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中 사상 최대 무역 흑자 이면의 어두운 그림자
2025년 12월 9일 중국 장쑤성 동부 난징의 한 항구에서 화물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수출을 기다리고 있다. | AFP via Getty Images/연합 중국이 수출 및 무역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25년 첫 11개월 동안 중국 제품의 해외 판매액은 3조4000억 달러(약 5000조원)를 넘어섰다. 수입 대비 수출 누적 흑자는 1조800억 달러(약 1600조원)에 달했다.
이러한 기록적인 수치에 주목한 언론들은 극찬을 쏟아냈다. 통상 언론의 소란 속에서도 침착한 목소리를 내는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수치들이 중국의 “지배력”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화려한 숫자의 이면에는 중국 경제에 내재한 심각한 문제가 있으며, 그리 먼 미래가 아닌 시점에 겉으로 드러날 것이다.
주목할 점은 미국이 중국산 제품의 수입을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러한 기록을 달성했다는 사실이다. 수년간, 도널드 트럼프가 퇴임한 기간에도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과의 무역을 억제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취해 왔다. 트럼프가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몇 달간 미국 정부는 이러한 무역 장벽을 더욱 강화해 관세를 극적으로 인상하고, 중국 선박에 특별 항만 수수료를 부과하며, 중국의 미국 제품 및 시장 접근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추가했다.
유럽연합도 트럼프보다는 덜 강경하지만 비슷한 조치를 취해 중국산 전기차에 가파른 관세를 부과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유럽 대륙의 산업 및 혁신 모델’을 보호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마크롱은 양국 간 무역이 균형을 향해 나아가지 않으면 중국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기까지 했다.
중국의 무역 실적이 아무리 인상적으로 보여도, 미국과 유럽의 적대적 조치가 중국의 수출 엔진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11월 수치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거의 30%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대유럽 수출은 올해 초 급증했는데, 이는 주로 중국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대미 수출에서 초점을 유럽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중반부터 유럽의 저항이 먹혀들기 시작했다. 10월 중국의 대유럽 수출은 5월보다 11.3% 감소했으며, 작년 같은 시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그토록 많은 언론의 열광을 불러일으킨 기록은 전적으로 중국이 흔히 ‘글로벌 사우스’라고 불리는 지역, 즉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시장, 아시아 기타 지역, 인도, 중동,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시장으로 극적으로 방향을 전환한 결과다.
중국의 수출은 이 모든 지역에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ASEAN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해 총 530억 달러(약 78조원)를 넘어섰는데, 이는 대미 중국 수출의 1.5배이자 대유럽 수출보다 20% 더 높은 수치다. ASEAN과 기타 지역으로의 수출이 미국과 유럽에서 잃은 것을 보상하고도 남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중국의 2025년식의 해법은 지속 불가능할 것으로 드러날 것이다. 중국의 방향 전환으로 인한 초기 판매 급증은 해마다 반복될 수 없다. 글로벌 사우스가 낙관적인 성장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이들 경제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합친 것을 대체하기엔 여전히 너무 작다.
게다가 이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과 유럽처럼 중국 제품의 홍수에 저항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개발도상국들은 자체 생산 능력 확대를 원하는데, 중국 제품의 지속적인 범람이 이를 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 더 많이 의존할수록 그러한 저항은 더욱 커질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는 이미 중국산 수입이 급증하는 동안 대중(對中) 판매가 줄어든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 인도의 대중 무역 적자는 현 회계연도에 약 1000억 달러(약 150조원)로 확대됐는데, 이는 작년 850억 달러(약 124조원)에서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도 중국 제품의 홍수에 대해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다.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올해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는 중국이 내수 성장 동력을 개발하는 데 실패했음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서방 시장을 잃어가면서 베이징은 내수 경제로 전환해야 했다. 중국 소비자와 민간 기업 투자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고 공언해 왔던 만큼, 이를 더 강화했어야 했다. 하지만 베이징이 그러한 목표에 대해 립서비스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는 그러한 전환을 이루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
물론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기타 국내 경제 문제들이 내수 기반 성장으로의 전환을 어렵게 만들었지만, 베이징 스스로 인정하듯이 그것은 필수적이다. 이러한 실패로 중국은 여전히 수출 의존적이며, 따라서 해외 상황에 취약하다. 이는 글로벌 사우스가 유럽과 미국처럼 중국산 제품의 홍수로 인해 자국 경제가 입는 피해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게 될 때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그렇게 될 것이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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