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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 긴장 고조 속 美폭격기∙日전투기 합동 훈련…미일동맹 의지 과시

2025년 12월 10일 동해 상공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제6항공단 소속 F-15 전투기들이 미국 B-52 폭격기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Joint Staff Office of the Defense Ministry of Japan/Reuters/연합2025년 12월 10일 동해 상공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제6항공단 소속 F-15 전투기들이 미국 B-52 폭격기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Joint Staff Office of the Defense Ministry of Japan/Reuters/연합

일본 방위성은 12월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과 일본이 12월 10일 동해(국제 표기는 Sea of Japan) 상공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동맹의 의지를 과시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첨단 전투기와 미국의 장거리 폭격기가 참여한 이번 훈련은 도쿄가 중국 군용기가 레이더로 일본 전투기를 조준했다고 비난한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또한 이번 주 초 중국과 러시아 전략폭격기가 일본 인근에서 합동 초계비행을 실시한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이번 훈련은 도쿄와 워싱턴의 국방 회담에 앞서 진행됐다.

방위성은 일본 자위대와 미군은 “일본을 둘러싼 점점 더 엄중해지는 안보 환경 속에서” 훈련을 실시했다며, 이번 훈련이 “무력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일∙미 간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대비 태세를 과시하고 일미동맹하에서 억지력과 대응 능력을 더욱 강화했다”고 밝혔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제3항공단과 제6항공단 소속 F-35 스텔스 전투기 3대와 F-15 전투기 3대를 투입했다. 미국은 B-52 전략폭격기 2대를 배치했다.

일본 방위성은 훈련에 사용된 무장을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 B-52 폭격기는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이번 훈련은 전술 훈련에 초점을 맞췄다고 방위성이 밝혔다.

동맹 간 긴밀한 소통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장관은 12월 12일 전화 통화를 갖고 역내 안보를 논의했다.

일본 방위성이 발표한 요약문에서 두 사람은 12월 6일 중국 전투기의 레이더 조준 사건을 포함해 “점점 더 엄중해지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상황”에 대한 견해를 교환했다.

고이즈미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일본이 영공과 영해 주변에서 감시 및 모니터링을 계속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침착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고이즈미 장관은 헤그세스 장관에게 11월 사키시마 제도 방문과 일본의 방위 능력 강화 노력에 대해 브리핑했다. 사키시마 제도는 일본 최남서단 도서 지역으로, 대만과 매우 가까워서 전략적으로 극히 중요한 지역이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도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두 사람은 10월 29일 도쿄 국방 회담에서 도달한 동맹 강화 합의를 재확인하고 새해에 직접 만날 일정을 잡기로 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2월 11일 미국과 일본의 유대 강화를 강조하는 한편 워싱턴이 베이징과의 실무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2025년 12월 10일 동해 상공에서 일본 항공자위대 제6항공단 소속 F-15 전투기들이 미국 B-52 폭격기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Joint Staff Office of the Defense Ministry of Japan/Handout via Reuters/연합

레빗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관계가 대단히 긴밀하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일본이 미국의 훌륭한 동맹국이며, “이는 두 정상의 개인적 관계와 일본과의 지속적인 무역 관계로 입증된다”고 덧붙였다.

레빗 대변인은 또한 미중 관계에 대해 언급하며 “대통령은 시진핑과도 좋은 실무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것이 우리 나라에 좋은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대통령이 “일본과의 매우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면서”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중∙러 합동 초계 비행

일본 방위성은 12월 11일,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들이 12월 9일 일본 주변에서 장거리 합동 비행을 실시하는 것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방위성에 따르면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가 동해에서 동중국해 쪽으로 비행해 중국 H-6 폭격기 2대와 합류한 뒤 일본 시코쿠 섬 인근 서태평양으로 계속 비행했다.

중국 J-16 전투기 4대가 오키나와 본섬과 미야코지마 섬 사이에서 폭격기들과 합류했으며, 러시아 A-50 조기경보기와 Su-30 전투기 2대도 포착됐다.

일본은 이 활동을 감시하기 위해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켰다.

러시아 국방부는 12월 9일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 공군이 동해, 동중국해, 서태평양 상공에서 합동 초계비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약 8시간 지속된 이 비행이 “국제법을 엄격히 준수하면서” 진행됐다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고이즈미, 중국의 ‘간섭’ 주장 일축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12월 10일 일본 군용기가 중국 훈련구역에 반복적으로 접근해 훈련을 방해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앞서 왕쉐멍 중국 해군 대변인은 12월 7일 일본이 중국 훈련 지정 구역에 침입했다고 비난했다.

2025년 12월 7일 도쿄 방위성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 │ Kazuhiro Nogi/Reuters/연합

고이즈미 장관은 12월 10일 이러한 주장을 일축하며 일본 항공기가 국제법에 따라 적법하게 행동했다고 반박했다.

*한강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