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홍콩 전 총독 “中 공산당, 떠나지 않고 끝까지 맞선 지미 라이 증오”

2025년 12월 18일 오후 5:47
지미 라이의 지인과 가족들이 2025년 12월 15일 중국 홍콩의 서구룡(웨스트 카오룽) 치안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법원은 외국 세력과의 공모 및 선동적 간행물 발행 혐의로 기소된 지미 라이에게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지미 라이는 2020년 12월 이후 보석이 허가되지 않아 5년째 감금 중이다. | EPA/연합지미 라이의 지인과 가족들이 2025년 12월 15일 중국 홍콩의 서구룡(웨스트 카오룽) 치안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이날 법원은 외국 세력과의 공모 및 선동적 간행물 발행 혐의로 기소된 지미 라이에게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지미 라이는 2020년 12월 이후 보석이 허가되지 않아 5년째 감금 중이다. | EPA/연합

패튼 전 홍콩 총독, 중공의 ‘지미 라이 탄압’ 비판 성명
“두려워하지도 회유당하거나 타협 않고 맞선 상징적 인물”
“감옥서 신앙 자유 박탈 당해, 가톨릭 교회도 목소리 내야”

홍콩의 마지막 총독은 중국 공산당이 빈과일보(애플 데일리) 창업자 지미 라이를 가혹하게 탄압하는 이유에 대해 “용감하게 맞서 싸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달아나거나 회유·타협의 길을 택하지 않고 끝까지 홍콩에 남아 자유와 가치를 위해 싸웠다는 점이 중국 공산당의 분노를 샀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프랜시스 패튼 전 홍콩 총독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지미 라이가 ‘외국 세력과의 공모 및 선동 간행물 배포 공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충격적이지만 예상됐던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더 많은 사람이 지미 라이를 위해 공개적으로 발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패튼 전 총독은 자신이 후원하는 인권단체 ‘홍콩 와치(Hong Kong Watch)’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판결은 중국 공산당이 중영 공동성명(홍콩 반환 협정)에서 약속한 사항을 정면으로 위반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임명된 판사들이 배심원 없이 판결을 내렸다”며 “베이징이 스스로 서명한 국제 협약과 자유를 얼마나 경시하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비판했다.

패튼 전 총독은 “중국 공산당(CCP)은 지미 라이를 증오한다”며 “그의 삶 자체가 많은 홍콩인의 경험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미 라이는 중국 공산당 통치하의 중국 본토를 탈출해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에서 경제적·정치적 자유를 누렸고, 언론사를 설립해 이러한 홍콩의 가치를 옹호해 온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미 라이는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영국 시민권자로서 영국이나 다른 나라로 떠날 수 있었음에도 홍콩에 남아 시민들과 함께하기로 선택했다”며 “베이징과 그에 종속된 홍콩 정부는 이처럼 자신들에게 용감하게 맞서는 인물들을 특히 증오한다”고 말했다.

지미 라이는 이번 유죄 판결에 앞서 약 5년간 독방 수용 생활을 견뎌왔다. 이 기간 가톨릭 신자로서 미사 참여나 성체성사 등 기본적인 신앙 활동의 자유조차 제한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패튼 전 총독은 “가톨릭 교회는 지미 라이의 종교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는 문제에 대해 특별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공은 국제사회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종교 탄압 정권으로 지목돼 왔다.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보고서,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휴먼라이츠워치, 국제앰네스티, 프리덤하우스 등 주요 기관들은 중공 치하 중국을 ‘종교 자유 최악 국가’, ‘특별우려국’, ‘국가 주도의 종교 탄압국’으로 분류해 왔다.

탄압 대상도 특정 종교에 국한되지 않는다. 위구르 무슬림, 가정교회(삼자교회를 제외한 개신교), 지하 가톨릭 교회, 파룬궁, 티베트 불교 등 다양한 종교·신앙 체계가 광범위한 통제를 받고 있다. 개별 인사나 소규모 단체, 일부 성직자들은 이러한 실태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지만, 각국의 주요 종교 단체들은 외교적·제도적 고려를 이유로 공개적 정면 비판을 자제해 온 것이 사실이다.

패튼 전 총독은 최근 지미 라이의 아들과 재회하고, 그의 아내로부터도 메시지를 받았다며 “인권과 양심을 믿는 모든 이들이 지미 라이의 석방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가족에게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미 라이는 폭정에 의해 박해받는 반체제 인사들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크리스마스에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지미 라이를 위해 발언해 주길 바라며, 모든 기독교인들이 이 특별한 시기에 그를 위해 기도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와치’는 30여 개 시민단체와 함께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영국 시민권자인 지미 라이의 석방을 적극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서한은 캐나다·아일랜드·호주 등이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자국민을 석방시킨 전례를 언급하며, 스타머 총리에게도 유사한 노력을 요구했다.

스타머 총리는 내년 1월 하순 베이징 방문이 예정돼 있으나 정확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단체들은 해당 방문 기간 중 논의될 어떠한 무역 협정에서도 지미 라이 석방을 조건으로 삼을 것을 요구했다.

이번 서한에는 홍콩자유위원회재단, 홍콩민주위원회, 스탠드 위드 홍콩(SWHK), 국경없는기자회(RSF), 영국의 반검열 인권단체 ‘검열지수(Index on Censorship)’, 국제 작가·언론인 단체 국제펜클럽(PEN International), 세계위구르대표대회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