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포크타임스

美 상원의원, 중국의 대만 침공 억제 법안 발의

2025년 10월 09일 오후 3:37
2025년 7월 15일 미국 워싱턴D.C. 디르크센 상원회관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 중인 제임스 리시 공화당 상원의원(아이오와주) ⎟ Michael M. Santiago/Getty Images2025년 7월 15일 미국 워싱턴D.C. 디르크센 상원회관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발언 중인 제임스 리시 공화당 상원의원(아이오와주) ⎟ Michael M. Santiago/Getty Images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아이오와주) 상원의원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중국 측 목표를 사전에 식별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의 명칭은 ‘대만에 대한 중화인민공화국(PRC)의 침략 억제법(Deter PRC Aggression Against Taiwan Act)’이며, 여기에 사용된 PRC는 중국의 공식 국명인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의 약어다.

10월 6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성명에 따르면 리시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미 국무부와 재무부가 공동으로 주도하는 ‘중국 제재 태스크포스’를 신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태스크포스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대만 정부를 전복하려 시도할 경우를 대비해 제재, 수출 통제, 기타 경제 조치를 적용할 수 있는 중국 내 군사 및 비군사 목표를 사전에 식별하게 된다.

리시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갈수록 심화되는 중국의 강압적 행위는 대만과 아시아 내 다른 국가들을 굴복시키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 괴롭힘을 당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동맹국들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이번 법안은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경우 미국이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갖추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금까지 한 번도 대만을 통치한 적이 없지만 자치 정부가 운영 중인 대만을 ‘반역(反逆)한 지방’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본토와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신설되는 태스크포스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강압적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제재 및 기타 경제적 수단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방 정부 기관 간 ‘자원 격차(resource gaps)’를 평가하게 된다.

또한 이 태스크포스는 △기존 제재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필요한 경우 새로운 제재 권한을 마련하며 △미국 경제에 미칠 잠재적 영향과 이를 완화할 방안에 대해서도 분석하게 된다고 법안은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태스크포스는 중국 관련 기관에 대한 제재 문제를 놓고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공조하고 대만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제공하게 된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의 제재로 이어질 수 있는 중국의 기타 행위에는 대만에 대한 해상 봉쇄, 대만의 외곽 도서 점령, 그리고 대만 내 행정기관의 기능이나 국민 대상 필수 서비스 제공 능력을 약화시키는 사이버 공격 등이 포함된다.

대만의 외곽 도서 중 하나인 진먼섬(金門島)은 약 6만70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중국 본토와는 약 2마일(약 3.2km) 거리지만 대만 본섬과는 110마일(약 177km) 이상 떨어져 있다.

2024년 7월에는 중국 해경이 자국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대만 어선을 나포하고 승선 수색을 벌이면서 대만해협의 긴장이 고조됐다. 해당 해역은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금문도 해역에서 약 17.5해리(약 32.4km) 떨어진 지점이었다. 당시 대만의 정보기관장은 이 사건이 중국이 대만 정부의 주권적 지위를 약화시키기 위한 전술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태스크포스는 매년 기밀 형태의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법안이 발의된 날과 같은 10월 6일 방송된 미국 보수 라디오 프로그램 ‘더 클레이 트래비스 앤드 벅 섹스턴 쇼(The Clay Travis and Buck Sexton Show)’ 인터뷰에서 라이칭더(賴清德) 대만 총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설득해 대만을 무력으로 합병하려는 계획을 포기하게 만든다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리시 상원의원은 대만 지지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지난 7월 리시 상원의원은 민감한 대만해협 중간선 인근에 새로운 항로를 일방적으로 개설한 중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하며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당시 그는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새로운 항공 노선을 일방적으로 개설한 것은 국제 항공 규정 위반이자 민간 여객기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베이징은 여전히 국제적 절차와 규범을 무시한 채 타이베이에 있는 우리의 친구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시 상원의원은 “대만은 항공 분야 선도 국가”라며 “모든 이의 항공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월에도 X를 통해 중국의 대만 주변 군사훈련을 “터무니없는 괴롭힘(shameless bullying)”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리시 상원의원은 이어 “착각하지 말라. 대만 인근에서 벌이는 중국의 위험한 군사훈련은 장차 봉쇄를 정당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며 “미국과 그 파트너들은 앞으로도 자유롭고 민주적인 대만을 지속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현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