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베이징·상하이 등 中 4대 도시 집값, 9년 전 수준으로 회귀

2025년 09월 24일 오전 11:29
중국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 너머로 석양 노을이 보인다. 2024.3.12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중국 상하이의 한 아파트 단지 너머로 석양 노을이 보인다. 2024.3.12 | HECTOR RETAMAL/AFP via Getty Images

부동산 침체 4년째…가계 소비 위축에 사회 전반 수요 감소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베이징·상하이·선전의 중고주택 가격은 2016년 수준으로, 광저우는 2017년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홍콩 역시 2015년 수준까지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에 기반을 둔 금융정보 플랫폼 거룽후이는 지난 22일 중국 부동산시장 연구기관인 중국지수연구원(중즈위안)의 자료를 인용해, 2025년 8월 기준 4대 1선 도시인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의 중고주택 가격 지수를 제시했다.

베이징은 293.4로 2016년 6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고치였던 437.4와 비교하면 하락 폭은 32.9%에 달한다. 상하이는 255.0으로 2016년 2월 수준이며, 고점 대비 33.9% 떨어졌다. 광저우는 328.2로 2017년 2월 수준에 불과해 고점과 비교해 35.8% 하락했다. 선전은 337.9로 2016년 3월 수준이며, 최고점과 견주면 40.9%나 떨어졌다. 홍콩 역시 194.2로 2015년 2월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고점 대비 27.7% 낮아졌다.

이번 자료는 이달 초 공개된 중즈위안의 ‘8월 전국 100대 도시 중고주택 가격 지수’ 보고서 가운데 4대 1선 도시만 추린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8월 중국 100대 도시 중고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76% 하락하며 40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34% 떨어졌다.

중국에서 주택가격 방어력이 가장 강하다고 평가되는 1선 도시의 경우, 8월 가격은 전월 대비 0.55%, 전년 동월 대비 4.17% 하락했다. 한 달 낙폭만 보면 크지 않지만, 하락이 장기화되면서 주택 가격이 2015~2017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또한 2선, 3·4선 도시도 각각 전월 대비 0.85%, 0.78% 내렸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8% 안팎의 낙폭을 보였다.

100대 도시 중고주택 가격 지수는 중국 주요 100개 도시의 중고주택 가격을 표본으로 산출한 수치다. 민간 기관인 중즈위안이 발표하지만, 중국 정부 발표와는 별도로 시장 전반 흐름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를 두고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중국 1선 도시 집값이 9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중국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가계 자산의 60~70%를 차지하는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사회 전체 수요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앙정부가 수차례 부양책을 내놨음에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