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트럼프 “NYT 발행 중단이 국가에 가장 좋은 일”…건강 보도 놓고 공방

2025년 12월 11일 오후 1: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UPI/연합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UPI/연합

NYT “공직자 건강은 검증 대상” VS 트럼프는 “왜곡 보도”
피로감·일정 축소 등 정황 분석 의존…의학적 근거 부족 지적
바이든 때와 비교하면 접근 방식 달라, 정치적 프레임 논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다룬 일부 보도가 ‘가짜 뉴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는 뉴욕타임스(NYT)를 향해 “국가에 가장 좋은 일은 이 신문이 발행을 중단하는 것(to cease publication)”이라며 사실상 폐간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 ‘트루스 소셜’에 올린 약 500단어 분량의 긴 글에서 “뉴욕타임스와 일부 언론이 지속적으로 허위 보도를 내며 ‘미국 대통령’을 중상모략하고 있다”며 “이는 선동에 가까울 뿐 아니라, 어쩌면 반역 행위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건강 이상설을 정면 반박하며, 이러한 보도를 내는 언론을 “국민의 진정한 적”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79세인 나는 여러 차례 종합 신체검사를 받았고, 많은 의사가 매우 양호한 건강 상태라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최고 의료진의 감독 아래 장시간 정밀 검사를 받았고, 모든 의사에게서 ‘만점’ 평가를 받았다”고도 강조했다.

백악관은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심장 기능은 실제 나이보다 14년 젊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 1일에도 “전반적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추가 검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세 번째로 고난도 인지능력 검사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검사를 ‘완벽히’ 통과하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많은 대통령이 아예 이 검사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좌파 이념에 편향된 언론들이 자신과 관련한 각종 사안을 일관되게 왜곡 보도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뉴욕타임스는 내 모든 선거 결과를 정확히 보도한 적이 없다. 그중 상당수는 이미 정정·사과를 했다”며 “이 신문은 공포·편향·허위 정보의 ‘근원’”이라고 일갈했다. 나라를 위해 뉴욕타임스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발언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뉴욕타임스 “공직자 건강 점검은 언론의 감시 기능” 주장

뉴욕타임스는 이러한 접근을 “공직자의 건강을 점검하는 언론의 감시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트럼프가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인 만큼, 건강을 둘러싼 정보가 공적 관심사라는 논리다.

실제로 이 신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고령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 왔다. 지난 수 주간에 걸쳐 트럼프의 공개 활동과 발언, 신체적 변화에 대한 단편적 장면들을 꾸준히 추적해 왔다.

이어 지난달 말에는 ‘일정 축소, 피로의 징후’ 등을 제목으로 내세우며 그동안 수집한 공개 일정에 대한 분석과 이동 거리, 회의 발언 장면 등을 종합해 “예전보다 (공개석상에) 덜 나타난다”, “업무 강도가 낮아졌다”는 식의 해석을 덧붙였다.

특히 각료회의에서 졸음 기색을 보였다는 장면, 선거 유세 일정이 짧아졌다는 사실 등을 연이어 보도하며 노화 징후로 연결했다.

이러한 보도 방식에는 여러 한계도 드러난다. 가장 큰 논란은 의학적 검증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의 지적은 대부분 행사 참석 빈도, 피로해 보이는 모습, 손등의 멍 자국 등 ‘정황적’ 근거에 의존했다.

백악관 의료진은 트럼프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반복해서 밝히고 있으나, 이 신문은 의료 기록이나 전문적 진단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장면 일부를 조합해 결론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객관적 검증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NYT, 바이든 때는 여론·논쟁 소개 수준…직접 추적하진 않아

트럼프와 뉴욕타임스 사이의 오랜 갈등 관계도 이번 보도를 읽을 때 고려해야 할 요소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집권 이후 강도 높은 비판 보도를 이어왔다. ‘언론의 권력 견제’를 주장하고 있으나 트럼프의 건강 이상설을 정황 위주로 제기하는 방식은 기존의 ‘반트럼프’ 프레임과 맞물려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때와의 차이점도 거론된다. 뉴욕타임스 역시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당시 고령의 나이와 관련한 논쟁이나 여론을 전했지만, 대부분 재출마와 관련된 기사들이었다. 트럼프 때처럼 장기간의 일정을 추적하면서 인지 능력을 직접 파고드는 식의 보도는 없었다.

이번 논란은 언론의 감시 기능과 정치적 프레임 사이에 걸려 있다. 고령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공적 검증 대상일 수 있지만, 의학적 증거보다는 정황에만 기반한 의혹 제기가 언론의 정당한 역할 수행인지 정치적 공세에 그칠 뿐인지 미국 시민들의 판단력이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