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중국 ‘자이온교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착수

중국 공산 정권이 자국 내에서 가장 큰 미등록 가정교회 중 하나인 자이온교회(Zion Church)의 목회자들과 신도들을 광범위하게 단속하기 시작해 미국 전‧현직 관리들과 인권단체의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이온교회는 10월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당국이 사흘 전 베이징과 상하이를 포함한 5개 성(省)에 걸쳐 ‘대대적인 작전(sweeping operation)’을 전개해 교회 지도자와 신도 30명 이상을 체포하거나, 비공개적으로 신병을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미국 텍사스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Aid)가 공유했다.
교회 측은 중국 당국이 예배 장소들을 급습해 봉쇄하고 재산을 압수했으며, 교인들의 가족들까지 괴롭히고 있다고 전했다.
“자이온교회의 체포된 모든 목회자들과 신도들은 무고한 그리스도인들이다. 그들의 유일한 ‘죄’는 평화롭게 하나님을 예배하고, 복음을 충실히 전하며, 성도들을 돌보고, 이웃을 섬긴 것뿐이다.”
교회 목회팀은 성명을 통해 이렇게 밝히며 “이러한 신앙 행위는 중국 헌법과 국제 인권법 모두에서 보장된 권리”라고 강조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0월 12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공산당(CCP)이 자이온교회를 표적으로 삼은 결정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사태는 공산당의 간섭을 거부하고 미등록 가정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기독교인들에게 중국 공산당이 얼마나 적대적인지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우리는 중국 공산당에 체포된 교회 지도자들을 즉각 석방하고, 가정교회 신도들을 포함한 모든 신앙인들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
에즈라 진밍리 목사
에즈라 진밍리 목사는 10월 10일 중국 남동부 광시성 베이하이시에 있는 자택에서 체포됐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진밍리 목사의 딸 그레이스 진은 이번 중국 공산당의 대대적인 단속이 자이온교회의 영향력이 커졌고, 그로 인해 정권에 도전하는 것으로 비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녀는 “자이온교회는 코로나 이후 급속히 성장했다”며 “그것이 정부를 자극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2018년 중국 당국이 자이온교회를 탄압하기 시작하자 아버지인 진밍리 목사가 가족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위험을 알고서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갔으며 부녀는 6년째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아버지는 목회자로서 반드시 양떼 곁에 있어야 한다고 느끼셨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언제나 각오하고 계셨다”라고 말했다.
2018년 중국 전역에서 미등록 지하교회를 겨냥한 탄압 캠페인이 벌어지면서 자이온교회의 본당도 결국 강제 폐쇄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교회는 온라인 기도회를 시작하면서 급격한 신도 증가를 경험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정부 인가 교회들이 폐쇄되자 예배할 곳을 잃은 신자들이 자이온교회로 몰려든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공부 중인 또 다른 자이온교회 목회자 션 롱은 교회 신도 수가 2018년 약 1500명에서 현재는 약 5000명으로 늘었으며 중국 내 40여 개 도시에서 아파트, 식당, 심지어 노래방까지 포함한 100곳 이상의 예배 장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션 롱은 “이것은 매우 충격적이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헌법에도 명시된 종교의 자유를 잔혹하게 침해하는 행위다. 우리는 목회자들이 즉시 석방되기를 바란다.”
미국 하원의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House’s Select Committee on the Chinese Communist Party)와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은 10월 11일 중국 당국에 진밍리 목사 석방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10월 11일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서 “중국에는 종교의 자유가 없다. 중국 공산당은 신앙인들을 일상적으로 박해하고 있으며 에즈라 진밍리 목사가 가장 최근의 희생자”라며 “중국은 즉시 진밍리 목사를 석방하고 모든 중국인에 대한 종교 박해를 끝내야 한다”라고 밝혔다.
펜스 전 부통령 역시 X에서 “중국 공산당은 진밍리 목사와 다른 기독교 지도자들을 즉시 석방해야 한다”며 “이번 기독교 공격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인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X에서 진밍리 목사에 대한 중국의 조치를 “매우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또한 “중국은 지구상에서 종교의 자유에 가장 큰 위협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권은 100년 이상 신앙을 대상으로 전쟁을 벌여왔으며 역대 공산당 지도자들은 종교 공동체를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해 끊임없이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왕총 목사
왕총 목사는 중국 당국에 의해 체포된 자이온교회 신도 중 한 명이다.
그의 남편 런중은 10월 12일 공개 서한에서 지난 10월 10일 오후 9시 30분경 베이하이 공안국 직원들이 신분증이나 법적 문서를 제시하지 않고 갑자기 집 전원을 차단한 뒤 문을 부수고 들어왔다고 밝혔다.
런중은 이들이 아내와 세 살 난 딸을 분리시키고 개인 재산인 책과 컴퓨터 등을 압수했다고 전했다.
“결국 그들은 우리 아이가 울고 있는 가운데 제 아내를 강제로 데려갔다”라고 런중은 썼다.
런중은 중국 당국에 이번 조치의 법적 근거를 설명할 것, 변호사가 가족과 면담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 아내를 가능한 한 빨리 석방할 것 등을 요구했다
미국 텍사스 기반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Aid)’는 자이온교회에 대한 중국의 최신 단속 피해자 명단을 공개했다. 그중에는 왕롱 설교자가 포함돼 있으며, 그는 10월 10일 중국 남부 푸젠성 푸저우 자택에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차이나에이드에 따르면 왕 설교자의 집은 수색당했으며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개인 소지품이 압수됐다.
차이나에이드의 창립자 겸 대표인 밥 푸는 10월 11일 성명을 통해 자이온교회에 대한 중국의 조치를 강력히 규탄하며 미국과 동맹국, 그리고 유엔 종교·신앙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이번 사안을 최고 외교 수준에서 책임을 묻고 문제를 제기할 것을 촉구했다.
밥 푸는 성명에서 “우리는 지난 40년간 중국 도시권 독립 가정교회를 상대로 벌어진 가장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박해를 목격하고 있다”며 “중국 공산당은 여전히 국가 통제에 복종하지 않는 모든 형태의 독립 시민 신앙 공동체를 근절하려는 결의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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