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미국 방위산업체·사이버보안단체 등 블랙리스트에 등재
2023년 9월 25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화웨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한 남성이 전시된 화웨이 메이트 60 프로 스마트폰을 살펴보고 있다. ⎜ Florence Lo/Reuters 중국 공산당(CCP)은 10월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활동 중인 방위산업체 10여 곳과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악의적 사이버 활동—첩보 행위, 인권 탄압, 제재 회피 등—을 폭로한 사이버보안 단체들을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
이번 명단에는 항공우주 분야에 특화된 다수의 기업, 예를 들어 미국 방위·항공우주 산업에 속한 얼라이언트 테크시스템스(Alliant Techsystems), 디자인 테크놀로지스(DZYNE Technologies) 등이 포함됐으며 이미 다른 방산업체에 인수되거나 합병된 기업들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드론 대응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 예를 들어 액손 산하 디드론과 에피러스 그리고 대만과 협력 중인 미국의 대표 방산기업 에어로바이론먼트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에어로바이론먼트 대변인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베이징의 결정이 우리 회사와 대만 국립중산과학연구원(NCSIST)의 협력 관계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로바이론먼트는 에포크타임스에 제공한 성명에서 “우리 회사는 미국과 글로벌 파트너들의 국가 안보 이익을 지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최근 체결한 양해각서(MOU) 역시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로바이론먼트 대변인은 또한 “이번 블랙리스트 등재로 영향을 받을 만한 중국과의 거래는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또 캐나다 기업인 테크인사이트 및 그 여러 계열사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이 분석업체는 최근 화웨이의 인공지능(AI) 칩에 여전히 외국 기업인 대만의 TSMC,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테크인사이트는 반도체 역공학과 첨단 칩 분해·분석으로 잘 알려진 글로벌 선도 반도체 분석 전문 기업이다.
이 조치는 화웨이가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정면 승부하기 위해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는 시점에 내려졌다.
중국 당국은 또 ‘할리팩스 국제안보포럼(HISF)’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 포럼은 매년 열리는 글로벌 안보 정상회의로 중국 공산당의 자국민 탄압과 정권 비판 세력에 대한 억압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단체다.
이번 블랙리스트에는 미국의 사이버보안 기업 리코디드 퓨처(Recorded Future)도 포함됐다.
이 회사는 중국 공산당의 지원을 받는 지속적 사이버 공격 조직(APT)에 관한 상세 보고서를 다수 공개해 온 곳 중 하나다.
리코디드 퓨처는 특히 중국 정권이 사이버 도구를 활용해 전 세계적으로 소수 민족과 종교 단체를 감시·탄압하는 방식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해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된 입장을 보여왔다.
중국 공산당의 인권 탄압 문제는 이른바 정권의 ‘금지선(red line)’ 중 하나로 중국은 외국 정부들이 이 주제를 거론하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해왔다.
과거 중국 정권은 대만 문제, 홍콩 민주화 운동, 그리고 위구르 무슬림, 파룬궁(法輪功) 수련자, 티베트 불교 신자,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박해가 국제적으로 주목받을 때마다 미국과의 대화나 양자 협력 중단, 기존 합의 파기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화웨이 칩 관련 제재
화웨이는 2018년 미국 정부로부터 국가 안보 위협 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점차 강도 높은 제재를 받아왔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는 열렬한 공산당 지지자로 알려져 있으며 당의 전략적 목표를 지지하기 위해 핵심 기술 회의나 행사에 자주 참석해 왔다.
반도체 공급망은 전 세계적으로 긴밀히 연결된 구조로 어느 한 나라가 완전히 자급자족하기는 불가능하다. 화웨이는 자체적으로 첨단 AI 칩을 설계했지만 이를 생산하는 데에는 대만의 TSMC 기술력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수출 제재로 인해 이 생산이 차단된 상태다.
지난 5월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AI 칩이 미국 기술을 활용해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수출통제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 칩이 세계 어디서 사용되더라도 제재나 벌금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두 행정부에 걸쳐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를 점차 강화해 왔다.
이는 완제품인 반도체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특수 장비의 수출과 기술 이전까지 포함된다.
이에 맞서 중국 공산당 정권은 자국 반도체 산업에 ‘2030년까지 완전한 기술 자립’을 달성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이번 테크인사이트의 블랙리스트 등재는 미국이 최근 반도체 기술에 대한 대(對)중국 수출 규제를 한층 강화한 조치 직후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첨단 칩 기술 접근이 한층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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