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중국공산당 4중전회 폐막… 중앙위원 대거 낙마

2025년 10월 23일 오후 8:29
중국공산당 4중전회가 열리는 베이징 징시(京西)호텔 앞에서 경찰이 촬영을 제지하고 있다. | Mark RALSTON/AFP/연합중국공산당 4중전회가 열리는 베이징 징시(京西)호텔 앞에서 경찰이 촬영을 제지하고 있다. | Mark RALSTON/AFP/연합

중국공산당(중공) 제20기 제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중전회)가 10월 23일 오후 폐막했다.

회의 공보에 따르면 당 총서기 등 최고지도부 인사에 대한 외신들의 교체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중앙군사위원회(군사위)에 장성민(張升民)이 새 부주석으로 선임되었으며, 이번 회의에서 중앙위원회 인사에 ‘이례적인 대규모 교체’가 단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공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오후 5시경 4중전회 공보를 발표하며 회의에는 중앙위원 168명, 후보위원 147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공보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제15차 5개년 계획’ 관련 제안서가 통과됐다.

또한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장성민을 추가 임명하는 결정을 내렸으며 중앙위원회 보궐 인사로 위후이원(于會文), 마한청(馬漢成), 왕젠(王健), 왕시(王曦), 왕융홍(王永紅), 왕팅카이(王庭凱), 왕신웨이(王新偉), 웨이타오(韋韜), 덩이우(鄧亦武), 덩시오밍(鄧修明), 루홍(盧紅) 등 11명이 새로 선임됐다.

그러나 제20기 중앙위원회 후보 명단과 비교해 보면 이번 보선 과정에서 다수 인사가 승진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탈락한 인물에는 ▲로켓군 부사령관 왕리옌(王立岩) 중장, ▲연합보급지원부대 사령관 왕캉핑(王抗平) 중장, ▲교육부 부부장 왕자이(王嘉毅), ▲중앙군사위원회 판공청 주임 팡융샹(方永祥) 중장, ▲현직 섬서성 상무위원 겸 시안시 당서기 팡훙웨이(方紅衛), ▲윈난성 정협 부주석 스위강(石玉鋼), ▲북부전구 육군사령관 스정루(石正露) 중장 등이 포함된다.

중국공산당의 관례에 따르면 이처럼 승진 명단에서 제외된 인물들은 대체로 ‘문제가 발생했거나 조사 중인 경우’로 간주된다.

중국공산당은 4중전회에서 고위 간부 다수에 대한 징계 결정을 공식 발표하며,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자들에 대한 제명 조치를 확정했다. 이번 결정은 중공 내부 권력투쟁이 여전히 격화된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공보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기위)가 보고한 당 고위 관리들의 ‘중대 위법’ 문제에 대한 심사보고서가 통과됐다. 대상자는 탕런젠(唐仁健), 진샹쥔(金湘軍), 리스쑹(李石松), 양파썬(楊發森), 주즈쑹(朱芝松) 등이다.

또한 중앙군사위원회(군사위)가 보고한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 관련 심사보고서도 채택됐다. 여기에는 허웨이둥(何衛東), 먀오화(苗華), 허훙쥔(何宏軍), 왕슈빈(王秀斌), 린샹양(林向陽), 친수퉁(秦樹桐), 위안화즈(袁華智), 왕춘닝(王春寧), 장펑중(張鳳中) 등이 포함된다.

회의는 중앙정치국이 이전에 내린 결정—즉, 위 인물들에 대한 당적 박탈 처분—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특히 장펑중(張鳳中)은 로켓군 정치공작부 주임으로, 중장(中將) 계급을 가진 인물이다. 그의 낙마 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중전회 기간 동안 일각에서는 시진핑이 권력을 상실했다는 ‘실권설’이 급속히 확산되었으며, 군사위원회 내 인사 재편과 관련해 여러 버전의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시진핑의 직위는 변동이 없으며, 떠돌던 ‘새 군사위 인선설’ 역시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 전략자원소장 쑤쯔윈(蘇紫雲)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전 군사위 부주석 허웨이둥은 실전형 장성이었으나, 이번에 군사위 부주석으로 임명된 장성민은 군기감찰위원 출신”이라며 “이는 시진핑이 ‘정치가 군사보다 우선한다’는 원칙을 더욱 강화하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시사평론가 리린이(李林一)는 “4중전회 결과는 중공 내부의 권력투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진핑계(習派)와 반시진핑계(反習派)가 아직 최종 대결에 이르지 않았으며, 21차 당대회까지 투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리 평론가는 이어 “이번 중앙위원회 대규모 낙마는 중공 체제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며, “이는 단순한 인사 조정이 아니라, 정권 자체가 불안정해졌다는 징후”라고 평가했다.

중국공산당은 이번 제20기 4중전회에서 통과된 ‘제15차 5개년 계획’ 제안서의 세부 내용을 앞으로 3일 이내에 외부에 공개할 예정이다. 관례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회의 결정에 관한 설명문’과 함께 관련 문건이 전면 발표되며, 전체 계획안은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최종 승인된다.

쑤쯔윈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곧 열릴 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대면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자리에서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통제, 관세, 대만 문제 등이 핵심 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진핑이 미국의 관세 조정 조건을 수용하지 못할 경우, 중국 경제는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 경우 이번 제15차 5개년 계획 자체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반도체 공급망의 목이 조이는 문제는 이 계획의 핵심 중 핵심으로,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계획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만 정치학자 우서즈(吳瑟致)는 현지 매체 ‘Newtalk’ 기고문에서 “당내 권력투쟁과 사회·경제 불안이 겹치면서, 이번 제15차 5개년 계획은 실질적인 정책 로드맵이 아니라 형식적 선언에 그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4중전회 이후 중국 내부는 더욱 내부 경쟁이 심화되고, 경제와 행정이 공회전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시진핑 체제가 추진하려는 경제 전환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15차 5개년 계획이 단순한 경제계획이 아니라, 시진핑 체제의 정치적 안정성과 국제 전략 대응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