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中, 최대 규모 가정교회 급습…목회자·신도 30여 명 체포

2025년 10월 16일 오후 5:31
중국 공산당은 오랫동안 중국의 종교 단체들을 박해해왔으며, 최근에는 장쑤성에 위치한 신도 3천 명 규모의 정부 인가 교회의 십자가를 강제로 철거했다. | Greg BAKER/AFP/연합중국 공산당은 오랫동안 중국의 종교 단체들을 박해해왔으며, 최근에는 장쑤성에 위치한 신도 3천 명 규모의 정부 인가 교회의 십자가를 강제로 철거했다. | Greg BAKER/AFP/연합

중국 당국이 전국적인 단속 작전을 벌여 중국 최대 규모의 가정교회 ‘시온교회’의 목회자와 신도 30여 명을 체포했다.

베이징에 본부를 둔 시온교회는 조선족 출신 김명일(金明日) 목사가 2007년 베이징에서 창립한 교회로, 중국 내 대표적인 비인가 가정교회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시온교회는 중국 전역에 지교회를 두고 있으며 주일예배 참석 인원은 약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온교회는 10월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9일부터 베이징, 상하이, 저장, 산둥, 광둥, 광시, 하이난 등 전국 각지에서 공안이 동시에 단속을 벌였다”며 “다수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구금되거나 실종됐다”고 밝혔다.

교회 측은 이번 사건을 2018년 ‘추우지우 사건’ 이후 최대 규모의 종교 탄압으로 규정했다.

‘추우지우 사건’은 2018년 12월, 중국 쓰촨성 청두의 ‘추우지우성약교회’를 공안이 강제 단속하고 왕이(王怡) 담임목사와 교인 수십 명을 체포했던 사건으로, 당시 국제사회의 강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단속에서는 담임목사 김명일을 비롯해 시온교회 핵심 지도부가 대거 구금됐다.

10월 9일, 광시성 베이하이시 공안은 선전 바오안공항에서 왕린(王林) 목사를 체포했으며, 다음 날인 10일에는 김명일 목사와 인우이빈(尹會彬) 목사가 다수의 공안에 의해 연행됐다.

이후 이들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경찰은 가족에게 구체적인 구금 장소조차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하이에 있던 교회 사역자 10여 명과 가족들도 실종된 상태이며, 같은 날 저장성 자싱의 잔거(戰歌) 전도사가 체포돼 야간 이동을 통해 강제 이송됐다.

상하이 홍차오공항에서도 ‘베이즈(杯子)’ 형제가 체포된 뒤 행방이 묘연하다.

10일 밤부터 11일 새벽까지는 베이징에서도 원정 체포 작전이 진행돼 가오잉자(高穎佳) 목사, 왕총(王聪) 목사, 쑨총(孙聪) 목사, 미샤(米沙) 전도사, 신도 샤오위(小雨) 등이 구금됐다.

공안은 이들의 거주지를 수색하며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11일 오전에는 산둥성 황다오에서 류전빈(刘楨彬) 목사가 체포됐고 쓰촨성 청두에서는 무청린(慕成林) 목사가 구금된 뒤 연락이 끊겼다.

현재까지 시온교회 관계자 30여 명이 구금 또는 실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시온교회의 예배 장소를 봉쇄하고 교회 재산을 몰수했으며, 일부 사역자 가족이 협박과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월 11일, 시온교회 소속 목회자와 사역자들의 아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우리의 남편들은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10월 9일부터 11일 사이에 폭력적으로 불법 체포돼 광시성 베이하이시 제2구치소에 수감됐다”며 “가족으로서 어떤 혐의 통보도 받지 못했으며, 우리의 가정은 신앙 때문에 무너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들은 이번 사건을 기독교 공동체 전체에 대한 조직적 박해라고 규정했다.

상하이의 법조인이자 기독교 신자인 다이(代) 씨는 에포크타임스 중문판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교회 탄압은 정치 문제가 아니라 정권 자체의 불안과 통제 욕구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지금 중국 내 신자들은 모두 파룬궁 탄압의 재현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에 거주하는 종교인 저우펑(週鋒) 씨는 “이번 사건은 단발적 사건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이 종교 정책을 전면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신론을 신봉하는 공산당이 신앙을 체제 위협으로 간주하고 두려워하고 있다”며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천부적 권리이며, 신앙을 존중하는 것은 사회의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강조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0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중국 당국은 체포된 시온교회 지도자들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번 탄압은 중국 공산당이 당의 통제를 거부하고 등록되지 않은 가정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기독교인들에게 얼마나 적대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역시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번 체포를 규탄하며 “중국의 종교 탄압은 인류의 양심에 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달간 기독교 단속을 전면 강화하고 있다.

올해 5월, 시안의 가오촨푸(高全福) 목사가 “종교 미신 활동을 이용해 법 집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구금됐고 6월에는 린펀 교회의 여러 사역자가 ‘사기죄’ 혐의로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양룽리(楊榮麗) 전도사는 15년형을 선고받았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시온교회 탄압은 중국 내 종교 자유의 실질적 붕괴를 상징하는 사건”이라며 “공산당이 신앙 공동체를 체제 위협으로 간주하고 조직적으로 제거하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