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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중국 공산당 군부 대숙청…정권 내 불안 조짐 노출

2025년 10월 25일 오후 12:52
2012년 5월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국기 하강식 모습. |  Feng Li/Getty Images2012년 5월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국기 하강식 모습. | Feng Li/Getty Images

중국공산당(중공)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10월 23일 폐막했다.

회의는 ‘제15차 5개년 계획’ 제안서를 통과하며 형식적으로는 예정된 일정을 마쳤지만, 그 이면에서는 고위층을 뒤흔드는 대규모 인사 숙청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수의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군부 대숙청이 시진핑이 직면한 복합적 권력 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밍쥐정: “9명의 상장이 하루 만에 낙마…정변 연루 가능성”

10월 23일, 신화통신은 중공 제20기 4중전회 공보를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장성민(張升民)을 중앙군사위원회(중앙군위) 부주석으로 추가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중앙군위는 허웨이둥(何衛東), 먀오화(苗華), 허훙쥔(何宏軍), 왕슈빈(王秀斌), 린샹양(林向陽), 친수퉁(秦樹桐), 위안화즈(袁華智), 왕춘닝(王春寧), 장펑중(張鳳中) 등에 대한 처분 결정을 심의·통과시켰다.
공보는 중앙정치국이 앞서 이들 14명의 중앙위원회 구성원에 대해 당적 박탈 처분을 내린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후보위원 명단과 비교할 때, 이번 인사에서 7명이 관례대로 승진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는 ▲로켓군 부사령관 왕리옌(王立岩), ▲연합보급지원부대 사령관 왕캉핑(王抗平), ▲중앙군위 판공청 주임 팡융샹(方永祥), ▲북부전구 육군 사령관 스정루(石正露) 등이 포함된다.

중국공산당 내부 관례상,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 결원에 따라 승진되지 않았다는 것은 중대한 비리나 정치적 문제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번 4중전회에서 단행된 군부 고위층 숙청은 그 규모 면에서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9명의 상장(上將)이 하루 만에 조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비롯해 로켓군, 무장경찰(무경), 동부전구 등 중국 군 체계의 핵심 요직에 속한 인물들이었다.

이 9명의 장성은 모두 시진핑이 직접 진급시킨 인물들이다.
특히 2022년 중공 제20차 당대회 이후 시진핑이 친히 임명한 상장 가운데 14명이 이미 낙마한 것으로 드러나, 그 비율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높다.

대만대학교 정치학과 명예교수 밍쥐정(明居正)은 시사 프로그램 ‘정경최전선(政經最前線)’에서 “중공 군보가 9명의 상장을 발표하면서 사용한 표현—‘충성 상실’과 ‘당이 총을 지휘한다(黨指揮槍)는 원칙 및 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은 중공 정치언어 체계에서 가장 중대한 표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충성 상실이라는 네 글자는 단순한 부패보다 훨씬 무겁다”면서,
“이는 해당 장성들이 반란이나 정변에 연루되었거나, 최소한 대만 정책 등 주요 노선 문제에서 최고지도부와 근본적 의견 충돌을 일으켰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숙청 대상에 포함된 허웨이둥과 먀오화는 모두 시진핑의 푸젠(福建) 시절 인맥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불과 몇 년 사이 로켓처럼 급격히 승진했으나, 이번 사태로 인해 정치국 위원 및 군사위원회 부주석 중 ‘최단 재임’이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며 추락했다.

이번 숙청의 진정한 목적이 ‘산을 쳐서 호랑이를 놀라게 하기’라는 표현처럼, 당과 군 내부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밍쥐정은 “4중전회 직전 9명의 상장을 대대적으로 처벌한 것은, 전 당(黨), 특히 군 고위층에 ‘절대 복종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진핑 집권 이후(18차 당대회 이후) 최소 15명의 상장이 기율 위반으로 낙마했으며, 이는 현역 상장 인원의 약 40~50%에 해당한다”며 “이는 인사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뿐 아니라 군 내부의 부패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며, 결과적으로 군의 전투력과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톈량: “장성민, 정치국 진입 못해…시진핑, ‘감찰기구 권력’ 견제 시도”

이번 인사 조정의 또 다른 초점은 장성민의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승진이었다. 그는 군사위원회 위원에서 부주석으로 올라섰지만, 관례적으로 따라야 할 중앙정치국 진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중국 문제 전문가 장톈량(章天亮)은 시사 프로그램 ‘천량시분(天亮時分)’에서 “이 같은 ‘관례 파기’ 인사는 최고 지도부가 당 기율위원회의 권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장성민은 그동안 여러 차례 군 내부 반부패 운동을 주도하며 큰 공을 세운 인물이었다”며 “그의 승진은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그 주요 목적은 다른 군위 부주석인 장유샤(張又俠)의 권력을 분산시켜 한 사람이 독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톈량은 “장성민이 정치국에 진입하지 못한 것은 중대한 신호”라며, 그 배경에는 최고지도부의 ‘권력 견제 의도’가 깔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톈량은 “이번 4중전회에서는 차기 후계자로 지목될 인물이 군위 부주석으로 승진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고지도부가 2027년 제21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의 재연임을 준비하며 현재의 권력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탕징위안: “3대1 권력 구도…시진핑 군권 약화 의혹 제기”

시사평론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정원개강(靖遠開講)’ 프로그램에서 이보다 한층 더 날카로운 분석을 제시했다.

탕징위안은 “장성민이 중앙군사위원회(군위) 부주석으로 승진하면서도, 군위 기율위원회 서기직을 겸임하고, 동시에 정치공작부(정공부) 주임의 일부 업무까지 대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장성민이 군 내부의 감찰·징계권과 인사권을 동시에 쥐게 된 것으로, 막강한 실권을 가진 핵심 인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4중전회 이후 새로 형성된 군위 지도부는 시진핑을 제외하면 장유샤, 장성민, 류전리(劉振立) 등 3명으로 구성됐다.
탕징위안은 “이 세 인물 모두 시진핑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심지어 일부는 시진핑과 이미 불화(不和) 상태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장성민이 중앙정치국에 진입하지 못한 것은 중공 체제 내에서 매우 이례적”이라며,
“‘당이 총을 지휘한다’는 원칙상 군위 부주석은 정치국 위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장성민이 제외된 것은 시진핑 진영이 군 내부에 대한 직접 통제를 일정 부분 포기했음을 의미하며, 오히려 장성민이 상대적으로 독립적으로 군을 운영할 수 있는 여지를 얻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탕징위안은 이어 “현재 중앙군사위원회 구성원이 불과 4명으로, 이는 중공 역사상 가장 적은 인원”이라며 “이는 군 내부 숙청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시진핑이 절대권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군위 구조 개편과 장성민의 특수한 지위는 시진핑의 군권이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천포콩: “4중전회는 ‘반신불수 상태’…시진핑 권력 구조에 이상 징후”

미국 거주 중국 시사평론가 천포콩(陳破空)은 자신의 프로그램 ‘종론천하(縱論天下)’에서 이번 4중전회를 두고 “고위 권력 구조가 사실상 ‘반신불수’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회의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례적으로 침체되어 있었고, 인사 보강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더욱이 폐막 장소가 갑작스럽게 변경된 것은 고위층 내부에서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천포콩은 “중공 중앙 전원회의는 전통적으로 베이징 징시(京西)호텔에서 열리지만, 이번에는 폐막식이 돌연 인민대회당으로 옮겨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5년 전 열린 19기 4중전회 당시와 유사한 상황으로, 그때는 한 중앙후보위원이 징시호텔에서 투신자살해 급히 장소를 변경했던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의 돌발 사건이 내부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회의 기간 동안 엄중한 경비 강화 조치가 내려졌다는 소문과 맞물려 볼 때, 시진핑 정권의 내부 긴장과 불안정성이 극도로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천포콩은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공산당의 핵심 권력기구 자체가 ‘불완전하고 결손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4중전회에서 중앙군사위원회(군위)는 장성민 한 명만이 승진했을 뿐, 전체 구성이 여전히 완전하게 채워지지 않았다”며 “정치국 위원과 중앙위원회 위원 역시 결원이 보충되지 않아, 중앙위원회가 약 20%의 공석 상태로 운영되는 비정상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중앙위원은 168명으로, 출석률은 약 82%에 불과했다.
이는 1992년 이후 최저치로, 개혁개방 이후 유례가 없는 수준의 ‘불참 사태’로 평가된다.

천포콩은 “불참자 중 일부는 이미 낙마하거나 사망이 공식 발표된 인물들이지만, 상당수는 아직 공개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조사 대상 고위 간부’들로 파악된다”며 “이는 반부패 숙정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회의에서 유일한 인사 변화가 장성민의 승진뿐이었다는 점은, 현재 최고지도부 내에서 권력 균형과 제약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천포콩은 “장성민이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동시에 승진하지 못한 것은 고위층 내부에서 시진핑의 인사안에 대한 저항과 반대가 있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시진핑의 결정권이 더 이상 ‘절대적’ 수준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회의 직전 리간제(李干傑)와 스차이펑(石泰峰)이 각각 조직부장과 통전부장 직위를 맞교환한 인사 교체도 “시진핑의 인사권이 점차 측근 이외의 세력으로 분산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천포콩은 결론적으로 “시진핑이 여전히 총서기·국가주석·군위주석의 3대 직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결정권, 특히 인사 결정권을 상실한 상태”라며, “3연임의 초입부터 이미 ‘심각한 절름발이’ 권력 구조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공자선: “정권 위태로운 균형 상태”

캐나다의 독립 시사평론가 공자선(公子沈)은 자신의 프로그램 ‘공자시평(公子時評)’에서 이번 4중전회가 드러낸 중공 체제의 근본적 위기를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는 이번 인사 숙청이 “시진핑의 관심이 기존의 정치적 숙청에서 ‘무능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 인물 제거’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방식이 정권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자선은 이번 숙청이 과거의 ‘정치 노선 투쟁’과 달리, ‘문전정리(門戶清理)’, 즉 내부 정리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주요 정치적 라이벌과 ‘후원 세력’은 제거된 상태에서, 시진핑은 이제 ‘업무 능력이 부족하거나, 지시를 따르지 않는 인물’을 제거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한번 ‘불충실’로 판단되면 ‘무능’·’부패’ 등 어떠한 이유로도 숙청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지속적인 숙청이 “결국 정권 시스템 자체의 약화와 불안정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공자선은 “표면적으로는 최고권력이 견고해 보이지만, 중간층과 하위층 관료들 사이에서는 유능한 인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급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표면적으로는 충성을 표시하지만,
실제로는 경제 침체, 서방과의 관계 악화, 부패 리스크 등으로 인해 정책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다”며,
“이러한 ‘겉 다르고 속 다른’ 태도가 중앙위원 인원 감소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최고지도부의 ‘실망과 분노’를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시진핑 정권은 계속해서 ‘인사 교체’와 ‘숙청’을 반복해야만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공자선은 현재의 상황을 “마오쩌둥 시기의 문화대혁명처럼, 관료 체계를 숙청하며 충성만을 강조하던 시대의 반복”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패턴은 정권이 이미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내부 혼란과 외부 압력이 향후 5~10년 내에 심화되어, 중국은 거대한 정치·경제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