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베이다이허 회의 종료…리창 공개 행보, 시진핑은 잠잠

2025년 08월 20일 오후 12:35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공산당 인민해방군 소속 경호원이 경비를 서고 있다. | Guang Niu/Getty Images)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공산당 인민해방군 소속 경호원이 경비를 서고 있다. | Guang Niu/Getty Images)

中 비공개 ‘베이다이허 회의’ 종료… 리창은 연일 공개 활동
시진핑 ‘건강 이상설’ 재점화… “정치적 격변 신호” 분석도

중국 정국의 향방이 여전히 각계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4중전회(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를 앞두고 중난하이(中南海·중국 공산당 지도부) 내부에서 다양한 ‘풍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지도부 단체 여름 휴가 겸 비공개 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이후 국무원 부총리 리창이 연이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업무 복귀를 알린 반면,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시진핑은 장기간 모습이 보이지 않아 각종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은 이달 초부터 집단적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는 베이징에서 가장 가까운 해안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며 당 원로들과 함께 비공개 회의를 겸하는 시기다.

회의 종료 후 리창 총리는 활발히 공개 활동에 나섰다.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생태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18일 국무원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두드러지는 것은 시진핑 총서기의 행보다. 그는 지난달 24일 유럽연합(EU) 정상들과의 회동, 25일 주중 대사 신임장 접수 외 지금까지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중앙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기는 했지만, 이 소식을 전한 관영 언론들은 영상 없이 서면 보도만 냈다.

8월 들어 외국 정상과의 전화 통화나 조례 서명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나, 그의 모습이 영상에 비친 적은 없다.

이달 16일 인민일보는 시진핑의 기고문과 대사 임면 소식을 보도했고, 17일과 18일에는 각각 시진핑의 논평집 출간을 알렸다. 19일에도 ‘전염병 방역법’ 공포 소식을 전했으나 영상이나 현장 사진 없이 문자로만 작성한 기사였다.

중국에서 최고 지도자의 근황을 영상이나 현장 사진으로 전하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행위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이후 시진핑은 20일 넘도록 직접 얼굴을 보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 불거졌다. 미국에 거주하는 상하이 기업인 후리런(胡力任)은 16일 자신의 채널 ‘진실 중국’에서 “14일 상하이의 최고 의료진 3명이 베이징 301병원으로 급파돼 시 주석을 진료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최고급 병원인 301병원은 중국 공산당 최고위층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후리런은 “이 같은 초고위급 의료 동원은 단순한 건강검진이 아니라 권력 핵심을 뒤흔들 수 있는 돌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시진핑의 건강 이상설은 과거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2년 집권 전에는 간종양 수술설, 이후 췌장암 투병설이 돌았다. 지난해 7월에는 3중전회 도중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소문도 퍼졌다. 이번에도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사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시진핑이 301병원에 입원한 것이 사실이라면, 질병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상황에 따른 일종의 연금 상태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모종의 논의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30일 “중국(공산당) 원로들이 시진핑 주석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보도했다.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잇단 풍문은 시 주석 집권 체제의 불투명성과 변화 열망을 드러내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중국 고위 인사들의 ‘실종설’도 잇따라 나오면서 중국의 정치적 변동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중 성향의 해외 인사들은 8월 들어 ▷왕리샤(王莉霞) 내몽골자치구 정부 주석 ▷위웨이궈(于偉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 ▷류젠차오(劉建超) 대외연락부장 등이 조사·연행됐다는 소식을 연달아 전했다. 대외연락부 수장인 류 부장이 7월 말 해외 순방 직후 당국 조사를 받았다는 보도는 외신에도 실렸다.

중국 당국은 이들 인사 관련 소문에 대해 어떠한 확인이나 부인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