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호주서 ‘국유장기’ 상영 교회에 협박…총기 테러 위협까지

2025년 11월 28일 오전 6:14
행사 진행자 새뮤얼 리우가 청중에게 연설하고 있다. | Jessie Zhang / Epoch Times행사 진행자 새뮤얼 리우가 청중에게 연설하고 있다. | Jessie Zhang / Epoch Times

베이징의 조직적인 장기적출 실태를 폭로하는 영화를 상영할 예정인 시드니의 한 교회를 겨냥한 폭탄 협박이, 총기 난사와 폭탄 공격을 예고한 두 번째 위협 메시지까지 이어지며 사안의 심각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새롭게 전달된 협박은 첫 경고가 접수된 지 며칠 만에 다시 도착한 것으로, 시드니 남서부 캠벨타운에 위치한 성 요한 교회에서 오는 11월 29일 상영 예정인 수상작 ‘국유장기(State Organs)’ 상영 행사를 다시 한번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두 차례의 협박은 모두 해당 행사의 참가 신청을 접수하는 온라인 플랫폼 이벤트브라이트(Eventbrite)를 통해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첫 번째 메시지에서는 상영 행사를 취소하고 파룬궁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않을 경우 “폭탄을 터뜨리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어 11월 27일 접수된 두 번째 협박에서는 위협 수위가 한층 더 높아져, 관객 속에 잠입해 총기를 난사한 뒤 폭발물을 터뜨리겠다는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밝히며 경고했다.

이벤트브라이트를 통해 조직위원회에 전달된 메시지에는 “반공적이고 비인도적인 활동을 계속 강행한다면, 향후 상영 시 우리가 행동에 나서는 것을 탓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상영회장을 겨냥한 협박 메시지에는 “관객으로 위장해 잠입한 뒤 상영이 시작되면 갑자기 총격을 가해 모두를 살해하고, 군중 속으로 폭탄을 던지겠다. 이는 농담이 아니다”라는 구체적이고 극단적인 위협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 예매 플랫폼인 이벤트브라이트는 해당 협박 사실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지역의 현지 수사 당국에 즉시 통보하고, 발신자 정보 등 신고와 관련된 세부 내용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올해 호주 전역에서 여러 차례 상영된 영화 ‘국유장기’는 1999년 이후 중국 공산당 정권에 의해 박해를 받아온 ‘진실·선·인(眞·善·忍)’의 가르침을 따르는 수련 단체 파룬궁 수련자들을 대상으로 자행돼 온 강제 장기적출이라는 반인도적 범죄의 실태를 고발한 다큐멘터리다.

현지 캠벨타운 경찰은 지난 11월 24일 교회 부지를 수색한 결과, 즉각적인 공공 안전 위협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협박 내용의 중대성을 고려해 이후 수사는 더욱 강화된 상태다.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 대변인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경찰은 증오 범죄를 매우 중대하게 다루고 있으며, 지역사회와 경찰이 긴밀히 협력해 모두에게 더 안전한 뉴사우스웨일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호주 법에 따르면 통신 수단을 이용해 허위 폭탄 협박을 할 경우, 사건이 지방법원에서 심리·판결될 경우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주(州) 고등법원이나 연방 법원에서 다뤄질 경우에는 최대 10년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

대만서도 유사한 ‘대규모 총격’ 위협 잇따라

현재 이번 협박 사건의 발신자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건의 양상은 해외 반체제 인사들을 위협하고 민주적 자유를 훼손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초국가적 탄압(transnational repression)과 연관된 과거 사례들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역시 이러한 행태를 보다 “공격적인 형태의 외국 개입”으로 규정한 바 있다.

실제로 대만에서는 올해 여러 도시의 정부 청사와 공연장에 최소 17건의 폭발 및 대규모 총격을 예고하는 협박 이메일이 접수됐다. 해당 위협은 파룬궁 수련자들이 설립한 뉴욕 기반 예술단체 션윈(Shen Yun)의 공연을 중단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션윈은 공산화 이전 중국의 고전 무용과 음악을 무대에 올리는 공연단이다.

대만 형사국은 관계 기관과의 합동 수사를 통해 해당 위협 이메일의 발신지를 중국 시안(西安)으로 추적했다. 또한 이 이메일들은 베이징의 글로벌 기술 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 연구 거점인 화웨이 시안연구소(Huawei Xi’an Institute) 인근에서 발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대만 당국은 밝혔다.

주최 측 “선은 악을 이긴다”

호주 파룬따파 학회장인 루시 자오는 두 번째 협박 메시지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오 회장은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이것은 단순한 파룬궁 사안이나 중국 인권 문제를 넘어섰다. 이러한 초국가적 탄압은 호주의 가치와 자유, 그리고 기본권을 정면으로 위협하고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호주 정부가 오늘 중국공산당이 파룬궁 수련자들을 계속 괴롭히고 위협하는 것을 방치한다면, 머지않아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침묵시키고 협박하는 전례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오 회장은 또 “우리는 중국공산당의 협박과 위협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은 초국가적 탄압과 박해가 중단될 때까지 중국공산당의 범죄를 끝까지 폭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남서부 시드니 캠벨타운에 위치한 성 요한교회(St John the Evangelist Church). | Courtesy of Stacey Wang

한편 캠벨타운에 거주하는 파룬궁 수련자로 이번 상영 행사를 함께 준비한 줄리아 리는 이번 사건으로 교회 측에 불안과 혼란을 안긴 데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리 씨는 중국어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교회는 신성한 장소이자 영적인 안식처여야 한다. 그런 곳이 악의 표적이 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다. 우리는 현재 현지 경찰과 정부, 관계 기관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여러분은 안전하다. 우리는 결코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행사에 사전 신청한 지역 주민들에게도 공포에 휘둘리지 말고 상영회에 계속 참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리 씨는 마지막으로 “선은 결국 악을 이깁니다. 믿음과 용기의 힘을 함께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호소했다.

*이기호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