에겐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해 수십억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 세계로 생중계된 이 장면은 이후 강력한 검열이 가해진 중국 인터넷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한 해외 소셜미디어 사용자는 ‘장수(長壽)’라는 단어조차 중국 본토로 전송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변호사를 통해 로이터통신의 해당 발언 영상 접근 권한을 철회했다.

CCTV는 로이터가 합의된 범위를 넘어 사용했으며 “사실을 명백히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이 장면을 삭제한 것은 두려움의 표현이라고 장리는 말했다.

“무슨 왜곡인가? 그들의 입에서 직접 나온 말인데. 강제 장기 적출은 실제로 존재한다.”

장리가 2025년 9월 7일 뉴욕시에서 아버지 장시칭의 사진을 들고 있다. 그녀는 파룬궁 수련자인 아버지가 중국에서 박해를 받고 강제 장기적출을 당해 사망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Samira Bouaou/The Epoch Times

그 대화와 이를 계기로 불거진 국제적 주목은 두 딸에게 마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한다.

그녀들은 두 사람의 발언 속에는 인간 생명에 대한 무관심과 더 나아가 중국 공산당 통치 아래 살아가는 사람들의 연약함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폭로는 장리에게 다른 희망을 주었다.

“운명적인 느낌이다.” 그녀는 말했다.

수년 동안 그녀는 한 여성으로서 정치 권력에 맞서며 무력감을 느껴왔다. 그러나 이번 일이 전 세계가 강제 장기 적출 문제를 인식하게 만드는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이어 그녀는 “선량한 사람들이 이 소식을 접하면, 아마 행동에 나설 때라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연 사람들은 계속 ‘잠자는 상태’로 있을 것인가, 아니면 함께 일어나 이를 막을 것인가?

※ 중국 정치, 기술, 비즈니스를 다루는 팟캐스트 ‘China Watch’를 청취해보라.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