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우크라 전쟁 종전 조건 28개 조항 제안…뭐가 들었나?
2025년 10월 17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Tom Brenner/AFP via Getty Images/연합 미국 트럼프 정부는 11월 20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 계획을 추진해 왔다고 확인했다. 이 성명은 유출된 제안에 대한 수많은 언론 보도가 확산되는 가운데 발표되었다.
AP통신을 포함한 여러 매체가 이후 워싱턴이 키이우와 모스크바 간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 위해 제안한 조치를 자세히 설명하는 계획 초안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계획에 뭐가 담겼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계획은 스티브 위트코프 평화 임무 특사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초안을 작성했으며, 이들이 지난 한 달간 “조용히” 작업을 해왔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계획은 28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으며, 영토, 군사, 향후 국제 관계, 전후 재건 자금, 내부 정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처음 세 항목은 우크라이나의 주권, 러시아∙우크라이나∙유럽 간 체결될 포괄적 불가침 협정과 러시아가 이웃 국가 침공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나토 확대 종료를 확인한다.
그러나 가장 논란을 불러일으킨 부분은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루한스크, 도네츠크 지역을 러시아에 양도하고, 헤르손과 자포리자는 현 전선을 따라 동결된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을 사실상 인정함을 의미한다.
이 계획은 또한 우크라이나가 헌법에 나토에 가입하지 않을 것을 명시하고, 나토는 규약에 우크라이나가 향후 가입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포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키이우는 가입 요건을 충족할 경우 여전히 유럽연합(EU)에 가입할 기회를 갖게 된다.
이 두 가지 사항은 우크라이나와 수많은 나토 회원국이 지금까지 표명해 온 목표와 정반대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의 규모를 60만 명으로 제한하고 러시아가 G8에 재가입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반응했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월 21일 국민 연설에서 “지금은 우리 역사상 가장 어려운 순간 중 하나다. 지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은 가장 무겁다. 지금 우크라이나는 매우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수 있다. 존엄성을 잃거나 주요 파트너를 잃을 위험을 감수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28개의 어려운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극도로 혹독한 겨울, 지금까지 중 가장 혹독한 겨울과 추가 위험을 감수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자유도 존엄성도 정의도 없는 삶”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모든 파트너들과 침착하게 협력”하고 “건설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은 이 계획을 옹호했으며, 익명의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 계획이 젤렌스키의 측근인 루스템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회의 사무총장과 협의 후 작성됐다고 밝혔다. 당국자들은 우메로프가 계획의 “대부분”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메로프는 11월 21일 자신은 이 계획이나 조건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며 그럴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에 “나는 어떤 항목에 대해서도 평가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더욱이 승인도 하지 않았다. 이것은 내 권한 범위가 아니며 절차와도 맞지 않는다”고 썼다.
또한 올렉시 곤차렌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미국이 키이우가 11월 27일까지 계획에 서명하지 않으면 무기 공급과 정보 공유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곤차렌코는 로이터 기사에 대해 텔레그램에 “이것이 실제로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썼다.
유럽은 어떻게 반응했나?
이날 오전 젤렌스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미국의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X에 “우리는 미국 측이 준비한 문서를 검토 중이다. 이것은 진정하고 존엄한 평화를 보장하는 계획이어야 한다”고 썼다.
통화 후 스타머는 우크라이나가 자국 문제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1월 21일 남아프리카에서 영국 방송사 스카이뉴스에 “우크라이나에 관한 모든 문제는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츠는 우크라이나가 독일, 프랑스, 영국을 믿어도 좋다고 말하며, X에 이들 세 나라와 키이우가 “유럽, 미국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고, 우크라이나의 주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환영한다”고 썼다.
그는 “현재의 전선이 모든 협상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정책 고위대표는 브뤼셀과 키이우 모두 러시아의 침략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칼라스는 “지금은 모두에게 매우 위험한 순간”이라며, “우리 모두 이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지만, 어떻게 끝나는지가 중요하다. 러시아는 자신이 침공한 국가로부터 어떠한 양보도 받을 법적 권리가 전혀 없으며, 궁극적으로 모든 합의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어떻게 반응했나?
한편 모스크바는 11월 21일 젤렌스키가 미국의 계획에 대한 협상에 동의했다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아니다, 우리는 공식적으로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우리는 몇 가지 새로운 내용들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이러한 항목들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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