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화재 2년 전 예언 영상 뒤늦게 확산, 시민들 “예견 가능했던 人災”
홍콩 웡푹코트 아파트 화재 | NTD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 여론…당국, 70대 체포하며 ‘안정’ 조치
콩 타이포 지역 웡푹코트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최소 160명이 숨진 가운데, 2년 전 영국의 예언가로 불리는 크레이그 해밀턴-파커가 “홍콩 고층 건물 화재를 보았다”고 언급한 영상이 뒤늦게 재확산되고 있다.
시민사회와 온라인에서는 “예언 적중이 아니라 예견 가능했던 사고”라며 충분히 통제 가능한 위험 요소들을 방치해 참사로 키운 당국의 무책임과 사후 책임 떠넘기기에 초점 맞춰 반응했다.
논란이 된 영상은 2023년 11월 3일 공개됐다. 파커는 당시 “홍콩의 매우 높은 건물 여러 동이 불타고 있다”며 “한두 채가 아니라 여러 동이 동시에 불타고 있고, 방화처럼 보이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 배후에는 정치적 의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이 영상을 다시 게시하며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매우 끔찍한 일”이라고 밝혔다.
약 2시간 26분 분량의 이 영상에서는 2024년 이후 세계 정세 전반을 장시간에 걸쳐 폭넓게 전망했다. 트럼프가 승리한 미국 대선 결과, 세계 경제 침체, 사회·법제 변화, 중국의 격변 가능성, 새로운 영적 각성 등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포괄적 예측을 제시했다. 홍콩 화재는 그중 하나였다.
이에 홍콩 화재 예언 역시 구체적 사건을 짚어냈다기보다 세계 전반적 불안과 격변 가능성을 암시한 장면 중 하나로 풀이되고 있다.
웡푹코트는 7개 동의 고층 아파트로 구성된 대규모 단지로, 불길은 짧은 시간에 여러 동으로 번졌다. 홍콩 정부는 사망자를 최소 160명으로 공식 발표했으나, 외부에서는 실제 피해 규모가 이보다 더 클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건 초기 당국은 전통적인 건축 자재인 ‘대나무 비계’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화재의 직접 원인으로는 기준에 미달한 건축 자재 사용, 소방 설비 미비, 시공·감리 부실 등 총체적인 문제점이 지적된다.
이 때문에 홍콩 시민사회에서는 정부나 이해관계자가 아닌 독립적 제3자에 의한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하부 그물망에서 시작한 단순한 재난으로 규정했지만, 실제로는 시공사와 감독 기관, 행정 당국에 대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는 게 시민사회의 입장이다.
홍콩 당국의 여론 대응 조치도 논란을 키웠다. 홍콩 경찰 국가안전처는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고, 웡푹코트 화재와 관련해 베이징 당국과 홍콩 정부의 책임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70대 남성을 ‘국가안전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이 이전에도 ‘국가안전(안보) 관련 사건’으로 조사를 받았다가 풀려났으나 또 다시 정치적 주장으로 선동을 획책했다며 “재난을 빌미로 홍콩 사회를 혼란시키려는 행위”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분명히 했다.
시민사회는 정부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 여론을 억누르려 70대 노인까지 체포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전단지 배포와 표어 부착 등 2019년 중국 송환 반대 시위와 비슷한 사회 불안 조짐이 포착됐다”는 경찰 주장에 대해서도 “정치적 프레임 씌우기”라고 일축했다.
외신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건축·안전 부실이라며 홍콩 당국이 본질적 원인을 파악하는 대신 ‘국가안보 사안’으로 전환하려 한다고 봤다.
로이터 통신과 가디언은 안전기준 미준수, 부실시공을 사태의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더타임스’는 당국이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시민과 활동가, 언론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해 체포했으며 외신에도 경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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