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선거 승리하려면 중도로 복귀해야” 주장에 내분
2024년 8월 19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민주당-뉴욕)이 무대에서 연설하고 있다. │ Alex Wong/Getty Images 민주당 전략 그룹 웰컴(Welcome)의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은 2012년 이후 급격한 좌경화를 겪었으며 연방 선거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중도로 복귀해야 한다.
이 보고서의 조사 결과는 민주당이 2024년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가 일자리, 이민, 치안 문제에 대한 관심을 버리고 사회적 이슈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일부 민주당원들의 견해에 사실적 근거를 제공한다.
보고서는 민주당이 전국적 우위를 되찾으려면 극단적인 진보 입장을 완화하고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민생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의 조사 결과가 대체로 정확하긴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하게 작성된 입장문보다 대담하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민주당을 되살리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좌경화
보고서 저자들은 민주당의 좌경화를 세 가지 방식으로 입증했다.
첫째, 2013년부터 2024년까지 6차례의 의회 회기 동안 진보 입법에 대한 민주당의 지지가 극적으로 증가했다.
예를 들어, 2015년에 발의되어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평등법은 2023년 민주당 의원의 99%가 공동 발의했으며, 아프리카계 미국인 배상 제안법에 대한 민주당의 지지율은 1%에서 57%로 상승했다.
둘째, 당 강령 문서에 사용된 키워드를 분석해 보면, 해당 기간 동안 당의 메시지도 변화했다.
남성(men)에 대한 언급은 51% 감소했고 아버지(fathers)는 완전히 사라졌다. 책임(responsibility)은 83% 덜 언급됐으며, 중산층과 감세에 대한 언급은 3분의 2 이상, 경제는 절반 감소했다.
동시에 백인, 흑인, 라티노, 라티나, LGBT 및 관련 용어, 혐오(hate)라는 단어의 언급은 1000% 이상 증가했다. 총기, 재생산(reproductive), 형평성(equity)이라는 단어의 언급은 700% 이상 증가했다.
셋째, 민주당이 지나치게 진보적이라는 유권자들의 인식은 47%에서 54%로 상승했다.
변화를 위한 처방
보고서는 “다시 승리하려면 민주당은 현실감각이 없는 기부자들, 동떨어진 당 엘리트들, 대선 후보로서 지속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는 민주당 정치인들보다 유권자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비용 절감,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사회 안전망 확대에 집중하고, 이민, 치안, 에너지 생산, 일부 정체성 이슈 같은 주제에서 입장을 온건하게 바꿔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조사 결과는 빌 클린턴의 1992년 대선 승리를 설계하고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유명한 문구를 만든 제임스 카빌의 환영을 받았다.
카빌은 이 분석을 “상식”이라고 평가했다.
2020년 바이든 캠페인 매니저였던 그레그 슐츠는 “인기 없는 정책을 내세우고 유권자들의 최우선 과제를 무시하면 재앙적인 선거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저명한 민주당원들은 수개월 동안 유사한 전략을 실행해 왔으며, 일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강령을 온건화하고 주로 경제 문제로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2028년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지난 3월 보수 성향 논객 고(故) 찰리 커크를 첫 팟캐스트 게스트로 초청했다.
뉴섬은 남성의 여성 스포츠 경기 참여에 대해 “이것은 공정성의 문제다. 매우 불공정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시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도 2024년 선거 이후 더 중도적인 노선을 채택했다.
그녀는 4월 연설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미국 산업의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하게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대로 미국 제조업의 ‘황금기’를 열어가자”고 말했다.
엇갈린 반응
일반 국민들에게 중요한 이슈에 집중하는 것은 좋지만,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미시간대학교 정치학 교수 켄 콜만은 말했다. 그는 강령이 정당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가 바꾼다고 믿는다.
콜만은 에포크타임스에 “매력적인 후보자, 유능한 선거 운동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화당이 트럼프를 내세워 선거에서 승리한 사실을 언급하며 “포퓰리즘 이슈가 먼저 나온 것이 아니다. 매력적인 후보가 이런 종류의 메시지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인디애나대학교 인디애나폴리스 캠퍼스 정치학과장 애런 듀소는 이 보고서가 민주당에게 반복적인 실패를 가져올 것이라고 혹평했다.
듀소는 에포크타임스에 “이것은 30년 동안 민주당을 운영해 온 진영에서 나온 보고서”라며, “그들은 본질적으로 ‘좌로 가지 말라’는 주장을 또다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듀소에 따르면, 이러한 처방은 1990년대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효과적이지 않았다. 그는 현시점에서는 민주당이 자신들과 공화당 사이의 명확한 차이를 제시하고 이를 끊임없이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민주당-뉴욕) 같은 진보 의원들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들의 집회는 지속적으로 많은 군중을 끌어모은다. 듀소는 “그들은 무엇이 효과가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본 기사 발행 시점까지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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