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홍콩, 反中 언론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유죄 판결

2025년 12월 15일 오후 3:47
2020년 9월 18일 홍콩 西구룡 치안법원 밖에 서 있는 지미 라이. │ Sung Pi-lung/The Epoch Times2020년 9월 18일 홍콩 西구룡 치안법원 밖에 서 있는 지미 라이. │ Sung Pi-lung/The Epoch Times

홍콩에서 중국 공산정권을 직설적으로 비판하던 전직 신문 발행인인 지미 라이가 국가보안법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사건은 홍콩이 지속적으로 자유를 침식하는 가운데 국제적 관심을 끌어 왔다.

현재 폐간된 민주주의 성향 신문 애플데일리(빈과일보) 창간자인 라이(78)는 12월 15일(이하 현지시간) 홍콩 당국이 제시한 세 가지 혐의 모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중국 국가보안법상 ‘외국 세력과의 결탁 공모’ 2건과 식민지 시대 선동법상 ‘선동’ 1건이다.

세 가지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 온 라이는 추후 선고를 받을 예정이다. 그는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라이는 2020년 8월 체포됐으며 2020년 12월 기소된 이후 1800일 이상 수감돼 있는 중이다.

그의 재판은 156일간 진행됐으며, 이 기간 동안 전 세계 의원들과 인권 단체들이 반복적으로 그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에 라이의 사건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감옥에서 라이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어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기존의 당뇨병, 심장 질환, 고혈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그의 변호사들과 가족은 라이의 당뇨병에 대한 전문적 치료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의 아들 세바스찬 라이는 아버지의 상태가 눈에 띄게 악화됐으며, 상당한 체중 감소와 기력 저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세바스찬은 지난 5년간 라이가 독방에 수감돼 있으며, 햇빛과 신선한 공기를 접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유죄 판결은 즉각 국제적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CECC)는 성명에서 “지미 라이는 언론 활동을 했을 뿐인데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가졌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회는 “이번 판결을 통해 홍콩이 베네수엘라나 미얀마와 같은 비율로 정치범을 자의적으로 구금하고 있다는 슬픈 사실을 상기하게 되었다. 홍콩이 한때 자랑하던 법치 시스템이 사라졌다는 것은 이제 부인할 수 없다. 라이는 애초에 체포되지 말았어야 했으며, 이제 무조건 석방돼 가족과 재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 사무총장 티보 브뤼탱은 성명을 통해 이번 유죄 판결이 “날조된 국가보안 혐의에 근거한 불법적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불법적 판결은 홍콩 영토 내 언론 자유가 우려스럽게 악화되었음을 보여줄 뿐이다. 착각하지 마라. 재판을 받은 것은 개인이 아니라 언론의 자유 그 자체이며, 이 판결로 그것이 산산조각 났다”고 규탄하며, “민주주의 국가들은 이제 행동해야 하며, 신속히 행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라이는 감옥에서 죽을 것이고, 그들은 중국 공산정권이 권위주의 모델을 확산하고 국제법을 위반해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 아시아태평양 국장 베 리 이도 그의 즉각 석방을 촉구하며, 그가 열악한 건강 상태 때문에 수감 중 사망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베 국장은 “이 가짜 유죄 판결은 수치스러운 박해 행위다. 이번 판결은 홍콩의 헌법인 기본법에 의해 보호받아야 할 언론의 자유를 홍콩이 전적으로 유린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지미 라이의 유일한 범죄는 신문을 운영하고 민주주의를 옹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이의 곤경은 최근 CECC 보고서에서도 강조됐다. 보고서는 그의 법률팀을 인용해 라이가 독방에 수감돼 “하루 23시간 이상을 감방에서 보내고 독립적인 의료 치료를 박탈당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에 미국 법률인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Hong Kong Human Rights and Democracy Act)과 홍콩 자치법(Hong Kong Autonomy Act)에 따라 “홍콩의 자치와 기본적 자유를 체계적으로 침식”한 책임을 물어 홍콩 정부 관리, 검사, 판사, 경찰, 관련 기관에 제재를 부과할 것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또한 미국 의회에 홍콩 사법 제재법(Hong Kong Judicial Sanctions Act) 통과를 촉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법은 “민주주의, 인권, 적법절차를 훼손하는 책임이 있는 관리들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를 의무화”할 것이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