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의 대일 압박은 악화되는 사회∙경제적 불안정을 감추려는 자충수”

2025년 12월 14일 오후 5:05
2025년 10월 28일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 Andrew Caballero-Reynolds/AFP/연합2025년 10월 28일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 Andrew Caballero-Reynolds/AFP/연합

베이징이 “대만 유사시 개입하겠다”고 발언한 일본 총리에 대한 협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격이 오히려 일본이 국방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워싱턴과의 안보 유대를 심화하도록 밀어붙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지통신 보도에 따르면,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12월 10일(이하 현지시간) 베이징이 군사훈련 개시를 통보하면서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장관의 발언에 앞서 12월 6일 중국 항모 랴오닝호에서 출격한 중국 전투기들이 오키나와 인근에서 일본 항공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준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 행동을 “극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기동은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발언에 대응한 베이징의 최근 공격적 회색지대 전술 중 하나이다. 중국은 자국에서 진행 또는 계획 중이던 여러 일본 문화행사를 갑작스럽게 취소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등 양국 간 마찰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계산된 벼랑끝 전술

대만 단장(淡江)대학교 외교국제관계학과 부교수 정친모는 이러한 작전들이 오키나와의 지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을 증폭시키면서 오키나와에 대한 일본의 주권에 도전하는 계산된 움직임이며, 동시에 중국공산당에게 있어 이 지역이 갖는 높은 전략적 중요성을 알리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오키나와는 일본과 대만 사이의 중요한 접점이며, 대만에서 1시간 미만의 비행거리에 있는 주요 미군 공군기지가 위치하고 있다. 즉 베이징이 이 전략적 위치를 잠식하는 것은 미일 동맹을 시험하는 직접적인 도발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공산정권이 미군 주둔에 대한 현지의 불만을 이용해 오키나와와 도쿄 사이의 분열을 심화시키고 일본 정부에 강력한 정치적 압력을 가하려 한다며, 이는 공산당이 심화되는 국내 위기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고안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공산당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붕괴가 임박했거나, 적어도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내부 권력 투쟁으로 고위 장교들에 대한 숙청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오키나와에 대한 회색지대 작전을 수행하는 것은 국내 민족주의 정서를 외부로 발산하고 관심을 돌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정 교수의 분석이다.

하와이 소재 글로벌위험완화재단(Global Risk Mitigation Foundation) 북아시아 국장 로버트 엘드리지는 베이징의 “발포 직전까지 가는” 벼랑끝 전술이 일본 다카이치 정부의 균형을 무너뜨리려는 의도적인 전략적 도박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만과 관련해서뿐 아니라 이제 센카쿠 열도와 오키나와에 대해서도 중국은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고, 그렇게 하면서 자국에 유리하게 현상(status quo)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2025년 10월 29일 도쿄 일본 방위성에서 회담을 앞두고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 Takashi Aoyama/POOL/AFP via Getty Images/연합

경제∙군사적 강압

엘드리지는 베이징의 행보가 확대 일로를 걸으며 위험한 길로 갈 수밖에 없다며, 그 행동의 범위가 “무제한”이고 경제적 강압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이징은 일본 내에 약 100만 명의 중국인이 살고 있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이용해 혼란을 일으킬 것이다. 다른 형태로도 경제전쟁을 도발할 텐데,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특히 농산물과 수산물을 차단하고, 중국에서 일본으로의 수출을 제한해 일본 경제, 특히 제조업의 공급망을 교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은 무역 교란을 넘어 오키나와의 위상과 관련된 법률전을 의도적 전략으로 사용하며, 일본의 방어적 태세를 왜곡하고, 센카쿠 열도를 중심으로 영토 경계를 훼손하는 등 전방위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다.

앨드리지는 “베이징은 오키나와에 독립운동이 있다고 주장하며 일본 영토의 정당성을 떨어뜨리려 하고 있다. 일본의 오키나와 영유권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지전이며, 분명히 회색지대 전술”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대일 압박 캠페인은 러시아와의 합동 군사작전으로 확대됐다. 12월 9일 중국과 러시아는 일본 주변에서 합동 폭격기 초계비행을 실시했으며, 중국 H-6 폭격기 2대가 동중국해에서 핵 탑재가 가능한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와 합류했다. 분석가들은 이것이 앞으로 더 큰 확대를 예고하는 신호라고 말한다.

정 교수는 베이징이 회색지대 공격을 계속 강화할 것이며, 일본에 대한 봉쇄식 포위로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2022년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이 그 주변에서 시행한 대규모 군사훈련과 유사하다.

정 교수는 “중국은 도쿄를 위협하기 위해 일본 영해를 따라 군사 자산을 배치할 가능성이 크며, 당시의 협박 모델을 활용할 것이다. 나는 중국이 전쟁을 피하기 위해 자제할 것이라고 믿지만, 그들은 이러한 포위 훈련을 이용해 도발 기회를 찾고 일본을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역효과

베이징의 도발적 행태는 워싱턴의 비난을 불러왔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2월 9일 중국의 행동이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일 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단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니혼대학 국제관계학부 교수 마쓰모토 사호는 베이징이 국제사회, 특히 글로벌 사우스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에 매우 민감하며 지역 안정 교란세력으로 낙인찍히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이번 사건을 이용해 문제를 일으키고 안정을 교란하는 쪽은 우리가 아니라 중국임을 보여줄 수 있다. 우리 일본은 인도태평양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베이징의 행동이 의도치 않게 미일 안보동맹을 강화하고 일본의 국방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렇게 분석했다.

“가장 구체적인 예는 12월 10일 미일 합동 공중훈련이다. 이는 지난주 중국이 역내 군사훈련을 시작한 이후 미군이 처음으로 군사적 존재를 과시한 것이다. 나아가, 일본은 전통적인 전수방위 제약을 넘어설 수도 있다. 중국공산당이 역내 군사적 위협을 고조시킬수록 미국과 일본의 군사 배치 강화를 더욱 촉진할 것이다.”

엘드리지는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중국과의 전면적이고 전략적인 단절을 주장했다. 그는 자유 세계가 베이징의 글로벌 야망에 동력을 제공하는 경제적 토대를 적극적으로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적 확장 능력을 차단해야 한다. 경제 확장이 정치적, 외교적, 군사적 확장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칭했는데, 중국공산당은 현대판 악의 제국이다. 중국공산당은 파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