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 일중 갈등 속 시진핑·다카이치와 연쇄 통화

2025년 11월 25일 오후 6:45
미중일 정상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카이치 일본 총리 | 타스·AP·EPA/연합뉴스미중일 정상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다카이치 일본 총리 | 타스·AP·EPA/연합뉴스

대만 둘러싼 양국 대치…트럼프, 갈등 확산 차단 시도 관측
시진핑 대만 강조·다카이치 비공개·트럼프 침묵

일본과 중국 간 갈등이 대만 문제를 계기로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 연쇄 통화를 진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 나라 공식 발표에서는 일중 갈등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통화 시점과 중국의 보도 태도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한 사태 확산을 억제하려는 조정 역할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시진핑 주석과 약 한 시간 통화하며 내년 방중 일정과 미·중 현안을 논의했다. 중국 측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대만의 중국 귀속이 “2차대전 이후 국제질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SNS 메시지에는 대만 언급이 없었지만, 중국이 이를 적극 부각한 것은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견제하기 위한 메시지라는 평가가 많다.

이번 통화를 시진핑 주석이 먼저 요청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 전문 분석가 앤디 로스먼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을 활용해 일본의 발언 수위를 낮추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최근 일본 정부의 대만 관련 강경 발언에 중국이 즉각 반발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중 통화 내용과 최근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만 문제나 일중 갈등을 언급했는지에 대해서는 “외교상 상세 언급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중국이 대만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강조한 것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을 전략적 선택으로 본다. 내년 방중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 환경을 고려하는 동시에, 일본이 미국의 핵심 동맹이라는 점에서 어느 한편을 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갈등의 확산을 막는 선에서 균형을 유지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일중 갈등이 장기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미·일·중 정상의 이번 연쇄 통화는 동북아 정세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신호로 평가된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조정자 역할을 시도할지 여부는 향후 역내 전략 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